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13일(현지시각)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금리는 하락세를 보이며 4.2%대 초반으로 내려왔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가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투자자들은 적극적인 위험회피보다는 관망 기조를 유지하며 제한적인 변동성을 나타냈다.
이날 트레이딩뷰 기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295%로 전일 대비 0.022%포인트 하락했다. 장중에는 4.30%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하다 점진적으로 하락폭을 확대하는 흐름을 보였다.
금리 하락의 주요 배경은 지정학 리스크와 동시에 협상 재개 기대가 혼재된 점이다. 주말 동안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결렬되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원유 수송을 겨냥한 봉쇄 조치를 단행했지만, 이후 이란 측이 협상 재개 의사를 내비치면서 시장 긴장감이 일부 완화됐다.
중동 리스크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9달러 수준까지 상승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98달러대를 기록했다. 다만 채권시장은 이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이른바 ‘헤드라인 피로’가 나타나고 있다. 지정학 관련 뉴스가 반복되면서 투자자들이 즉각적인 포지션 변화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패드레이크 가비 ING 글로벌 채권전략 책임자는 “시장은 통상적인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과도하게 반응하지 않고 있다”며 “현 상황이 제한적 충돌에 그칠 가능성도 시장에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스탠 십리 에버코어ISI 채권전략가는 “국채를 대체할 뚜렷한 투자처가 부족한 상황”이라며 “위험을 회피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수익을 추구하려는 자금이 국채에 머물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물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2년물 금리는 3.781%로 하락했고 30년물 금리는 4.901% 수준으로 소폭 내렸다.
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크게 약화됐다. 최근 유가 급등 영향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폭은 기존 약 55bp에서 7bp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는 향후 금리 경로가 단기간 내 완화적으로 전환되기 어렵다는 시장 인식을 반영한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분간 채권시장이 뚜렷한 방향성보다는 이벤트 대응 중심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동 정세와 유가 흐름이 핵심 변수로 작용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명확한 시그널이 나타날 때까지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지정학 리스크가 추가로 확대될 경우 단기적으로 금리 하락 압력이 강화될 수 있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이를 상쇄할 수 있다”며 상반된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구간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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