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크라켄, 배당·의결권 갖춘 ‘진짜 디지털 주식’ 추진
당정, 거래소 대주주 지분 20% 제한 검토… 소유 분산 집중
업계·야당 “과잉 규제가 글로벌 경쟁력 발목 잡나” 비판
[블록미디어 오수환 기자] 미국 증권거래소 운영사 나스닥(Nasdaq)이 글로벌 디지털자산 거래소 크라켄과 손잡고 ’24시간 토큰화 주식 거래’ 서비스를 추진하며 전통 금융과 블록체인의 결합을 본격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막바지 조율 과정에서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며 정책 논의가 규제 프레임에 갇히는 양상이다.
미국이 제도 혁신을 통해 디지털자산 시장의 외연을 넓혀가는 동안, 국내 논의는 산업 육성보다 소유 구조 통제에 방점이 찍히며 정책 역량이 엉뚱한 곳에 쏠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나스닥은 최근 성명을 통해 크라켄(Kraken) 및 주요 발행사들과 협력해 토큰화 주식 발행과 거래를 위한 전용 프레임워크를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하는 이 시스템은 단순히 주식 가격을 추종하는 수준을 넘어 토큰 보유자에게 실제 주주와 동일한 의결권과 배당 권리를 부여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토큰화 주식은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채 가격만 연동하는 파생상품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이 경우 토큰 보유자는 법적으로 주주로 인정되지 않아 배당이나 의결권 등 핵심적인 권리를 행사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반면 나스닥이 추진하는 모델은 토큰 자체가 실제 주식을 대표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이 이동하면 해당 주식의 소유권도 함께 이전되기 때문에 토큰 보유자는 기존 주주와 동일하게 배당을 받고 주주총회 의결권도 행사할 수 있다. 이는 토큰화 주식을 단순한 투자 상품을 넘어 실제 지분을 블록체인에서 직접 관리하는 ‘디지털 주식’ 형태로 구현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탈 코헨(Tal Cohen) 나스닥 사장은 “그동안 토큰화는 주로 투자자 관점에서 논의돼 왔다”며 “이번 프로젝트는 기업 발행자(issuer)의 요구를 중심으로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배당 지급이나 의결권 행사 등 기업 행위(corporate actions)를 자동화하거나 간소화하는 방안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이번 나스닥의 행보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디지털자산 친화 정책과 지난해 통과된 스테이블코인 법안인 ‘지니어스 법(Genius Act)’ 등 정책 환경 변화의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블랙록(BlackRock)과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 등 대형 금융기관들은 이미 토큰화 머니마켓펀드(MMF)를 출시했으며, 뉴욕증권거래소(NYSE) 역시 유사한 디지털 증권 거래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이 디지털자산을 발판 삼아 금융 인프라 확장에 속도를 내는 사이, 국내에서는 디지털자산기본법 논의의 무게추가 다시 규제 쪽으로 기울고 있다. 금융당국과 여당은 법안의 핵심 쟁점인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관련해 일정 수준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지난 5일 당정협의를 통해 ‘거래소 대주주 지분 20% 제한과 3년 유예’를 포함한 디지털자산기본법에 합의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중동 정세 악화로 일정이 순연됐다.
검토안에 따르면 거래소 대주주 지분 상한을 20%로 설정하되 시행령에서 금융위원회가 정하는 예외 요건을 충족할 경우 최대 34%까지 보유를 허용하는 방안이 담겼다. 다만 이 같은 예외는 원화마켓 거래소에는 적용되지 않고, 신규 거래소와 코인마켓 거래소에 한해 허용될 전망이다.
당국이 지분 규제를 추진하는 배경에는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공적 성격의 금융 인프라로 바라보는 시각이 깔려 있다. 창업자나 특정 대주주에게 지배력이 집중되면 주요 의사결정이 사적 이해관계에 따라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소유 구조를 분산해 거래소 운영의 공정성과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자산 업계 관계자는 “당국이 은행·증권사에 버금가는 시장 영향력을 감안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소유 분산을 통해 이해 충돌과 사익 추구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는 것”이라며 “ 특히 특정 거래소가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독식하는 국내 시장 상황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만으로는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인식이 규제 강화론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와 야당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분 제한이 사실상 기업의 경영권을 침해하는 과잉 규제라는 주장이다. 정성훈 한국재무관리학회 회장은 “거래소 대주주 지분을 제한하는 것은 금융 안정성과 이해 상충 방지를 위한 취지일 수 있지만 규제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위험의 근원이 단순히 지분율 자체에 있는지, 아니면 지배구조의 투명성이나 내부 통제의 실효성, 고객 자산 보호 장치의 미비에 있는지에 대한 냉정한 진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국민의힘이 주최한 ‘디지털자산 산업 발전 방향’ 특별세미나에서 “정부가 그동안 디지털자산 산업 활성화를 위해 실질적으로 지원한 정책은 거의 없고 규제 중심 정책만 이어져 왔다”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 역시 당초 논의에 없던 규제가 추가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여당 내부에서도 해당 조항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전날 열린 세미나에는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소속 박민규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여당 의원이 야당 주최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례적인 장면이다. 다만 박 의원은 “국민의힘 세미나 자리에서 밝히기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같은 TF 소속 민병덕 민주당 의원 역시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민 의원은 “디지털자산 기본법은 산업의 발판이 돼야지 발목 잡기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VC동향] 크라켄 2억달러 ‘쏠림’… 온기는 유지했지만, 체감은 ‘글쎄’ [VC동향] 크라켄 2억달러 ‘쏠림’… 온기는 유지했지만, 체감은 ‘글쎄’](https://cdn.blockmedia.co.kr/wp-content/uploads/2026/04/20260417-155747-560x305.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