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양원모 기자]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는 변동성 장세 속에서 일부 투자 자금이 디지털자산 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한국 시장 특성상 주식-디지털자산 간 자금 순환이 과거에도 반복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흐름 역시 초기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증시 급락 뒤 반등… 극단 달리는 변동성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장 초반 코스피200 선물이 급등하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선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지 하루 만에 낙폭 대부분을 회복한 것이다. 코스피는 전날 12.06% 급락하며 2001년 9·11 테러 직후 기록했던 종전 최대 낙폭(-12.02%)을 넘어섰다.
전날 급락은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군사 충돌로 촉발된 지정학적 긴장과 최근까지 이어진 국내 증시 과열 흐름이 동시에 흔들리며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는 약 10개월 동안 인공지능(AI)과 반도체 관련 종목을 중심으로 약 180% 상승하며,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유가 상승세가 진정 조짐을 보이면서 증시는 하루 만에 급반등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시장은 이번 급등락이 펀더멘털 변화보다 투자 심리와 레버리지 축적에 크게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주식-디지털자산 자금 순환’ 가능성 주목
이 과정에서 양극을 달리는 변동성이 디지털자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코인마켓캡 등 해외 디지털자산 플랫폼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트코인은 최근 24시간 기준 약 7% 상승하며 7만3000달러선을 회복했다. 이더리움과 솔라나(SOL), 엑스알피(XRP) 등 주요 알트코인도 비슷한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 등 국내 거래소 기준으로도 비트코인은 약 1억57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며 저점 대비 반등 흐름을 이어갔다.
코인데스크는 이런 흐름 차이에 대해 “한국 시장은 위험 자산에서 완전히 빠져나가기보다 서로 다른 투기 시장 사이를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현기증 증시’가 이어질 경우 주식으로 이동했던 거래가 디지털자산 시장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두 자산은 디커플링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 5거래일간 비트코인과 코스피의 수익률 흐름을 비교한 트레이딩뷰 그래프를 보면, 코스피가 약 20% 하락하는 동안 비트코인은 약 11%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강한 흐름을 보였다.

전문가들 “이동 확인 단계 아냐”… 김치 프리미엄도 낮은 수준
다만 현재까진 본격적인 자금 이동이 확인된 건 아니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실제 국내 거래소 가격이 글로벌 시장보다 얼마나 높은지를 보여주는 ‘김치 프리미엄’은 약 1% 수준으로 과거 개인 투자자 열풍이 나타났던 시기와 비교하면 낮다.
전문가들도 유입 신호가 초기에 가깝다고 보고 있다. 디지털자산 분석 계정 ‘크립토 고블린’은 이날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한국 증시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디지털자산으로 일부 이동할 가능성이 있지만, 지속적인 흐름인지 확인하려면 거래량 증가가 필요하다”며 “한국은 글로벌 디지털자산 거래량 상위권 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확인될 경우 상승 흐름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장 분석가 ‘불 티어리’도 코스피와 비트코인의 디커플링 확대에 주목했다. 그는 엑스에 “이 같은 흐름은 한국 증시에서 디지털자산으로 유동성이 이동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며 “한국 자금이 유입될 경우 알트코인 순환 상승과 함께 다음 상승 국면도 가속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