[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AI 코딩 스타트업 ‘커서(Cursor)’ 인수를 추진하며 인공지능(AI)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챗봇 ‘그록(Grok)’의 xAI를 합병한 데 이어, 개발자 생태계의 핵심인 코딩 도구까지 손에 넣어 ‘종합 AI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포석이다.
82조원 몸값의 ‘코딩계 게임 체인저’… 스페이스X와 손잡다
21일(현지시각)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최근 스타트업 커서와 협력 계약을 체결하며, 올 하반기 이 회사를 600억달러(약 89조원)에 인수할 수 있는 옵션을 확보했다. 만약 인수가 무산되더라도 스페이스X는 기술 협력의 대가로 커서에 100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커서는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AI 기업 중 하나다. 2023년 첫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5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99억달러에서 293억달러로 세 배 가까이 폭등했다. 현재 진행 중인 추가 펀딩에서는 몸값이 50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스페이스X가 제시한 600억달러는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수준이다.
’25세 천재’ 마이클 트루엘이 쏘아 올린 코딩 혁명
이번 빅딜의 중심에는 커서의 창업자이자 CEO인 마이클 트루엘(Michael Truell)이 있다. 2000년생으로 올해 26세인 그는 MIT 재학 시절 국제 정보 올림피아드 메달을 휩쓸며 일찌감치 ‘천재 엔지니어’로 이름을 알렸다. 그는 구글과 메타의 천문학적인 연봉 제안을 거절하고, 코딩 방식 자체를 재정의하겠다는 목표로 대학 동기들과 커서의 모태인 ‘애니스피어’를 창업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그를 두고 ‘차세대 일론 머스크’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단순히 AI 챗봇을 코딩에 접목하는 수준을 넘어, 개발 환경(IDE) 자체를 AI 중심으로 완전히 재설계해 개발 생산성을 10배 이상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트루엘은 이번 협력에 대해 “스페이스X와의 파트너십은 AI로 코딩하는 최적의 장소를 만들겠다는 우리의 여정에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젠슨 황 “내 최애 AI 서비스”… 실적이 증명하는 성장세
커서의 경쟁력은 이미 현장에서 입증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작년 10월 CNBC 인터뷰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업용 AI 서비스는 커서”라며 “엔비디아 엔지니어 전원이 AI 코더의 도움을 받아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됐다”고 치켜세운 바 있다.
실제로 커서는 연간 반복 매출(ARR) 10억달러(약 1조 4800억원)를 돌파했으며, 우버와 어도비 등 포춘 5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커서의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깃허브 코파일럿’, 오픈AI, 앤스로픽 등이 장악한 AI 코딩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다.
IPO 앞둔 스페이스X, ‘우주+AI’ 결합으로 시너지 노려
시장 전문가들은 스페이스X의 이번 행보를 오는 6월로 예상되는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스페이스X는 IPO를 통해 약 750억 달러의 자금 조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주 항공이라는 본업에 xAI의 연산 능력과 커서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을 결합해 투자자들에게 차별화된 성장 스토리를 제시하겠다는 전략이다.
커서 역시 스페이스X 및 xAI와의 협력을 통해 성장의 돌파구를 찾겠다는 입장이다. 마이클 트루엘 커서 CEO는 X(옛 트위터)를 통해 “스페이스X의 강력한 컴퓨팅 인프라를 활용해 모델 지능을 극적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AI와 함께 코딩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계약은 일론 머스크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 간의 법적 공방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발표되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오픈AI가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던 커서가 머스크의 품에 안기게 될 경우, AI 주도권을 둘러싼 양측의 신경전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