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흔들리면서 중동 산유국 간 수익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우회 수출이 가능한 국가와 그렇지 못한 국가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유가 급등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일부 국가는 수출 차질로 수익이 급감했다. 지정학적 요인과 인프라 차이가 국가별 성적표를 갈랐다.
6일(현지시각)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브렌트유 가격은 3월 한 달 동안 약 60% 급등하며 사상 최대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번 사태는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갈등이 확대되면서 발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통로다.
이란은 이후 일부 선박에 한해 통과를 허용했지만 시장 혼란은 지속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사태를 “역대 최대 수준의 에너지 공급 충격”으로 평가했다.
로이터 분석에 따르면 산유국 간 명암은 수출 경로 확보 여부에 따라 갈렸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오만은 파이프라인과 대체 항로를 통해 일부 수출을 유지할 수 있었다. 반면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는 대체 경로가 부족해 수출이 크게 위축됐다.
3월 기준 이라크의 원유 수익은 전년 대비 약 76% 급감했다. 쿠웨이트도 73% 감소했다. 반면 이란은 37%, 오만은 26% 증가했다. 사우디는 4.3% 증가했고 UAE는 2.6% 감소에 그쳤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동서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피해를 줄였다. 이 파이프라인은 하루 약 700만배럴 수송이 가능하며 홍해 연안 얀부 항구로 연결된다. 사우디의 원유 수출량은 전년 대비 26% 감소했지만, 유가 상승 효과로 수출액은 약 5억5800만달러 증가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우디 역시 홍해 항로와 에너지 시설이 추가 공격에 노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국가는 이라크다. 로이터 분석에 따르면 3월 원유 수익은 약 17억3000만달러로 급감했다. 쿠웨이트 역시 수익이 약 8억6400만달러 수준으로 줄었다. 두 국가는 호르무즈 의존도가 높아 봉쇄 영향이 직접적으로 반영됐다.
로이터는 3월 수치는 초기 일부 선적 물량이 반영된 결과로, 4월에는 추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반복될 경우 글로벌 경제에 구조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닐 퀼리엄 채텀하우스 연구원은 로이터에 “한 번 봉쇄된 해협은 언제든 다시 봉쇄될 수 있다”며 “이제 위험은 상시화됐다”고 밝혔다.
에너지 기업들은 공급 충격 대응을 위해 화석연료 투자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반면 일부에서는 재생에너지가 장기적인 해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프랑스의 토탈에너지스와 아랍에미리트의 마스다르는 지난 2일 22억달러 규모 재생에너지 합작 사업을 발표하며 에너지 전환 흐름도 가속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