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쿠웨이트가 원유 저장 공간 부족으로 일부 유전의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중동 산유국 전반에 저장시설 포화 위기가 확산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쿠웨이트는 원유 저장 탱크가 가득 차기 시작하면서 일부 유전 생산을 감축했다.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쿠웨이트 정부가 추가 감산과 정유 생산 축소 여부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쿠웨이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창립 회원국이다. 정부는 필요할 경우 국내 소비에 필요한 수준까지 생산과 정제 규모를 더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결정은 수일 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
에너지 데이터 업체 클레퍼(Kpler)는 쿠웨이트가 이미 생산 감축에 들어간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저장시설이 현재 속도로 채워질 경우 약 12일 안에 완전히 포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동 산유국들은 통상 대형 저장 탱크를 이용해 원유를 저장한 뒤 수출한다. 그러나 이란 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수송이 마비되면서 원유가 중동 지역에 쌓이고 있다.
클레퍼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주요 저장시설도 빠르게 차고 있다. 두 나라 모두 3주 이내 저장 한계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저장시설이 가득 차는 상황은 업계에서 ‘탱크 톱(tank tops)’으로 불린다. 이 경우 산유국들은 기술적·정치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UBS 원자재 전략가는 “중동 저장시설은 제한적이며 탱크가 넘치는 것을 막는 유일한 방법은 생산을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분쟁 이후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글로벌 기준 유종인 브렌트유는 현재 배럴당 약 89달러로 지난주 약 72달러에서 크게 상승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유전 생산 중단이 확대될 경우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현재 이 항로가 사실상 마비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은 저장 공간 확보와 수출 경로 확보 사이에서 압박을 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일부 원유 수출을 홍해 연안 얀부(Yanbu) 항구로 우회하고 있다. 그러나 분석가들은 이 경로만으로는 걸프 지역 수출 차질을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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