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체인 금융 시대, 원화 스테이블코인 전략 중요
디지털자산기본법 "2028년 시행 전망"
[블록미디어 김해원 기자] 디지털자산과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블록체인이 금융과 데이터 인프라의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에이전트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신뢰 기반 인프라로서 블록체인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12일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 3층 텍스파홀에서 열린 ‘2026 블록체인 밋업 컨퍼런스(BCMC)’에서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 시대가 본격화될수록 블록체인 기반 신뢰 인프라와 자산 토큰화(Tokenization) 금융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에이전트 시대… “레이어2 인프라 필수”
이날 첫 번째 키노트 세션에서 김덕진 IT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은 블록체인이 더 이상 일부 기술 커뮤니티의 실험적 기술이 아니라 전통 금융권에서도 도입이 확대되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JP모건 등 전통 금융기관들도 블록체인 기반 금융 인프라를 도입하고 있다”며 “블록체인은 특수한 기술이 아니라 점차 메인스트림 금융 시스템으로 편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의 핵심 특징으로 △탈중앙화 △불변성 △투명성 세 가지를 꼽았다. 김 소장은 “이러한 특성을 통해 특정 기관을 신뢰하지 않더라도 시스템 자체를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개자 없이 모든 정보가 기록되고 쉽게 수정할 수 없으며, 누구나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는 구조를 통해 신뢰 가능한 계약 환경이 형성된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블록체인이 인공지능(AI) 기술과 결합할 경우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도 설명했다. 그는 AI 분야에서 블록체인이 제공할 수 있는 요소로 △데이터 출처 증명 △모델 버전 기록 △자율 에이전트 구조 구현 △법적 책임성 확보 등을 제시했다.
아울러 AI 에이전트 시대에는 레이어2(Layer2) 인프라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 에이전트가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API를 수천 번 호출하는 구조가 일반화될 경우 기존 결제 시스템이나 이더리움 메인넷의 가스비 구조로는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김 소장은 써클(Circle)과 알케미(Alchemy) 등이 연구 중인 새로운 결제 구조를 예로 들었다. 그는 “여러 거래를 묶어 한 번에 처리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며 “거래 비용을 0.001센트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면 AI 에이전트 간 경제 활동도 현실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온체인 금융 시대…통합 전략 필요”

이어 진행된 두 번째 키노트에서는 이종섭 서울대학교 교수가 자산 토큰화 금융의 제도적 과제를 설명했다.
이 교수는 토큰화 금융이 단순한 기술 실험을 넘어 실제 금융 인프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규제 체계와 금융 제도가 함께 정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토큰화 금융이 제대로 작동하려면 지급 준비성, 담보 자산 유동성 관리, 법적 소유권 보장, 자금세탁 방지(AML)와 고객확인(KYC) 체계 등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의 디지털 금융 전략이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STO), 결제 인프라 등으로 분절적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온체인 금융 시대에 맞는 통합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온체인 금융에서는 결제, 자산 발행, 거래가 하나의 플랫폼에서 작동한다”며 “한국도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 시장 확대, 글로벌 블록체인 네트워크 연결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결제 레이어의 주권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한국은 글로벌 디지털 금융 시스템에서 단순 사용자 국가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며 원화 기반 온체인 금융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달러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전략적 중요성을 짚었다.
이 교수는 “경제 주권의 핵심 인프라인 결제 시스템을 외부에 넘겨주게 되면 한국은 단순 사용자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며 “플랫폼 기술을 보유한 국가로서 디지털 금융 인프라를 전략적으로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자산 기본법, 2028년 시행 가능성”

이날 행사에서는 디지털자산 제도화 논의에 대한 전망도 제기됐다.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진행 상황과 관련해 “현재 금융당국의 법안이 마련되는 단계이며 거래소 지분 규제와 발행 주체 문제를 두고 업계와 당국, 은행 간 의견 차이가 있어 정부안의 국회 제출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빠르면 3~4월 중 국회에 제출될 가능성이 있으며 입법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시행은 2028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사업자들이 기다리고 있는 만큼 규제 샌드박스 도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현재 디지털자산기본법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데이터 주권 시대와 블록체인, 디지털자산 산업 성장을 위한 법·제도 설계, 금융과 플랫폼이 만나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등을 주제로 다양한 세션이 이어졌다. 행사에는 학계와 산업계 전문가들이 참석해 블록체인과 스테이블코인이 만들어갈 디지털 경제 인프라에 대해 논의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