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정점으로 불리는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6’이 16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막을 올린다. 이번 행사는 엔비디아가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자를 넘어 AI 생태계 전반을 지배하는 ‘AI 팩토리’로 거듭날 수 있을지를 증명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비전 그 이상의 숫자가 필요하다”… 높아진 눈높이와 주가의 한계
시장의 기대치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엔비디아 주가는 연초 대비 약 3% 하락하며 지난달 기록적인 실적 발표 이후에도 다소 무거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월가 일각에서는 엔비디아가 과거처럼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할 ‘한 방’을 내놓기 어려워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제이 골드버그 씨포트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엔비디아가 예전만큼 시장의 방향을 돌려놓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올해 반도체 업황 전망에는 단순한 비전보다는 공급망 제약을 뚫고 수익성을 증명할 구체적인 지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기술 로드맵에 쏠려 있다. 월가는 차세대 ‘베라 루빈(Vera Rubin)’ 플랫폼 이후 아키텍처인 ‘파인만(Feynman)’까지 이어지는 중장기 로드맵의 구체화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엔비디아가 약 200억달러 규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그록(Groq) 기술을 활용한 신규 칩 플랫폼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엔비디아가 강점을 가진 GPU는 AI 학습(training)에 최적화돼 있다. 반면 그록은 추론(inference)에 특화된 LPU(Language Processing Unit)를 개발한다. AI 활용이 학습 중심에서 실시간 추론 중심으로 확대되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데이비드 오코너 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이번 발표가 엔비디아의 AI 추론 경쟁력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을 완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CPU·광통신 강화…‘AI 팩토리’ 전략 부각
엔비디아의 CPU 확장 전략도 관심사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엔비디아가 인텔과 협력해 x86 기반 맞춤형 CPU를 발표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기업용·소비자 전자기기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GPU·네트워킹·스토리지·소프트웨어를 통합한 ‘AI 팩토리’ 전략이 재차 강조될 가능성이 크다. 단일 칩 성능 경쟁에서 벗어나, 시스템 단위의 통합 인프라 경쟁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AMD, 브로드컴 등 경쟁사와의 차별화 포인트로 꼽힌다.
전력 효율성도 주요 변수다. 엔비디아는 최근 코히런트, 루멘텀과 비독점 계약을 체결하고 실리콘 포토닉스 기반 광 네트워킹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전기 대신 빛으로 데이터를 전송해 대역폭을 높이고 전력 소모를 줄이는 기술이다.
AI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광 인터커넥트와 첨단 패키징 기술은 성능뿐 아니라 에너지 효율 경쟁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올해 GTC는 단기 주가 반등의 촉매라기보다는, 엔비디아가 AI 산업의 다음 단계—추론 확대, 시스템 통합, 전력 효율—에서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점검하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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