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중국의 유명 시사 평론가로 알려진 ‘장 교수(Professor Jiang)’가 비트코인을 “미 중앙정보국(CIA)의 작전”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암호화폐의 기원과 지정학적 의미를 둘러싼 음모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15일(현지시각) 크립토폴리탄과 와처구루 등에 따르면 최근 중국 온라인 플랫폼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된 발언에서 장 교수는 “비트코인은 미국의 전략적 금융 도구일 가능성이 있다”며 “달러 패권을 보완하거나 글로벌 자금 흐름을 추적하기 위한 장치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의 정체가 여전히 밝혀지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반복되는 ‘미국 배후설’
비트코인을 둘러싼 미국 정부 배후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등장한 비트코인은 기존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신 속에서 탄생했다.
하지만 익명의 창시자, 미국에서 시작된 초기 개발 커뮤니티, 미 규제당국의 상대적으로 빠른 제도권 편입 움직임 등이 맞물리며 일부에서는 “미국이 전략적으로 설계한 시스템 아니냐”는 의혹이 간헐적으로 제기돼 왔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를 입증할 구체적 증거는 제시된 바 없다. 미국 정보기관이 비트코인을 설계하거나 통제했다는 공식 자료나 신뢰할 만한 조사 결과도 존재하지 않는다.
전문가들 “현실성 낮다”…지정학적 긴장 속 커지는 음모론
블록체인 업계와 학계 전문가들은 해당 주장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암호학 기반의 오픈소스 네트워크 구조상 특정 정부 기관이 장기간 비밀리에 통제하기는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전 세계 수만 개의 노드에서 운영되며, 코드 또한 공개돼 누구나 검증 가능하다.
국제 금융 전문가들은 “미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측면은 있을 수 있다”면서도 “그것이 곧 ‘CIA가 만들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선을 긋는다. 실제로 미국 정부는 범죄 수익 환수나 제재 집행 과정에서 블록체인 분석 기술을 적극 활용해 왔다.
이번 발언은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지털 자산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스테이블코인 규제 등 글로벌 금융 질서를 둘러싼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암호화폐의 전략적 의미를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은 2021년 이후 암호화폐 거래와 채굴을 강력히 제한해 왔으며, 디지털 위안화(e-CNY)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정책 기조 속에서 비트코인을 미국의 지정학적 도구로 보는 시각은 일정 부분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음모론보다 중요한 건 제도와 투명성”
시장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기원을 둘러싼 추측보다 중요한 것은 현재의 제도화 흐름이라고 지적한다.
비트코인은 이미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금융권에서 ETF 승인과 제도권 편입을 거치며 하나의 자산군으로 자리 잡았다. 동시에 각국 정부는 자금세탁 방지(AML)와 규제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결국 이번 논란은 비트코인이 여전히 정치적·이념적 상징성을 지닌 자산임을 보여준다. 그러나 구체적 증거 없이 제기되는 정보기관 개입설은 시장 변동성을 자극할 수는 있어도, 구조적 흐름을 바꾸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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