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23일(현지시각) 뉴욕 금 시장은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기대와 인플레이션 압력이 교차하며 큰 변동성을 보인 끝에 낙폭을 일부 만회하는 흐름으로 마감됐다. 장 초반 급락했던 금 가격은 미국과 이란 간 충돌 완화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반등했지만, 여전히 거시경제 환경 부담 속에 약세 압력이 이어졌다.
이날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금은 온스당 4401.93달러로 2%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됐다. 장중 한때 4100달러 선까지 밀리며 올해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으나, 이후 낙폭을 줄이며 4400달러대까지 회복했다.
뉴욕장 초반에는 3% 이상 급락하며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였고, 이는 최근 몇 달 사이 가장 큰 낙폭 중 하나로 기록됐다. 다만 이후 매수세가 유입되며 하락 폭이 점차 축소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금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은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을 둘러싼 엇갈린 발언에서 비롯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유예하고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히면서 시장은 일시적으로 안도했다.
이에 따라 급등했던 국제유가가 하락하고 미 국채금리도 안정되면서 금 가격에는 반등 요인이 형성됐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 특성상 금리가 하락할 때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높아지는 구조다.
그러나 이란 측이 협상 사실을 전면 부인하면서 불확실성은 다시 확대됐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통제 가능성 등 에너지 공급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으면서 안전자산 수요는 여전히 유지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금을 둘러싼 거시 환경이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와드 라자크자다 포렉스닷컴 애널리스트는 “달러 강세와 국채금리 상승, 취약한 위험자산 심리가 이어지면서 금 투자 환경은 여전히 도전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는 인플레이션 장기화를 자극해 연준의 긴축 기조를 강화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달러 강세 역시 달러 표시 자산인 금 가격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급락 과정에서 주식과 원자재 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들의 강제 청산이 발생했고, 이 역시 금 가격 하락을 가속화한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술적 관점에서 반등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수진 MUFG 애널리스트는 “거시 충격에 따른 급락 이후에는 통상적으로 반등이 뒤따르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 투기적 포지션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회복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은과 백금 등 다른 귀금속도 동반 하락했지만, 금과 마찬가지로 낙폭을 일부 줄이며 시장 안정 흐름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향후 금 시장이 금리, 유가,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세 가지 축에 의해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협상 관련 뉴스 흐름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되는 한 금 가격의 상단은 제한될 수 있지만, 동시에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만큼 하방 역시 견고하게 지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결국 금 시장은 현재 ‘안전자산 수요’와 ‘긴축 환경 부담’이 충돌하는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되며, 뚜렷한 추세보다는 이벤트 중심의 등락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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