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16일(현지시각) 국제 금 가격은 중동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유가 하락과 금리 부담이 겹치며 소폭 하락했다. 안전자산 수요가 유지되는 가운데서도 미국 금리 전망과 달러 강세가 금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모습이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이날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약 5016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며 전 거래일 대비 약 0.04% 하락했다. 장중에는 한때 5000달러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지만 이후 다시 해당 수준을 회복하며 지지력을 확인했다.
최근 금 가격은 중동 지정학적 긴장으로 강한 상승세를 보였지만 주초 들어 상승 속도가 다소 둔화됐다. 시장에서는 전쟁 리스크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다른 거시 변수들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금 가격 상승을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 가격 약세에는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증시 반등이 영향을 미쳤다.
이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약 5% 하락해 배럴당 93~95달러 수준으로 내려왔다. 앞서 중동 전쟁 여파로 유가가 급등했지만 미국 정부가 이란 유조선의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허용하고 다국적 해상 호위 연합이 논의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유가 상승세가 진정됐다.
유가가 안정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위험선호 심리도 일부 회복됐다. 뉴욕증시는 이날 상승 마감했고 미국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안전자산 수요를 일부 완화시키며 금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금 가격을 압박하는 또 다른 요인은 미국 금리 전망이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하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투자 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특징이 있다.
최근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확대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는 크게 낮아진 상태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현재 내년 년 초까지 두 차례 미만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80%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 이는 전쟁 이전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미 달러 강세 역시 금 가격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달러 인덱스는 중동 전쟁 이후 약 2% 이상 상승하며 주요 통화 대비 강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일반적으로 달러 가치가 상승하면 달러로 가격이 책정되는 금의 투자 매력은 상대적으로 낮아진다.
데런 네이선 하그리브스랜스다운 리서처는 “최근 금리곡선이 가팔라지면서 금 투자 심리가 다소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시장에서는 자금 흐름 변화도 관찰되고 있다.
최근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도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보이며 약 10% 가까이 상승했다. 일부 투자자들이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 대신 디지털자산(가상자산)을 대체 헤지 자산으로 선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중동 전쟁이 3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향후 긴장 완화 여부와 연준의 정책 방향이 금 가격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 흐름과 금리 전망 변화가 단기적인 금 가격 방향성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