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이란과의 전쟁이 6주 만에 휴전에 들어갔지만 미국 사회는 여전히 분열된 모습이다. 전쟁의 정당성을 둘러싼 논쟁과 함께 유가 상승, 경제 부담, 장기전 우려가 겹치며 민심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같은 전쟁을 두고도 ‘필요한 조치’와 ‘불필요한 전쟁’이라는 상반된 인식이 공존하며 정치적·세대적 균열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11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이 휴전에 합의했음에도 전쟁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콜로라도의 해병대 출신 사업가는 “이란은 오랫동안 미국과 동맹국을 위협해 왔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필요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캘리포니아의 은퇴 사업가는 “전쟁은 시작될 이유가 없었다”며 “개인적 판단에 가까운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영향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여론조사에서도 분열은 확인된다. 로이터·입소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60%가 대이란 군사 공격에 반대했다. 다만 공화당 지지층의 74%는 찬성한 반면 민주당 지지층은 7%만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시민은 전쟁을 현실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애틀랜타의 한 요리사는 “전쟁은 TV에서만 보일 뿐 실제로 느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군 복무 경험이 있는 가정에서는 전쟁이 “가까운 현실”로 인식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전쟁이 촉발한 에너지 가격 상승은 미국인들의 가장 큰 우려로 꼽힌다.
중서부 지역 자영업자는 연료비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호소했다. 케이터링 업체를 운영하는 한 사업자는 “연간 10만달러 수입으로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의 은퇴 소방관은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50달러에서 4.19달러로 올랐다”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를 우려했다. 그는 “해협이 다시 열리더라도 가격이 즉시 안정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젊은 층에서도 경제 불만이 나타난다. 한 대학생은 “이 전쟁이 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일부는 물가 상승이 이전부터 이어진 흐름이라는 시각도 함께 제시됐다.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한 시민은 가족이 미군 예비군으로서 중동에 배치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계속 걱정 속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이란이나 동맹 세력의 보복 가능성을 언급하며 “해안 지역이 더 취약한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일부는 전쟁이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내놨다.
다만 지상군 투입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한 시민은 “지상군 파병이 현실화되면 정치적 반발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쟁을 바라보는 태도는 정보 소비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일부 중장년층은 TV와 신문을 통해 전쟁 상황을 지속적으로 지켜보고 있다. 반면 젊은 층은 소셜미디어 중심으로 제한적으로 정보를 소비하거나 의도적으로 뉴스 노출을 줄이는 경향을 보였다.
한 프리랜서 사업가는 “전쟁을 알고는 있지만 깊이 파고들지는 않는다”며 “일상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이란 전쟁은 미국 사회에서 ‘실질적 위협’과 ‘체감되지 않는 사건’이라는 이중적 인식 속에 존재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는 향후 정책 지지와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미칠 변수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