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비트코인 트레저리 기업으로 탈바꿈한 ‘스트래티지(구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을 제치고 기관 투자자 중 비트코인 보유량 1위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스트래티지의 ‘역대급’ 매수 소식이 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블랙록마저 제쳤다… 사토시 나카모토 이어 ‘2위’
21일(현지시각)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마이클 세일러가 이끄는 스트래티지는 지난 한 주간 약 25억 4000만 달러(약 3조 7000억원)를 투입해 비트코인 3만 4164개를 추가 매입했다. 코인당 평균 매수 단가는 7만 4395달러다.
이번 매수로 스트래티지의 총 비트코인 보유량은 81만 5061개로 늘어났다. 이는 비트코인 전체 발행 예정량의 약 3.88%에 달하는 규모다. 이로써 스트래티지는 그간 1위 자리를 지켜온 블랙록의 현물 ETF ‘IBIT'(79만 8026개)를 따돌리고 민간 기관 중 최대 보유자로 올라섰다. 현재 스트래티지보다 많은 비트코인을 보유한 주체는 110만 개를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창시자 사토시 나카모토가 유일하다.
퐁 레(Phong Le) 스트래티지 CEO는 “이번 매입을 통해 연간 비트코인 수익률(Yield)을 한 주 만에 82% 끌어올렸다”며 “자산 가치 상승과 저리 부채 조달을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의 저력을 증명했다”고 자평했다.
커지는 ‘셀 더 뉴스(Sell the news)’ 리스크
문제는 스트래티지의 공격적인 매수 행보가 더 이상 시장의 ‘호재’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공시가 나오는 시점을 차익 실현의 기회로 삼는 ‘재료 소멸’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유럽 디지털자산 자산운용사 비트웨이즈(Bitwise Europe)가 2020년 8월 이후 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매수 공시 100건을 분석한 결과, 비트코인 가격은 공시 약 2시간 전에 정점을 찍고 실제 발표 직후에는 하락세로 돌아서는 패턴을 보였다.
안드레 드라고쉬 비트웨이즈 연구소장은 “대규모 매수 발표는 역사적으로 ‘뉴스에 파는’ 이벤트였다”며 “트레이더들이 공시 전 수요를 미리 가격에 반영(선반영)하기 때문에 발표 시점에는 오히려 다음 주 매수세가 둔화될 것을 우려해 물량을 던지는 역발상적 행태가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자금 조달 구조의 변화… “과열 주의보”
스트래티지가 최근 도입한 우선주 ‘스트레치(Stretch, STRC)’ 기반의 조달 방식도 시장의 피로감을 더하고 있다. 이번 매입 자금의 85.7%인 21억 8000만 달러가 이 우선주 발행을 통해 조달됐다.
과거 주식 가치 희석을 동반하던 유상증자 방식에서 벗어나 연 11.5%의 변동 배당을 제공하는 정교한 금융 기법을 도입했지만, 시장 전문가는 이를 “비트코인 매수를 위한 레버리지 기계가 된 형국”이라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크립토슬레이트에 “매수 규모가 클수록 공시 후 2시간 내 가격 약세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스트래티지의 매수 공시를 단기 매수 신호로 오독해 추격 매수에 나서는 것은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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