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이 뉴욕 시간대 들어 반등에 성공했지만 상승의 질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비트코인은 7만1000달러선을 회복하며 4% 가까이 올랐지만 시장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며 ‘의심 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8일(현지시각)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24시간 기준 3.4% 상승한 7만1351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7만2000달러를 웃돌며 회복 흐름을 확인했다. 이더리움은 5.17% 오른 2203달러로 비트코인 대비 더 강한 상승세를 보였고 XRP는 3.03%, 솔라나는 2.82% 상승하며 주요 알트코인도 전반적으로 반등했다. 반면 BNB는 소폭 하락하며 종목별 차별화가 나타났다.
휴전·ETF 기대에 반등…증시와 함께 환호했지만
이번 상승의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합의다. 국제 유가가 15% 급락하며 인플레이션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고 위험자산 전반이 상승 압력을 받았다. 뉴욕증시 역시 다우지수가 1200포인트 이상 급등하는 등 강한 ‘리스크 온’ 흐름을 보였다.
비트코인 역시 같은 거시 환경 위에서 반등했다. 여기에 모건스탠리의 비트코인 ETF 출시 가능성이 부각되며 기관 자금 유입 기대까지 더해졌다. 기존 블랙록 중심의 ETF 시장에 대형 투자은행이 가세할 경우 경쟁이 촉발되며 자금 유입 기반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장은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수급과 레버리지는 ‘경고 신호’
하지만 상승의 내면은 단단하지 않다. 가장 큰 부담은 레버리지 구조다.
비트파이넥스 기준 마진 롱 포지션은 약 8만BTC로 2년래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상승에 베팅한 차입 자금이 줄지 않은 채 쌓여 있음을 의미한다. 통상 상승장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때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감소하며 시장이 가벼워지지만 현재는 반대로 가격 상승에도 레버리지가 유지되는 구조다.
이와 관련 코인데스크는 “레버리지 롱이 높은 상태에서 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시장이 이번 반등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는다는 신호”라며 “이 구조에서는 작은 충격에도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물 수급도 이를 뒷받침한다. 최근 비트코인 ETF 자금 흐름은 최근 순유입과 순유출이 반복되며 방향성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부 구간에서 순유출이 지속되고 있어 기관 자금이 적극적으로 들어오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지수 역시 프리미엄과 디스카운드를 오가며 미국 투자자들의 매수 강도가 일정하지 않은 흐름을 보였다.
파생시장·금리 변수…상승 지속성 시험대
파생시장 역시 부담 요인이다. CME 비트코인 선물은 상승했지만 미결제약정이 유지되며 레버리지 포지션이 축적되고 있다. 이는 향후 가격이 조정될 경우 롱 포지션 청산 압력이 커질 수 있는 구조다.
거시 환경도 완전히 우호적이지 않다. 달러인덱스는 98.8로 하락하며 위험자산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지만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28% 수준을 유지하며 유동성 기대를 제약했다.
파와드 라자크자다 포렉스닷컴 시장분석가는 “유가 하락이 지속될 경우 위험자산에는 긍정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지만 자금 유입이 동반되지 않으면 상승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결국 이번 반등은 ‘조건부 상승’에 가깝다는 분석이 나온다. 휴전과 ETF 기대라는 명확한 호재가 존재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자금 유입과 레버리지 해소가 확인되지 않는 한 상승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현재를 ‘낙관과 경계가 공존하는 구간’으로 보고 있다. 가상자산 분석가 단 크립토 트레이즈는 “증시는 리스크 완화를 곧바로 가격에 반영했지만 디지털자산 시장은 여전히 다음 단계를 확인고 있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추격 매수보다 구조 변화 여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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