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예윤 기자] 코스피가 최근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극단적인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중심 랠리로 ‘코스피 7000’을 바라봤던 시장이 중동 지정학 리스크를 계기로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을 과열된 상승장에 대한 단기 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반면 전쟁 장기화 시 국제유가 급등이 국내 경제와 증시에 더 큰 부담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중동 긴장에 흔들린 코스피…AI·반도체 랠리 제동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국이 이란을 공격한 직후 한 주 동안 코스피는 10% 넘게 하락했다. 이번 급락은 외국인 매도가 주도했다. 최근 변동성 국면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약 7조451억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약 10조6486억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 매도 물량을 상당 부분 받아냈다. 기관 투자자 역시 약 4조3164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상승장을 이끌었던 AI·반도체 장비주도 가장 먼저 흔들렸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는 약 10%, SK하이닉스는 약 12% 하락했다. 급등했던 종목들이 조정을 받기 시작하자 지수 하락 폭도 빠르게 확대됐고 개인 투자자가 몰렸던 중소형 성장주의 변동성도 함께 커졌다. AI와 반도체 관련 테마주 역시 매물이 쏟아지며 낙폭이 확대됐다.
하락 압력을 키운 또 다른 요인은 상승장에서 쌓인 레버리지 투자다. 신용융자를 활용한 이른바 ‘빚투’ 물량이 시장 하락과 맞물리면서 반대매매가 빠르게 늘었다. 신용거래는 일정 수준 이상 손실이 발생하면 담보비율을 맞추기 위해 강제 매도가 이뤄지는 구조다. 지수가 10% 하락할 경우 레버리지 상태에서는 계좌 손실이 40~50%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어 하락장이 시작되면 충격이 더 크게 증폭될 수 있다.
과열 상승장 이후 숨고르기…단기 조정 가능성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하락을 단기 조정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최근 한국 증시는 글로벌 주요 시장과 비교해도 이례적인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지난해 약 75% 상승했다. 같은 기간 나스닥이 약 21.3%, S&P500이 약 17.3%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크게 앞선 수준이다. 시장 상승세가 가파르게 이어졌던 만큼 전쟁 초기에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외국인 자금 흐름 역시 조정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지난 2월 한 달 동안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약 136억7000만달러(약 20조원)를 순유출했다. 이는 아시아 주요 시장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시장에서는 이번 하락이 단순히 중동 리스크 때문이라기보다 이미 고평가 부담과 외국인 이탈 조짐이 나타났던 한국 증시가 지정학적 충격을 계기로 조정을 받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 수석은 “전쟁 초기에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것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연초 급등했던 한국 증시는 밸류에이션 부담을 해소하는 단기 조정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쟁 장기화 우려…한국 ‘치명타’ 가능
문제는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줄 가능성이다. 시장이 가장 경계하는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와 국제유가다. 이란이 미국의 공격에도 물러서지 않고 주변 지역을 공격하는 등 강경한 대응을 이어가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여기에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국제 유가는 단기간에 20% 이상 급등했다. 한국은 원유 수입의 약 66~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해협 물류 차질은 곧바로 국내 경제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가 상승은 단순한 에너지 가격 문제가 아니라 수출과 생산비,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무역협회 분석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한국의 수출 물량은 2.48% 감소하고 수입 금액은 2.68% 증가하며 제조업 원가는 평균 0.68%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출 중심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이지만 에너지 수입 의존도 역시 높기 때문에 유가 상승은 기업 수익성을 직접 압박하는 변수라는 의미다.
더 강한 충격을 가정한 시나리오도 제시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수준으로 상승할 경우 한국 경제 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하고 물가는 1.1%포인트 상승하며 경상수지는 약 260억달러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가 15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경우 성장률은 0.8%포인트 하락하고 물가는 2.9%포인트 상승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한국은행 역시 최근 물가 점검에서 중동 정세에 따른 유가 상승을 향후 물가의 핵심 변수로 지목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 수석은 “분쟁이 길어지면 인플레이션 고착화와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질 수 있다”며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지연시켜 증시 회복 탄력성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시장의 진짜 변수는 시간이라는 분석이다. 김 수석은 “환율과 금리 변동성이 정상화되고 분쟁의 조기 종결 가능성이 확인되는 시점부터 외국인 수급도 점차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롤러코스터 K증시 ②] ‘유가 150불’ 공포 덮친 국장⋯ 외인 떠난 7조 빈자리, 개미가 채웠다 [롤러코스터 K증시 ②] ‘유가 150불’ 공포 덮친 국장⋯ 외인 떠난 7조 빈자리, 개미가 채웠다](https://cdn.blockmedia.co.kr/wp-content/uploads/2026/02/20260223-092905-1200x800.jpg)
![[뉴욕증시 마감] “이란 협상 불안” 유가 급등에 증시 일제히 ‘털썩’ [뉴욕증시 마감] “이란 협상 불안” 유가 급등에 증시 일제히 ‘털썩’](https://cdn.blockmedia.co.kr/wp-content/uploads/2026/04/20260422-050731-560x311.jpg)

![[뉴욕 코인시황/마감] 비트코인 7.6만달러 반등…중동 긴장 속 지지선 사수 [뉴욕 코인시황/마감] 비트코인 7.6만달러 반등…중동 긴장 속 지지선 사수](https://cdn.blockmedia.co.kr/wp-content/uploads/2026/04/20260421-051653-560x207.jpg)
![[뉴욕증시 마감] 3대 증시 일제 소폭 하락…트럼프 강경 발언·과열 부담에 혼조 [뉴욕증시 마감] 3대 증시 일제 소폭 하락…트럼프 강경 발언·과열 부담에 혼조](https://cdn.blockmedia.co.kr/wp-content/uploads/2026/04/20260421-050817-560x313.jpg)
![[신현송 접근법③] “은행만 발행해라”⋯ ‘프라이빗 체인에 갇힌 유동성 [신현송 접근법③] “은행만 발행해라”⋯ ‘프라이빗 체인에 갇힌 유동성](https://cdn.blockmedia.co.kr/wp-content/uploads/2026/04/20260415-104029-560x299.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