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중동 해상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사상 최대 규모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했지만 공급 차질 우려가 더 크게 작용하며 시장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는 모습이다.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12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장중 최대 8.2% 상승하며 배럴당 99.54달러까지 치솟아 100달러 선에 근접했다. 같은 시각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94달러를 돌파하며 강한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이날 상승세는 이라크 해역에서 유조선 두 척이 공격을 받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촉발됐다. 이라크 국영 항만회사 관계자는 국영 이라크 뉴스통신을 통해 공격 이후 주요 석유 터미널 운영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중동 전반의 해상 에너지 운송망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다시 부각시켰다.
이미 중동 산유국들은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폐쇄된 이후 생산 감축에 나선 상태다. 이라크가 가장 먼저 감산에 들어갔고 쿠웨이트와 사우디아라비아도 뒤따랐다. 현재까지 걸프 지역에서 약 6% 수준의 공급 감소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응해 IEA는 회원국 공동으로 4억 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 방출을 결정했다. 이는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단행됐던 방출 규모를 크게 웃도는 사상 최대 수준이다. 미국도 글로벌 공급 안정화를 위해 총 1억7200만 배럴을 방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비축유 방출이 공급 충격을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원유 소비량이 하루 약 1억 배럴 수준인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량만 하루 약 2000만 배럴에 달하기 때문이다.
대럴 플레처 배녹번캐피털마켓 상품 담당 매니징디렉터는 블룸버그에 “IEA의 비축유 방출이 시장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고 오히려 가격은 더 상승했다”며 “시장에 잘못된 신호를 보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닐 베버리지 샌포드C번스타인 리서치 총괄도 “유가를 다시 안정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되는 것”이라며 “전략비축유 방출 규모는 해협 봉쇄로 발생한 하루 약 2000만 배럴 공급 차질과 비교하면 매우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중동 긴장도는 여전히 높다. 이란은 휴전을 위해 미국과 이스라엘이 향후 군사 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아 단기간 내 전쟁 종료 기대는 약화되고 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켄터키주 연설에서 전쟁이 조만간 끝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목표를 완수할 때까지 머물 필요가 있다”고 말해 군사 작전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동 긴장이 이어질 경우 에너지 시장의 변동성도 당분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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