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포인트〉는 주말 이슈를 정리하며 이번 주 주목해야 할 포인트를 짚어보는 코너입니다. 매주 월요일 알찬 정보로 블록미디어 독자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블록미디어 박현재 에디터] 지난주 <위클리 리캡>은 ‘기관과 제도의 시계는 멈추지 않았다’는 말로 마무리했습니다. 미 증시 신고가에도 비트코인은 횡보했지만,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과 국내 기관화 인프라 구축이 조용히 진행 중이라는 내용이었죠. 이번 주, 그 관찰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했습니다. 자금 흐름은 맞았지만 시장은 다시 중동에 발목이 잡혔습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선언하며 비트코인은 7만8000달러까지 올랐습니다. 7개월간 이어진 하락 추세선을 단번에 뚫은 장면이었습니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만만에서 이란 화물선 투스카호를 기관실 타격 후 나포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이란이 2차 협상 참여계획이 없다고 밝히면서 2차 협상이 불투명해졌습니다. 그로 인해 WTI 원유 선물이 8% 급등하고 비트코인은 7만4000달러대까지 밀렸습니다. 롱 포지션 청산 규모만 3억달러에 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후통첩까지 내놨습니다. ‘합의하지 않으면 모든 발전소와 다리를 파괴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동시에 “21일 아침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며 2차 협상 재개 가능성도 직접 예고했습니다. 최후통첩과 협상 제안을 동시에 던지는 트럼프식 압박입니다. 이란이 실제로 테이블에 앉을지는 이번 주 초반이 분수령입니다.
ETF 자금은 ‘흡수’ 중이다
이번 주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의 총 순자산은 지난 19일 10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마이클 세일러 스트래티지 회장도 ‘더 크게 생각하라’며 추가 매수를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의 기대와 달리 가격은 강력한 상방 돌파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온체인 데이터에 숨어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고점을 타진하며 상승 구간에 진입하자, 그동안 물량을 쥐고 있던 장기 보유자들이 일제히 차익 실현에 나선 것입니다. 실제로 비트코인이 피크를 찍은 지난 17일, ETF로 약 6억5000만달러(약 9574억원)의 역대급 자금이 들어왔지만, 동시에 온체인상에서 거래소로 입금된 순물량도 2억5000만달러를 넘어섰습니다.

대중의 관심이 가격을 밀어 올리려 할 때, 오래 들고 있던 큰손들은 그 유동성을 이용해 조용히 물량을 넘겼습니다. 이 거대한 매도 물량을 받아낸 것이 바로 블랙록과 모건스탠리 등 ETF 창구로 들어온 기관 자금입니다. 양측의 힘겨루기가 팽팽하게 맞붙으며 자금 유입량에 비해 가격 상승폭이 제한된 이유입니다.
기관이 사는 건 맞지만, 그 매수가 가격을 올리는 엔진이 아니라 기존 보유자들의 출구 비용을 대신 내주는 방파제로 작동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 ETF가 하는 일은 상승이 아니라 흡수입니다. 그리고 던질 사람이 다 던지고 나면, 같은 자금 유입이 이번엔 가격을 밀어올리는 데 고스란히 쓰입니다.
신현송의 스테이블코인 구상, 업계는 경계
제도 쪽에서도 이번 주 큰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블록미디어>가 집중 분석한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의 스테이블코인 접근법이 화제가 됐습니다. 핵심은 ‘은행 중심 예금토큰 발행’입니다. AML 규제 역량을 이유로 은행이 가장 적합한 발행 주체라는 입장이고, 핀테크는 컨소시엄 안에서만 역할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는 이 구상이 결국 국내 스테이블코인을 프라이빗 체인에 가두는 구조로 귀결된다는 점입니다. JP모건은 이미 이 한계를 직접 경험한 선례입니다. JP모건은 2016년 허가형 프라이빗 블록체인 ‘쿼럼’을 개발해 내부 결제망 ‘키넥시스’를 구축했습니다. 그런데 프라이빗 체인 안에 가둔 유동성은 글로벌 시장과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JP모건은 키넥시스를 이더리움 레이어2 ‘베이스’와 연결하고, 코인베이스·마스터카드와 손잡으며 퍼블릭 체인으로 확장하는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선회했습니다. 프라이빗 인프라만으론 글로벌 유동성을 끌어올 수 없다는 걸 스스로 증명한 겁니다.
신현송 후보자의 구상은 JP모건이 10년 전 출발했다가 한계를 확인하고 이미 벗어난 그 지점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것처럼 들립니다. 미국에선 클래리티법이 은행권의 ‘예금 이탈 우려’라는 벽에 계속 부딪히고 있다는 점도 같은 맥락입니다.
이번 주 꼭 봐야 할 일정
미·이란 협상 재개 여부 — 선박 나포와 최후통첩은 협상을 유리하게 끌어가기 위한 미국의 압박 카드로 읽힙니다. 트럼프는 이미 “21일 아침 협상이 시작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이란은 거부 의사를 밝힌 상태입니다. 이란이 실제로 테이블에 앉을지가 이번 주 초반 최대 변수입니다. 그 전까지 유가 변동성은 계속되고, 비트코인은 그 진폭 안에서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습니다.
21일(화) 미국 3월 소매판매 — 호르무즈發 유가 급등이 소비에 얼마나 전이됐는지 확인하는 첫 번째 지표입니다. 수치가 예상보다 부진하면 연준 금리 인하 기대가 살아나고 위험자산에 숨통이 트이는 구조, 반대로 소비가 버텼다면 물가 압력 지속으로 금리 경로가 다시 막힐 수 있습니다.
디지털자산기본법 27일 상정 추진 — 민주당이 정부안을 기다리지 않고 4월 27일 상정을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신현송 후보자의 스테이블코인 구상과 입법 방향이 충돌할 경우, 국내 제도 설계 논쟁이 본격화될 수 있습니다.
클래리티법 마크업 재개 시점 — 5월을 넘기면 중간선거 일정에 밀려 2026년 내 통과가 사실상 어려워집니다. 이번 주 상원 은행위원회의 움직임을 주시해야 합니다.
비트코인은 다시 7만4000달러대에 놓였습니다. 호르무즈가 열리면 뛰고, 협상이 깨지면 밀리는 패턴이 이번 주도 반복됐습니다. 그러나 그 등락 속에서 ETF 자금은 계속 들어오고 있고, 던질 사람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전쟁이 끝나는 날, 그 자금이 처음으로 매도 물량이 아닌 가격을 밀어올리는 데 쓰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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