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국 국채 금리가 중동 정세와 유가 흐름, 그리고 경제 지표 영향을 동시에 반영하며 장중 변동성을 보인 끝에 소폭 하락 마감했다.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압력이 맞물리면서 채권시장은 방향성을 탐색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9일(현지시각) 트레이딩뷰 기준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277%를 기록하며 전일 대비 0.018%포인트 하락했다. 장중 한때 4.32% 수준까지 상승했으나 이후 상승폭을 반납하며 하락 전환됐다. 전반적으로 경제 지표 발표 이후 상승 압력을 받았지만 장 후반으로 갈수록 금리가 안정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혼조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연 기준 0.5% 증가로 하향 조정되며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고,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9000건으로 증가해 고용 둔화 신호를 나타냈다. 반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전년 대비 2.8%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흐름이 채권시장에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국채금리는 중동 정세와 에너지 가격 움직임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국제유가는 장중 상승세를 보이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96달러 후반, 브렌트유가 95달러대를 기록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레바논과의 직접 협상 의지를 밝히면서 유가 상승폭이 일부 축소됐고, 이에 따라 국채금리도 동반 하락 압력을 받았다.
그러나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이 정상 수준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등 공급 차질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어 시장 불확실성을 지속시키고 있다.
토마스 우라노 세이지어드바이저리 공동최고투자책임자는 “현재 채권시장은 성장이나 고용보다 에너지 가격에 더 크게 좌우되고 있다”며 “유가가 90~100달러 수준을 유지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돼 금리 인하를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연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에는 여건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점차 약화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2월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은 약 30% 수준으로 반영되며 한 달 전 대비 크게 낮아졌다. 최근 연준 내부에서도 추가 긴축 필요성이 언급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채권시장은 지정학 리스크, 유가, 인플레이션, 성장 둔화 등 다양한 변수 속에서 방향성을 모색하는 단계에 있다. 단기적으로는 중동 정세와 에너지 가격 흐름이 금리 변동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높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연준의 정책 경로와 물가 흐름이 핵심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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