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양원모 기자] 글로벌 트레이딩 업체 제인스트리트가 테라USD(UST) 붕괴 전 내부정보를 통해 선행매매한 혐의로 피소됐다. 제인스트리트는 과거 샘 뱅크먼-프리드와 캐롤라인 엘리슨이 몸담았던 곳으로, 이들은 이후 알라메다리서치와 FTX를 설립했다.
23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연방 파산법원이 선임한 토드 스나이더 테라폼랩스 청산관리인은 맨해튼 연방법원에 제인스트리트와 공동 창업자 로버트 그라니에리, 임직원 브라이스 프랫, 마이클 황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청산인은 소장에서 “제인스트리트가 테라폼 내부 인사들과 별도 소통 채널을 운영하며 중요 미공개 정보를 확보했다”며 “이를 토대로 거래 시점을 앞당겨 UST 붕괴를 가속하고 이익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2022년 5월 7일 테라폼은 사전 공지 없이 커브 3풀에서 1억5000만달러(약 2169억원) 규모의 UST를 인출하는 유동성 이동을 단행했다. 이후 채 10분도 안 돼 제인스트리트와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지갑이 8500만달러(약 1229억원) 상당의 UST를 추가 인출했다. 그 직후 UST는 달러 페그를 상실했고, 루나 가격도 급락하며 약 400억달러(약 57조8480억원) 규모의 시가총액이 증발했다.
청산인은 제인스트리트가 선행매매 외에도 점프트레이딩과 관련한 정보까지 활용해 추가 수익을 거뒀다고 주장했다. 앞서 테라폼 측은 점프트레이딩을 상대로도 별도 소송을 제기한 바 있어, 테라 붕괴 책임 공방이 주요 유동성 공급자들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CoinDesk)는 이번 소송을 두고 “테라 붕괴 책임을 둘러싼 법적 전선이 창업자 개인을 넘어 월가 유동성 공급자들로 확장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인데스크는 특히 파산 절차 과정에서 공개되는 계약 구조와 거래 내역이 추가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지적하며, 이번 사안이 단발성 민사 분쟁이 아니라 테라 생태계 전반의 거래 관행을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코인텔레그래프(Cointelegraph) 역시 제인스트리트 소송 보도에서 “알고리즘 스테이블코인의 구조적 취약성과 대형 트레이딩 회사의 유동성 전략이 교차하는 지점이 핵심 쟁점”이라고 짚었다. 이 매체는 온체인 유동성 이동이 공개적으로 기록되는 디파이 환경에서도 사전 커뮤니케이션이나 비공개 합의가 존재했다면 사실상 내부정보에 준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제인스트리트는 즉각 반박했다. 회사는 성명을 통해 “테라와 루나 투자자들의 손실은 경영진이 주도한 대규모 사기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근거 없는 기회주의적 주장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월가 안팎에서는 이번 소송이 단순히 암호화폐 시장 내부의 분쟁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유동성 공급자들의 리스크 관리와 내부 정보 통제 체계 전반을 시험하는 사건으로 번질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테라폼은 2024년 1월 파산보호를 신청했으며, 권도형 창업자는 형사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15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형사 책임은 일단락됐지만, 파산 절차를 통한 자산 환수와 민사상 책임 추궁은 여전히 진행 중이어서 테라 붕괴를 둘러싼 법적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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