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이미선 이코노미스트]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을 시작으로 중동 지역이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2일 중동 최대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에 무인기 공격이 가해지며 유가는 장중 8% 이상 급등했고 3일 74.6달러에 거래됐다. 이란으로부터 공항, 항만 등에 전방위 공격을 받은 걸프 국가들은 이란에 대한 공격을 검토하는 등 전쟁 확전 위험에 시장은 경계하고 있다.
나스닥 지수는 3일 장중 2.7% 하락했다. 코스피 지수는 3일 5% 이상 하락하면서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었고 4일에는 8% 이상 하락하면서 서킷 브레이커가 발동되었다. 달러-원 환율은 3일 야간 거래에서 1,506원까지 상승했다.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2일 미국 10년과 2년 금리는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각각 9bp 이상 급등했다. 한편 이스라엘 증시는 4.7% 급등했는데 이란 정권 교체 또는 중동 지역 내 영향력 약화가 이스라엘의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해소할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결과였다.
전쟁의 소용돌이 속 비트코인 비교적 안정적
비트코인 가격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지켜냈다. 비트코인은 지난 2월5일 장중 6만달러까지 급락한 후 최근 1달간 6만3000달러에서 7만달러사이에서 등락 중이며 전쟁이 격화된 지난 이틀 동안에는 오히려 저점을 높여 6만7,000~6만9000달러 가격을 유지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흐름을 보인 이유로는 우선 주식시장 대비 먼저 큰 폭으로 하락했던 만큼 추가 하락 보다는 반등의 여지가 커진 점을 들 수 있다.
두 번째는 그간 디지털자산 시장에서 제기되었던 ‘매일 오전 10시 매도 압력’ 논란이 해소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2월26일 시장조성자이자 글로벌 트레이딩 기업인 제인스트리트는 테라폼랩스 청산인으로부터 내부 거래 및 시장조작 혐의로 소송을 당했다. 제인스트리트는 시장 조성자이자 비트코인 ETF의 공인 참여자(AP, Authorized Participants)로 대규모 현물 및 선물, 옵션 매수 및 매도를 조직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재고와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10am 매도 압력 사라짐
그간 시장에서는 제인스트리트가 동부시간 매일 오전 10시 비트코인에 대한 기계적인 대규모 매도를 실행해 시장 가격을 낮춘 후 미리 취했던 선물 숏 또는 풋옵션 포지션에서 이익을 얻는 방식으로 시장 가격을 왜곡하고 막대한 이익을 취해왔다는 논란이 있어왔다.
제인스트리트는 2025년 4분기 13F 보고서에서 IBIT ETF를 2천주 이상 보유중이라 보고했는데 이와 관련한 선물, 옵션에 대해서는 어떤 포지션을 얼마나 보유중이며 어떤 매매를 수행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담겨있지 않다. 기본적으로 선물, 옵션 포지션은 공시의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제인스트리트는 시장의 의혹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지만 제인스트리트에 대한 소송 이후 매일 오전 10시에 등장했던 대량 매도 흐름은 멈춰진 상태다. 제인스트리트 계열사들은 2025년 7월 인도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지수 옵션을 조작한 협의로 거래 제한 조치를 받은바 있다. 지난 수개월 비트코인 시장에서 취해졌던 인위적인 매매 패턴과 유사한 방식으로 시장을 조작했다는 혐의였다.
혐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거의 매일 오전 등장했던 비트코인 대규모 매도 물량이 사라진 점은 비트코인 가격 안정에 분명한 도움을 주고 있다.
이란 디지털자산 거래소에서 대규모 유출
세 번째로 주목할 부분은 이란 전쟁 이후 이란의 디지털자산 거래소에서 발생한 대규모 디지털자산 유출 현상이다. 엘립틱(Elliptic) 분석에 따르면 이란 최대 디지털자산 거래소 노비텍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 몇 분 만에 디지털자산 자금 유출이 70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비텍스는 1100만 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이란 디지털자산 거래소로 이란 리알화를 디지털자산으로 전환한 후 외부 지갑으로 인출이 가능하다. 노비텍스에서는 2026년 초부터 유출규모가 급증하는 현상이 반복되었는데 1월9일 이란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후 이란 정권이 인터넷을 차단한 직후, 그리고 2월28일 이란에 대한 미국, 이스라엘의 첫 공격이 개시된 시기에 대규모 유출이 발생했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에도 해당 국가 디지털자산 거래소에서 대규모 자금이 유출되는 모습이 확인되었는데 이러한 현상은 장기적이기보다는 국지적인 특징이 있었고 가격 흐름을 추세적으로 끌고갈만한 동력이 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전쟁 또는 정부의 자본 및 인터넷 통제와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 국민들이 사유재산을 지키기 위해 디지털자산을 선택하는 경향이 높음을 방증하며, 실제로 디지털자산은 전쟁 등의 상황에서 재산을 안전하고 신속하게 이동시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기도 하다.
향후 시나리오
이란전의 향후 전개와 관련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1991년 걸프전, 2003년 이라크전과 같이 확전되지 않고 1~3개월 이내에 종료되는 경우다. 이 경우 유가는 초반에 급등하지만 전쟁이 종식되면서 금융시장도 비교적 빠르게 안정을 되찾을 것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고 실질적인 공급 차질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고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진입하는 경우다.
시나리오 1로 전개될 경우 금융시장이 곧 회복되고 주가가 반등하는 과정에서 비트코인도 동반 상승하는 흐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시나리오 2로 전개될 경우 주식시장은 고유가와 경기침체로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대부분의 자산군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다만 비트코인은 독특한 포지션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예단하기 어렵지만 제인스트리트의 가격 왜곡이 만약 사실이었다면 그간 인위적으로 짓눌렸던 가격 하락 압력이 제거된 점은 분명히 호재이다. 또한 전쟁 장기화로 주식시장과 금융 인프라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면 디지털자산은 개인지갑 보관을 통해 보안을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충분한 보유 명분이 된다. 결국 어떤 시나리오든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독특하고 유리한 포지션을 갖출 수 있게 된다.
클래리티 법안의 진전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지난 3월 1일 시장은 CLARITY 법안 수정안이 확정될 것을 기대했지만 이번에도 스테이블코인 이자지급 부분에서 은행과 디지털자산 업계 간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다만 3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 가운데서도 SNS을 통해 클래리티 법안 통과가 미뤄질 경우 미국의 디지털자산 산업 경쟁력이 중국 등 다른 국가대비 밀려날 것이라 경고하며 조속한 통과를 의회에 촉구했다.
향후 전쟁의 전개 양상에 따라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디지털자산이 지닌 송금의 편의성과 자본 통제를 피해 사유 재산을 지킬 수 있다는 특성은 분명한 장점으로 주목받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미선 블록미디어 이코노미스트 약력
ING자산운용 채권트레이더
·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입사
· 빗썸코리아 리서치센터 센터장
· 위메이드 마켓인사이트 팀장
· 해시드오픈리서치 리서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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