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디지털자산(가상자산) 비트코인이 이번 주 금요일(24일), 올해 최대 규모 중 하나로 꼽히는 80억달러(약 11조 9436억원) 상당의 옵션 만기를 앞두고 중대한 기로에 섰다.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급등, 연준(Fed)의 매파적 행보라는 ‘3중 악재’가 겹치며 시장의 변동성이 극대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조원 규모 옵션 만기… ‘맥스 페인’ 가격 하방 압력 가중
21일(현지시각) 데리비트(Deribit) 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24일 만기(한국시각 오후 5시)를 앞둔 비트코인 옵션 미결제약정은 약 80억 7000만 달러에 달한다. 콜옵션 5만 6300계약, 풋옵션 4만 9540계약으로 콜옵션 비중이 다소 높지만, 거시경제 환경은 낙관론을 허용하지 않는 분위기다.
특히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만기 옵션의 ‘최대 고통 가격(Max Pain, 옵션 매수자들이 가장 많은 손실을 보는 가격)’이 7만 1500달러에서 7만 2000달러 사이에 형성되어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비트코인 시세보다 약 3000~4000달러 낮은 수준으로, 만기 시점이 다가올수록 시장 조성자들의 헤지 물량이 쏟아지며 가격을 아래로 끌어내리는 ‘중력 작용’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호르무즈 해협’ 지정학적 위기… 유가발 인플레이션 공포
비트코인의 발목을 잡는 가장 큰 변수는 중동 정세다. 지난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브렌트유는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17일 이란의 해협 재개방 발표로 비트코인이 7만 8000달러선까지 반등하기도 했으나, 지난 일요일 미국이 이란 화물선을 압류하면서 외교적 해법은 다시 미궁 속으로 빠졌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량은 전쟁 전 대비 95% 이상 급감한 상태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 전반을 자극하는 ‘비용 인상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며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연준 ‘침묵 기간’ 돌입… 금리 동결 속 ‘데이터’에 쏠린 눈
설상가상으로 연준의 긴축 기조는 더욱 완고해질 전망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오는 28~29일 열리는 FOMC에서 금리 동결 가능성을 99.5%로 점치고 있다.
주요 연준 인사들의 발언도 매파적이다.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는 “유가 충격으로 인플레이션이 연중 3%대에 머물 것”이라고 경고했고, 존 위릴엄스 뉴욕 연은 총재 역시 에너지 가격 상승이 항공료와 생필품 가격으로 전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옵션 만기 직후인 30일에는 미국 1분기 GDP와 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발표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미국 경제에 미친 실질적 타격이 수치로 확인될 경우,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감은 완전히 소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 “변동성 확대 대비해야… 상하방 압력 혼재”
전문가들은 이번 옵션 만기가 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키는 ‘증폭기’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래스노드는 “호르무즈 사태가 극적으로 해결될 경우 콜옵션 미결제약정이 집중된 7만 5000달러선을 돌파하는 숏 스퀴즈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될 경우 ‘맥스 페인’ 가격인 7만 2000달러선까지 급격한 조정이 올 수 있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비트코인의 향방은 ‘금요일 옵션 만기’라는 첫 번째 관문을 지나, 연준의 금리 결정과 거시경제 지표라는 거대한 파고를 차례로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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