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미국 내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가격 변동성에 따른 하락세가 이어지며 위축됐던 투자 심리가 최근 반등세로 돌아서며 작년 수준을 회복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각)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치뱅크(DB)가 미국, 영국, 유럽연합(EU) 소비자 3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미국의 가상자산 채택률(Adoption rate)은 1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월 기록한 저점(7%) 대비 5%포인트 급등한 수치로, 비트코인이 강세를 보였던 지난해 7월 수준을 회복한 것이다.
비트코인 ETF로 몰린 자금… “제도권 수요 살아나”
보고서는 미국 내 가상자산 채택률이 반등한 주요 원인으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을 꼽았다. 지난 3월 한 달간 비트코인 ETF에는 약 13억 달러(약 1조 8000억 원)의 순유입이 발생하며 기관 투자자들의 견고한 수요를 증명했다.
도이치뱅크의 마리온 라부르(Marion Laboure)와 카밀라 시아존(Camilla Siazon) 애널리스트는 “2025년 7월 이후 꾸준히 감소하던 미국의 가상자산 채택률이 3월 들어 확연한 회복세를 보였다”며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와 위험 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개선되면서 가격 안정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달 약 9% 상승하며 7만 5000달러선을 회복했다. 다만 12만달러를 웃돌았던 2025년 말 고점과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이다.
“가격 더 떨어진다”… 차가운 시장 전망
흥미로운 점은 이용자 수는 늘었지만, 향후 가격 전망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이 지극히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설문 응답자 대다수는 2026년 말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 수준(약 7만 5000달러)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응답자의 19%는 비트코인이 2만~6만 달러 사이에서 거래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13%는 2023년 초 수준인 2만 달러 미만으로 폭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12만 달러 전고점 회복을 점친 응답자는 3%에 불과했다.
‘대장주’ 비트코인 독주 체제 강화
시장 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도 비트코인의 지배력은 더욱 공고해지는 모양새다. 가상자산 투자자의 약 70%가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테더(USDT)나 써클(USDC) 등 스테이블코인 보유율을 압도하는 수치다. 또한 미국 응답자의 69%가 향후 투자 선호 대상으로 비트코인을 꼽았다.
다만 금(Gold)이나 S&P 500 지수와 같은 전통 자산과의 경쟁은 여전히 치열하다. 미국 내에서는 전통 자산과 가상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자 인구 통계 측면에서는 남성과 고소득 가구의 비중이 여전히 높았으나, 여성 및 저소득층 투자자의 유입도 점진적으로 늘고 있다. 특히 영국의 경우 젊은 층을 중심으로 가상자산 참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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