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정은 기자] 국가 승인을 얻은 ‘비트코인 선물 상품’ 출시를 앞둔 현재 “올해가 기관 투자의 원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암호화폐 업계가 오랫동안 기다려온 실물 결제 비트코인 선물 계약이 마침내 내달 공식 모습을 드러낸다.

세계 최대 증권 거래소 인터콘티넨탈 익스체인지(ICE)가 설립한 비트코인 선물 플랫폼 백트(Bakkt)는 9월 23일 비트코인 선물 계약을 공식 출시한다. 켈리 로플러 CEO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우리의 계약 상품은 이미 자기 인증 절차를 통해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승인을 받았으며 사용자 수용 테스트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뉴욕주 금융감독청(NYDFS)으로부터 신탁회사 설립에 대한 승인도 획득해 실물 결제 선물에 필요한 비트코인 수탁 업무를 제공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스닥(NASDAQ)이 투자한 암호화폐 거래소 에리스엑스(ErisX)도 연내 암호화폐 선물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달 초 에리스엑스(ErisX)는 CFTC로부터 파생상품 청산기관(DCO) 면허를 발급받았다. 에리스엑스의 파생상품 시장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 선물 계약에 대한 청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ErisX가 금년 하반기 선물시장을 출범시킬 경우 동일 플랫폼에서 현물과 선물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첫 번째 암호화폐 거래소가 될 전망이다. 크립토글로브는 ErisX가 금년 하반기에 비트코인 선물 상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이 백트와 에리스엑스를 주목하는 배경 중 하나는 이들이 출시하는 선물은 만기일에 ‘비트코인’ 실물을 제공해야 하는 ‘실물 인수도 방식’이기 때문이다. 2017년 CME와 CBOE가 내놓은 비트코인 선물 상품은 계약 만기일에 매도자와 매수자가 비트코인 가격의 차익을 ‘달러(현금)’로 주고받는다. 실물인 비트코인 수요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백트는 현금이 아닌 비트코인(실물)을 주고받는 실물 인수도 방식이다.

이 밖에 미국 비트코인 파생상품 제공 업체인 렛저엑스(LedgerX)도 모든 이에게 제공할 수 있는 비트코인 선물 계약 출시를 위한 CFTC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레저엑스는 이를 서비스할 옴니(Omni) 플랫폼만 공개된 상태다.

업계는 이러한 선물 상품 출시가 기관 투자를 유인할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체인파트너스는 기관투자자를 유인할 촉매제로 ‘백트’를 강조하며 “2019년은 비트코인 기관투자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도 암호화폐 투자에 나서거나, 투자 인프라 구축에 나선 기관들이 늘어나고 있다.

▲ 올해 암호화폐 시장 관련 기관들의 움직임 정리 <참고=sfox>

체인파트너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최고경영자는(CEO)는 최근 “1년 전까지만 해도 기관투자자가 크립토를 채택할지 여부는 미지수였지만, 현재는 기관투자자로부터 매주 2억~4억 달러의 새로운 자금이 예치되고 있다”고 밝혔다. 코인베이스는 최근 디지털 자산 지갑 업체인 자포(Xapo)를 인수했다. 이에 대해 체인파트너스는 “증가하는 기관투자자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했다.

전통 금융도 이를 인지하는 목소리가 있다. 지난 6월 JP모건 보고서는 5월 한 달 동안 비트코인 선물 거래량은 5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점을 언급하며, 기관 투자가들의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2017년 이후 비트코인 시장이 뚜렷하게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5월 피델리티가 400개 이상 미국 기반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서는, 응답자의 약 40%가 앞으로 5년간 디지털 자산에 투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기관이 비트코인 투자에 나서는 배경에 대해 체인파트너스는 ‘포트폴리오 분산효과’와 ‘글로벌 리스크 헤지 수단’을 꼽았다.

체인파트너스 보고서가 인용한 디지털 자산 투자업체 그레이스케일(Grayscale)에 따르면, 디지털 자산은 주식이나 채권, 상품, 법정화폐, 금 등 다른 자산 군과의 가격 연관성이 거의 없다. 보고서는 “다양한 자산 군에 투자하는 멀티자산 포트폴리오에 ‘디지털 자산’을 추가할 경우, 위험을 낮추고 기대수익률을 높이는 효과를 본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비트코인이 앞으로 글로벌 리스크 헷지(위험 회피) 수단으로서 갖는 ‘잠재력’도 꼽힌다. 앞서 체인파트너스는 주간 보고서에서 “키프로스 사태, 브렉시트, 트럼프 당선, 북한 핵실험, 그리고 최근 미중전쟁 갈등 심화 등 비트코인 가격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때마다 상승했다”며 “대안적 가치저장 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미국 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에 대해서는 내년 또는 그 이후로 내다봤다. 비트코인 제국주의 저자인 한중섭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은 “백트와 에리스엑스와 같은 실물인수도 방식의 비트코인 선물 거래가 활성화되면, 이 가격에 기반한 비트코인 ETF의 승인 확률이 높다”며 “실제 비트코인 ETF 승인은 2020년~2021년쯤 돼야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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