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운에 요동치는 뉴욕증시… “전쟁보다 무서운 건 에너지 인플레이션”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 골드만삭스 “유가 최대 130달러 치솟을 수도”
[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뉴욕 증시의 오랜 격언 중 하나는 “지정학적 위기로 인한 급락은 절호의 매수 기회”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공습으로 중동 전면전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쟁’ 그 자체보다 ‘에너지 가격 폭등’이 잠재우려던 인플레이션의 불씨를 다시 살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투자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이번 조정은 다르다”… 유가 100달러가 ‘게임 체인저’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와 가디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월가 전문가들은 최근의 증시 하락을 단순한 ‘일시적 조정’으로 치부하기엔 위험 요소가 너무 많다고 입을 모은다. 가장 큰 변수는 역시 기름값이다.
현재 유가 분석가들 사이에서 ‘100달러 돌파’가 대세론은 아니지만 낙관론을 펼치던 주식 시장 강세론자들조차 이를 실질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서면 소비 위축은 물론, 간신히 잡아놓은 물가를 다시 자극해 금리 인하 기대감을 꺾어버릴 수 있어서다.
제이 우즈 프리덤 캐피털 마켓 수석 전략가는 블룸버그에 “고유가가 지속되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 것”이라며 “이는 소비자들에게 예상치 못한 ‘세금’이 될 것이며, 대선을 앞두고 금리 인하 압박을 받는 연준(Fed)에 커다란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사실상 봉쇄… 70년대 ‘오일 쇼크’ 재림하나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는 세계 원유 수송량의 5분의 1이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다. 이미 이란 혁명수비대가 해협 통행 금지를 선언하면서 150척 이상의 유조선이 인근 해상에 닻을 내린 상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1983년 이후 유가가 100달러를 상회했던 기간 동안 S&P 500 지수는 이후 1년간 평균 1.6% 하락했다. 100달러라는 숫자가 투자 심리를 꺾는 ‘심리적 저항선’ 역할을 하는 셈이다. 골드만삭스는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00~13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문제는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폐쇄될 경우다. 1973년 아랍 석유 금수 조치 당시의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당시 S&P 500 지수는 연간 29%나 폭락하며 시장에 궤멸적인 타격을 입혔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전문가를 인용 “이란이 드론이나 고속정으로 상업용 선박을 위협한다면, 지정학적 사건은 즉각적인 경제적 충격으로 돌변할 것”이라고 했다.
업종별 희비 교차… 에너지·방산 ‘방긋’, 항공·해운 ‘울상’
실제 시장의 불안감은 업종별 수익률에서 극명하게 나타났다. 유가 상승 수혜주인 엑손모빌(XOM)과 옥시덴탈 페트롤리움(OXY)은 각각 2% 넘게 올랐고, 전운 고조에 록히드마틴(LMT)과 RTX(레이시온) 등 방산주도 3% 이상 강세를 보였다.
반면 연료비 부담이 커진 유나이티드항공(-3.3%)과 아메리칸항공(-4.3%) 등 항공주와 여행 관련주인 노르웨이 크루즈 라인(-11.9%)은 직격탄을 맞았다. 국채 금리 상승으로 주택 담보 대출 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에 D.R. 호턴(-2.9%) 등 건설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 경제 체질 바뀌어” 낙관론도 만만치 않아
반면, 섣부른 공포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와 달리 미국이 세계 최대 산유국이 된 데다, 기술 중심의 경제 구조 덕분에 유가 충격을 견딜 맷집이 강해졌다는 이유에서다.
조셉 브루수엘라스 RSM U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오늘날 미국 경제에서 유가 급등이 미치는 하방 위험은 50년 전만큼 크지 않다”며 “소비 지출이 본격적으로 줄어들려면 유가가 120~130달러선까지는 치솟아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결국 향후 증시의 향방은 중동 분쟁의 ‘기간’과 ‘범위’에 달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이 “예정보다 빠르게 진행 중이며 4주 안에 끝날 수 있다”고 공언했지만 시장은 여전히 호르무즈 해협이 언제 다시 열릴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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