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국제 금값이 13일(현지시각) 하락하며 온스당 5000달러 초반대로 밀렸다. 중동 지정학적 긴장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금 가격을 압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레이딩뷰에 따르면 이날 금 가격은 온스당 501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며 전일 대비 약 62.93달러(1.24%) 하락했다. 장중 한때 505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약세 흐름이 이어졌다.
금 가격은 이날 장 초반 온스당 5110달러를 웃돌기도 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강해진 달러와 상승한 국채 수익률이 금 투자 매력을 약화시키면서 매도 압력이 확대됐다.
최근 금 가격 하락의 핵심 요인은 달러와 채권금리 상승이다.
달러지수는 이날 약 100선 위로 올라서며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동시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약 4.28% 수준까지 상승하며 약 6주 만에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할 경우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여기에 달러 가치 상승은 달러로 거래되는 금 가격에 추가적인 하락 압력을 가한다.
시장에서는 최근 투자자들이 금보다 현금과 수익률 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하락은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나타났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중동 전쟁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란은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봉쇄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지정학적 긴장은 금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근접하면서 인플레이션 재확산 우려가 커졌고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하를 늦출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크게 낮아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최근 유가 급등이 물가 상승 압력을 다시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금리 인하 기대를 줄이고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는 금보다 국채나 달러 등 수익률이 있는 자산이 상대적으로 선호되는 경향이 있다.
로스 노먼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이 다른 자산에서 발생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금을 매도하고 현금을 확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금 가격의 장기적인 상승 기반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 경제 성장 둔화 신호와 함께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중앙은행은 금 매입을 지속하고 있는 반면 인도에서는 높은 가격과 수입 관세로 인해 수요가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경우 금 가격이 단기적으로 압박을 받을 수 있지만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만큼 금 가격이 온스당 5000달러 위에서 지지력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국제유가 흐름과 미국 통화정책 전망, 그리고 중동 지역 군사 상황 변화를 주요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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