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중동 정세 불안이 이어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행한 밈코인 투자자 대상 만찬 행사가 예정대로 추진되고 있다.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의 개인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사업과 연계된 일정이 진행되면서 이해충돌과 투자자 보호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5일(현지시각) 플로리다 마라라고(Mar-a-Lago)에서 열리는 ‘트럼프 밈코인(TRUMP)’ 투자자 행사에 참석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같은 날 워싱턴 D.C.에서는 백악관 출입기자단 만찬(White House Correspondents’ Dinner)도 예정돼 있어, 실제로 두 일정을 모두 소화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행사 주최 측은 “대통령이 두 행사를 모두 소화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공식 약관에는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할 수 있으며 행사 일정이 변경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는 면책 조항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트럼프 디지털 자산 만찬(Trump Digital Asset Dinner)’은 밈코인 ‘오피셜트럼프(TRUMP)’ 상위 보유자 297명을 초청 대상으로 한다. 각 초청장은 대체불가능토큰(NFT) 형태로 발행돼 블록체인 검증을 거쳐 개인 지갑으로 전달되는 구조다.
상위 홀더에게는 ‘VIP 리셉션 및 샴페인 건배’ 등 별도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제한적 교류 기회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대통령이 실제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경우 투자자 불만과 법적 분쟁 가능성을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행사 공식 연설자로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나선다는 점이다. 두나무는 국내 1위 디지털자산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다. 업비트는 트럼프 일가와 연관된 미국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월드리버티파이낸셜 USD(USD1)’과 거버넌스 토큰 ‘WLFI’를 상장한 바 있다.
트럼프 일가의 코인 비즈니스는 탈중앙화 금융(DeFi) 플랫폼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일부 외신과 온체인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가족은 플랫폼 운영사 지분 상당 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플랫폼 거버넌스 토큰 ‘WLFI’ 발행량 중 상당 비율을 직접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오거나이제이션 산하 법인들이 ‘TRUMP’ 및 ‘MELANIA’ 코인의 대규모 물량을 들고 있어 실질적인 의사결정과 이익이 가족 경영체계에 집중되는 구조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 결과 트럼프 일가의 디지털자산 사업은 지난해 약 104억달러(약 15조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코인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TRUMP 코인은 국내 거래소 기준 상장 초기 약 5만원에서 최근 40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WLFI는 400원대에서 120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오피셜 멜라니아(MELANIA)’ 코인 역시 8달러에서 0.1달러 수준까지 낮아졌다.
시장에서는 가격 급락 배경으로 내부자 거래 가능성과 대규모 물량 이동을 지목한다. 온체인 데이터와 분석 리포트에 따르면 WLFI 측은 디파이 대출 프로토콜 도라마이트(Dolomite)에 WLFI 토큰 수십억 개를 담보로 제공하고 약 7,500만달러 규모 스테이블코인을 대출받았다. 이 가운데 4000만달러 이상이 기관용 거래 플랫폼 코인베이스 프라임(Coinbase Prime)으로 이체된 정황도 포착됐다. 일각에서는 이 자금이 OTC 매도·현금화 등으로 이어지며 WLFI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 과정에서 도라마이트 일부 풀의 이용률이 100%에 도달하면서 예치 자금 인출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특히 WLFI의 고문인 코리 캐플란(Corey Caplan)이 도라마이트 공동 창립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자사 토큰을 담보로 삼아 연계 플랫폼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대량 차입하는 ‘셀프 담보’ 구조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저스틴 선 트론 창업자는 “WLFI가 사용자를 마치 개인 현금인출기(ATM)처럼 취급하고 있다”고 공개 비판하며 리스크를 경고했다. 이에 대해 WLFI 측은 “담보 대출 포지션과 관련해 청산 위험은 없다”며 청산설을 일축하고, 유동성 운영 전략의 일환이라며 청산설을 전면 부인했다.
이번 마라라고 밈코인 만찬은 현직 대통령이 ‘대통령과의 만남’이라는 상징적 접근권을 코인 홀더에게 제공하는 형태라는 점에서, 전통적인 정치 후원 만찬을 디지털자산 시장과 결합한 실험으로도 평가된다. 동시에 자사 코인·플랫폼을 담보로 대출을 일으키고, 연계 거래소를 통해 유동성을 회수하는 구조가 불투명하게 운영될 경우, 투자자에게 돌아갈 리스크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국내외에서 함께 제기되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통령 신분과 공적 영향력을 활용해 코인 구매를 유도하는 것은 명백한 사익 추구 행위”라고 비판하며, 연방선거위원회(FEC)가 코인 발행과 판매를 정치 자금 모금과 유사한 행위로 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워런, 아담 쉬프, 리처드 블루멘솔 등 민주당 의원들은 행사 주관사 파이트 파이트 파이트(Fight Fight Fight LLC)에 서한을 보내, 트럼프 대통령이 행사 기획과 마케팅에 어떤 형태로 관여했는지, 행사 및 관련 디지털자산 비즈니스로부터 직접·간접적인 재정적 이익을 얼마나 얻는지 공개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트럼프 가족이 디지털자산 사업을 통해 어느 수준의 수익을 거두고 있는지 의회가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대통령직과 개인 코인 비즈니스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이해상충과 투자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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