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16일(현지시각) 뉴욕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은 비트코인이 7만4000달러선을 돌파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과 기관 자금 유입이 맞물리면서 시장 전반에 매수세가 확대됐고 주요 알트코인들도 동반 상승했다.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가총액은 약 2조5400억달러로 집계되며 전일 대비 약 4% 증가했다.
비트코인 7만4000달러 돌파…시장 상승 주도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BTC)은 전일 대비 약 3.5% 상승한 7만390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7만4425달러까지 상승하며 2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약 1조4700억달러로 확대됐다.
이번 상승으로 비트코인은 최근 일주일 기준 약 8% 상승하며 다시 강세 흐름을 나타냈다. 특히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비트코인이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전통 금융시장과의 디커플링 현상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주요 알트코인 동반 강세
대형 알트코인들도 일제히 상승했다.
이더리움(ETH) 역시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더리움은 약 10% 상승한 2320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며 6주 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최근 7일 기준 상승률은 약 15%에 달한다.
엑스알피(XRP)는 약 8% 상승한 1.53달러 수준에서 거래됐고, 바이낸스코인(BNB)는 약 2.8% 상승한 677달러 선을 기록했다. 솔라나(SOL)는 약 7% 상승하며 94달러 수준까지 올라섰다.
밈코인과 레이어1 프로젝트들도 상승 흐름에 동참했다. 도지코인(DOGE)은 약 7% 상승했고 카르다노(ADA)는 약 9% 상승하며 대형 알트코인 가운데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비트코인캐시(BCH)는 약 3% 상승한 477달러, 라이트코인(LTC)은 약 5% 상승한 58달러 수준에서 거래됐다. 시장 전반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되면서 알트코인 전반으로 상승 흐름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코인마켓캡 공포·탐욕 지수는 44를 기록하며 중립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 심리는 과열보다는 회복 초기 단계에 가까운 분위기로 평가된다.
중동 지정학 리스크 속 ‘디지털 안전자산’ 재조명
이번 상승장의 핵심 배경으로는 지정학적 긴장과 기관 자금 유입이 동시에 지목된다.
최근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에너지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국제유가는 이달 초 한때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했고 미국 휘발유 가격도 2024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자산 시장은 오히려 강세를 보이며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지정학적 리스크 헤지 자산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QCP캐피털은 보고서에서 “최근 시장 상황은 ‘크립토의 반격’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비트코인이 높은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며 “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커질수록 국경 간 유동성을 찾는 수요가 온체인 활동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관 자금 유입 확대…기업 비트코인 보유 증가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도 시장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코인셰어스 데이터에 따르면 최근 한 주 동안 글로벌 디지털자산 상장지수상품(ETP)에는 약 10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특히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유입을 주도하고 있다.
QCP캐피털은 최근 3주 동안 블랙록의 비트코인 ETF에만 약 17억50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의 비트코인 보유 확대도 이어지고 있다. 티모시 미시르 블록헤드리서치네트워크 리서치헤드는 보고서를 통해 “기업 재무부들이 신규 채굴 공급량의 약 2.8배 속도로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상장 기업들이 보유한 비트코인은 약 115만개로 전체 공급량의 약 5.5%에 달한다.
대규모 숏 청산…주말 동안 10억달러 청산 발생
파생시장에서는 대규모 청산도 발생하며 상승을 가속했다.
최근 비트코인이 7만달러까지 하락했던 지난 13일에는 약 4억7000만달러 규모의 포지션이 청산됐고 이후 가격이 7만4000달러를 돌파하면서 약 2억7000만달러 규모의 숏 포지션이 추가로 청산됐다.
디지털자산 분석 계정 CryptoReviewing은 X(옛 트위터)에서 “주말 동안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약 10억달러 규모의 청산이 발생했다”며 “현재 7만4000~7만7000달러 구간 위에 상당한 유동성이 존재하지만 6만8000~7만1000달러 구간에도 대규모 청산 유동성이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7만5000달러 돌파 여부가 단기 분수령”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의 다음 주요 분기점으로 7만5000달러 구간을 지목하고 있다.
옵션 시장에서는 7만5000달러 행사가에 약 8000계약 규모의 옵션 미결제약정이 몰려 있다. 해당 구간을 돌파할 경우 시장 조성자들의 헤지 거래가 증가하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글래스노드는 “7만5000달러 부근에는 상당한 규모의 네거티브 감마 구간이 존재한다”며 “가격이 이 수준을 돌파하면 헤지 수요가 증가하며 상승 속도가 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테드 필로우스 시장분석가는 X를 통해 “비트코인이 7만4000달러를 돌파하며 7만5000~7만6000달러 저항 구간에 진입했다”며 “이 구간은 마이클 세일러의 평균 매수 가격대와 겹치는 중요한 저항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으로 7만6000달러 위로 일시적인 돌파가 나타난 뒤 조정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경우에 따라 6만달러대 재시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현재 구간을 과열이 아닌 축적 단계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최근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단기 보유자의 수익 구간 비중이 아직 50% 이하에 머물러 있어 상승 사이클 초기 단계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향후 시장 방향성은 중동 지정학 상황과 에너지 가격 흐름 그리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정책 기대 변화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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