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예윤 기자] 중동 분쟁 여파로 걸프 지역 알루미늄 생산 차질이 확대되며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에너지 위기를 넘어 산업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11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중동 최대 알루미늄 생산업체인 에미레이트 글로벌 알루미늄(EGA)은 일부 공급 계약에 대해 ‘포스마쥬르(force majeure)’를 선언했다. 이는 전쟁 등 예측 불가능한 상황으로 계약 이행이 불가능해졌음을 의미하는 조치로 사실상 공급 차질을 공식화한 것이다.
문제가 발생한 알 타웨일라 공장은 아부다비 칼리파 경제구역에 위치한 세계 최대 규모 제련소 중 하나다. 해당 시설은 2025년 약 160만 톤의 알루미늄을 생산했지만 최근 이란의 공격으로 설비가 크게 손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련 회로 내부에서 금속이 굳는 현상이 발생하며 복구에 최대 12개월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EGA에 국한되지 않고 걸프 지역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바레인의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바(Alba)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영향으로 일부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했으며, 카타르의 카탈룸(Qatalum) 역시 에너지 인프라 차질로 생산 중단을 겪고 있다. 해당 지역은 전 세계 1차 알루미늄 생산의 약 9%를 차지하는 핵심 공급처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에너지 위기를 넘어선 산업 위기로 평가하고 있다. 알루미늄은 항공, 자동차, 식품 포장, 태양광 등 주요 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핵심 소재이기 때문이다.
공급 차질은 곧바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는 중동 분쟁으로 올해 약 300만~350만 톤 규모의 생산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글로벌 생산량 약 7400만 톤 대비 의미 있는 수준이다. 현재 런던금속거래소(LME) 알루미늄 가격은 톤당 3500달러를 돌파하며 4년 만의 고점에 근접했다. 이에 골드만삭스는 3600달러, 일부 기관은 최악의 경우 400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알루미늄은 전략 자원으로서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알루미늄 수입의 약 22%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다. LME 창고 재고도 최근 수개월간 약 6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적인 공급 충격에 대응할 여력이 제한된 상황이다.
글로벌 경제 전반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미 유가 상승과 해상 물류 차질, 지정학 리스크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알루미늄 공급 감소는 추가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특히 항공과 자동차, 제조업 전반에서 비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날 미국과 이란은 약 14시간에 걸친 종전 협상에도 불구하고 합의 도출에 실패하며 교착 상태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향후 종전 여부와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가능성을 핵심 변수로 주시하고 있다. 해당 결과에 따라 알루미늄 공급 부족 규모와 가격 상승 폭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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