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BlackRock)이 중동 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 타격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고,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로 중립 의견을 유지한 지 불과 몇 주 만의 입장 선회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 등 신호 포착… 위험 감수할 때”
13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장 보이빈(Jean Boivin) 소장이 이끄는 블랙록 투자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중동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성장 저해 요인이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며 미국 증시에 대한 낙관론을 다시 전면에 내세웠다.
블랙록은 앞서 전쟁 리스크를 이유로 투자 비중을 중립으로 낮췄으나, 리스크를 다시 확대하기 위한 두 가지 선행 조건을 주시해 왔다. 바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 움직임과 △전쟁의 경제적 파급력이 제한적이라는 증거다.
보이빈 소장은 “최근 체결된 휴전 협정은 매우 중요하며, 다시 전쟁으로 돌아갈 문턱은 매우 높아졌다”며 “지금 같은 환경에서는 오히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적이 지정학 리스크 압도… AI·반도체 ‘실적 낙관론’
블랙록의 이번 결정 배경에는 견고한 기업 이익 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테마를 중심으로 한 기업들의 실적 기대감이 전쟁의 공포를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반도체와 에너지 기업을 중심으로 실적 추정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블랙록은 “올해 반도체 기업의 이익이 80%가량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기술주 전체와 시장 전반의 등급 상향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아진 점도 긍정적이다. 보이빈 소장은 “미국 IT 섹터의 12개월 선행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2020년 중반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가격 매력이 살아났음을 시사했다.
韓·대만 등 신흥국도 ‘맑음’… 국방·인프라 수혜 기대
블랙록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대만 등 신흥국(EM) 시장에 대해서도 ‘비중 확대’ 의견을 제시했다. AI 하드웨어 제조사가 포진한 이들 국가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지정학적 분열이 가속화됨에 따라 방위산업 및 항공우주 분야의 수혜를 예상했다. 에너지 독립과 공급망 회복력을 높이려는 각국 정부의 투자가 인프라와 전력 수요를 자극해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창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종식 의지 표명과 이란과의 평화 협상 가능성 소식에 힘입어 지난 2월 말 이후 발생한 손실을 대부분 회복하며 상승 마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