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거대한 폭풍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미군이 이란 원유 수출의 90%를 담당하는 카르그섬(Kharg Island)을 전격 타격하며 중동 리스크가 최정점으로 치달았다. 이달 들어 유가가 40% 이상 폭등한 가운데,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8%가 증발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면서 16일 글로벌 금융시장은 개장과 동시에 거센 폭풍우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리피니티브와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이란의 핵심 수출 거점인 카르그섬 내 군사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에 이란은 즉각 UAE 푸자이라 터미널을 드론으로 타격하며 보복에 나섰다.
J.P.모건의 나타샤 카네바 분석가는 “이는 명백한 분쟁의 확대(Escalation) 신호”라며 “카르그섬뿐만 아니라 사우디의 라스 타누라, 아브카이크 등 걸프 지역 핵심 시설 전체가 가시적인 위협에 노출됐다”고 경고했다.
스티븐 쇼크 쇼크그룹 창립자도 “우리는 지금 브레이크가 파열된 채 1차선에서 질주하는 자동차와 같다”며 브렌트유가 오늘 개장과 동시에 117~120달러를 돌파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공급망 훼손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IEA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인해 3월 글로벌 원유 공급이 하루 800만 배럴(bpd)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중동 생산국들의 감산 규모까지 합치면 최소 하루 1000만 배럴 이상의 공급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
사태가 긴박해지자 IEA는 4억 배럴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공식화했다. 특히 지리적으로 인접한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에 우선적으로 물량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해협 봉쇄라는 물리적 차단이 해결되지 않는 한, 비축유 방출만으로는 40%가 넘는 가격 급등세를 꺾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우세하다.
정치적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투자자들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요소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동 동맹국들의 외교적 중재 노력을 거부하고 있으며, 이란 역시 미·이스라엘의 공격 중단 없이는 휴전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부 장관은 “몇 주 내로 전쟁이 끝날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지만, 시장은 냉담하다. 당장 오늘 아침 문을 여는 아시아 시장에서는 정유·화학주뿐만 아니라 고유가 직격탄을 맞는 항공, 해운, 제조업체들의 변동성이 극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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