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예윤 기자] 지난 한 주간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은 외부 충격과 내부 이슈가 동시에 얽히며 복합적인 흐름을 보였다.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가 위험자산 심리를 압박한 가운데 인공지능(AI) 기대감과 규제 변수도 빠르게 부상과 후퇴를 반복했다. 시장을 지배하는 서사는 쉴 새 없이 교차했다. 이 가운데 디지털자산 시장은 급격한 붕괴 대신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며 새로운 방향성을 모색하는 모습이다.
이란 공습 여파…안전자산 강세 속 XAUT·PAXG 재조명
1일 온체인 분석업체 샌티멘트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전쟁 위협’ 키워드가 소셜미디어를 장악했다. 제네바 협상 가능성과 군사 공격 검토 보도가 엇갈리며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이후 이스라엘과 미국이 실제로 이란을 공습하면서 긴장은 정점에 달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관련 소식까지 확산되며 시장 변동성도 일시적으로 확대됐다.
자금은 상대적으로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을 보였다. 금 가격은 주요 저항 구간을 재돌파하며 강세를 이어갔고, 은 역시 동반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여기에 관세 이슈와 경기 둔화 우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거시 리스크가 귀금속 가격을 밀어 올렸다는 평가다.
샌티멘트는 특히 디지털자산과 귀금속 간 교차 흐름을 주목했다. 토큰화 금인 XAUT와 PAXG 등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블록체인 위에서 전통적 안전자산을 거래하려는 수요가 점차 구조화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엔비디아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흔들…AI·크립토 결합 테마 부상
기술 섹터에서는 여전히 AI가 핵심 화두였다. 엔비디아는 실적 발표에서 681억3천만달러(약 98조5800억원)로 시장 기대를 웃도는 성과를 냈다. 그러나 투자한 코어위브가 실적 부진과 자금 조달 부담을 드러내면서 주가가 흔들렸다. 샌티멘트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AI 랠리를 재점화할지 아니면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지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디지털자산과 AI의 접점도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AI 에이전트 기반 자동화·결제·콘텐츠 생성 사례가 공유되며 “AI와 크립토는 상호보완적”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일부 프로젝트와 토큰이 반복적으로 언급되며 관련 테마가 단기적으로 부각됐다.
급락은 막았지만 확신은 부족…비트코인 향방 ‘안갯속’
거시 리스크와 AI 변수 속에서 비트코인은 방향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갔다. 중동 긴장 고조에도 비트코인은 6만6000달러 후반에서 6만7000달러선 사이를 오가며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급락 이후 빠른 반등이 나타났지만 추세 전환을 확신하기에는 거래량과 모멘텀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온체인에서는 고래 움직임이 주목받았다. 대규모 BTC·ETH 이동과 고레버리지 포지션이 포착되며 청산 리스크가 거론됐고, 일부에서는 전략적 매집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뚜렷한 추세적 누적 신호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동시에 비트코인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담론도 재점화됐다. 검열 저항성, 희소성, 에너지 안보 서사가 재부각됐고, 작업증명(PoW)과 지분증명(PoS)을 둘러싼 비교 논쟁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양자컴퓨터 위협 가능성과 같은 구조적 이슈 역시 함께 논의됐다.
규제 변수도 다시 부상했다. 디지털자산의 증권·상품 구분과 스테이블코인 수익 규정을 다루는 클래러티(CLARITY Act)가 마감 시한을 앞두고 주목받았지만, 이자 지급 조항을 둘러싼 은행권과 업계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며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규제 명확성을 기대하던 시장에는 다시 관망 심리가 형성됐다.
제인스트리트에 내부자 의혹까지…업계 신뢰 시험대
업계 내부에서는 크고 작은 신뢰 이슈가 이어졌다. 제인스트리트를 둘러싼 소송 이슈가 부각되며 비트코인 약세 배경에 대한 각종 추측이 확산됐다. 일부에서는 대형 기관의 파생 포지션과 현물 매도 압력을 연결 짓는 해석도 나왔다.
비탈릭 부테린의 이더리움(ETH) 매도 소식도 논란을 낳았다. 온체인 데이터에 따르면 그는 약 1만7000여 ETH를 매도했으며, 이는 사전 공지된 계획을 상회하는 규모다. 일부는 신뢰 훼손을 우려했지만, 시가총액 대비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반론도 제기됐다.
여기에 액시옴 익스체인지(Axiom Exchange)를 둘러싼 내부자 거래 의혹까지 더해지며 정보 비대칭과 중앙화 인프라에 대한 비판이 다시 제기됐다. 상장 전 선행매매 정황이 언급되면서 업계 전반의 투명성과 거버넌스 문제가 재조명됐다.
샌티멘트는 이번 주 시장을 “외부 리스크, 기술 모멘텀, 신뢰 이슈가 교차한 복합 국면”으로 진단했다.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지, AI 모멘텀이 재점화될지, 규제와 신뢰 논쟁이 어떤 결론에 이를지에 따라 다음 주 시장의 온도 역시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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