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미국 연방 법원이 바이낸스와 바이낸스US 운영사 등을 상대로 제기된 테러자금 지원 소송을 기각했다. 다만 법원은 소장의 구조와 내용이 부적절하다며 원고 측에 수정된 소장을 다시 제출할 기회를 부여했다.
미국 앨라배마 중부 연방지방법원의 채드 W. 브라이언 치안판사는 12일(현지시각) 바이낸스를 상대로 제기된 테러자금 지원 소송을 기각했다.
브라이언 판사는 원고 측이 제출한 수정 소장이 연방 소송 규칙이 요구하는 기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판사는 해당 소장을 “전형적인 샷건 소송(shotgun pleading)”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여러 피고를 하나로 묶어 광범위한 주장만 나열하고 각 피고의 구체적 행위를 명확히 연결하지 않는 소장을 의미한다.
이 소송은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가 연루된 공격의 피해자와 유가족들이 제기했다. 원고 측은 바이낸스 홀딩스, 창펑 자오 전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바이낸스US 운영사인 BAM 트레이딩 서비스(BAM Trading Services)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소송 근거로는 미국 반테러법(Anti-Terrorism Act)과 외국인 불법행위법(Alien Tort Statute), 그리고 일반 과실 책임 등이 제시됐다.
그러나 법원에 따르면 원고 측 소장은 100쪽이 넘는 분량에 수백 개의 주장으로 구성돼 있었다. 특히 여러 피고를 반복적으로 묶어 언급하면서 각 기업이 어떤 행위를 했는지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법원은 지적했다. 어떤 원고가 어떤 청구를 제기하는지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원은 사건을 완전히 종결하지는 않았다. 판사는 원고 측에 소장을 다시 작성해 제출할 기회를 부여했다.
새 소장은 다음달 10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법원은 수정된 소장에서 각 법적 주장별로 별도의 항목을 구성하고 어떤 원고가 어떤 피고를 상대로 청구하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지시했다. 각 피고의 행위가 원고들이 주장하는 피해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고 했다. 법원은 이러한 결함이 수정되지 않을 경우 사건이 최종적으로 기각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판결은 최근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이 바이낸스를 상대로 한 또 다른 테러자금 소송을 기각한 직후 나왔다. 해당 사건은 하마스와 헤즈볼라 관련 공격 피해자 수백 명이 제기한 소송이었다.
당시 법원은 원고 측이 바이낸스의 행위와 특정 공격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번 앨라배마 판결은 테러 책임 여부 자체보다는 소장의 구조적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바이낸스는 최근 불법 금융 관련 의혹을 둘러싼 논란에도 직면해 있다. 최근 이란 네트워크와 연관된 디지털자산(가상자산) 흐름 조사 관련 보도를 둘러싸고 월스트리트저널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