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최근 뉴욕 증시가 급락하며 투자자들 사이에서 ‘AI 거품론’을 넘어선 ‘AI 재앙론’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을 뒤흔든 주범은 시트리니 리서치(Citrini Research)가 발표한 <2028년 글로벌 지능 위기: 미래에서 온 금융사의 사고 실험> 보고서다.
이 보고서는 단순한 비관론을 넘어, AI가 지나치게 효율적으로 작동할 때 발생하는 ‘경제 시스템의 붕괴’를 정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다음은 한국 투자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시트리니 리서치의 시나리오 전문을 블록미디어가 정리 및 번역한 내용이다.
메모에 앞서
만약 우리가 AI에 대해 낙관해온 판단이 계속 맞는다면 그리고 그게 오히려 약세 신호라면?
아래 내용은 ‘예측’이 아니라 ‘시나리오’다. 공포를 팔기 위한 글도 아니고 AI 종말론 팬픽도 아니다. 이 글의 유일한 목적은 상대적으로 덜 탐구된 한 가지 경로를 모델링하는 데 있다. 우리의 친구 알랍 샤가 질문을 던졌고 우리는 함께 답을 브레인스토밍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AI가 경제를 점점 더 낯설게 만들면서 발생할 수 있는 ‘왼쪽 꼬리’ 위험에 대해 조금 더 준비된 상태가 되길 바란다.
다음은 2028년 6월의 미래에서 작성된 시트리니리서치 매크로 메모라는 설정으로 ‘글로벌 인텔리전스 위기’의 전개 과정과 파장을 정리한 내용이다.
메크로 메모: 풍부해진 지능의 대가 , 시트리니 리서치 작성
2026년 2월 22일 → 2028년 6월 30일
오늘 아침 실업률은 10.2%로 발표됐다. 시장 예상보다 0.3%포인트 높은 서프라이즈였다. 시장은 이 수치에 S&P500이 2% 하락으로 반응했고 2026년 10월 고점 대비 누적 낙폭은 38%에 이르렀다.
트레이더들은 무감각해졌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이런 지표는 서킷브레이커를 불러왔을 것이다.
불과 2년. ‘통제 가능’ ‘특정 섹터에 국한’이라는 인식에서 우리가 자라온 경제와 더는 닮지 않은 경제로 바뀌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이번 분기 매크로 메모는 그 순서를 재구성하려는 시도다. 위기 이전 경제에 대한 사후 부검이다.
2026년 10월까지 시장의 도취감은 분명했다. S&P500은 8000선에 근접했고 나스닥은 3만을 돌파했다. 인간의 ‘구식화’로 인한 첫 구조조정은 2026년 초 시작됐고 그 결과는 구조조정이 늘 그렇듯 ‘좋아 보였다’. 마진은 확대됐고 실적은 시장 기대를 웃돌았고 주가는 올랐다. 사상 최고 수준의 기업 이익은 다시 AI 컴퓨팅으로 흘러 들어갔다.
표면의 숫자는 여전히 좋았다. 명목 GDP는 연율 기준 중후반 한 자릿수 성장을 반복했고 생산성은 급등했다. 실질 시간당 산출은 1950년대 이후 보기 힘든 속도로 뛰었다. 잠도 안 자고 병가도 없고 건강보험도 필요 없는 AI 에이전트가 이를 이끌었다.
컴퓨트의 소유자들은 노동비용이 사라지면서 부가 폭증했다. 반면 실질 임금 상승률은 붕괴했다. 정부는 기록적 생산성을 거듭 자랑했지만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은 기계에 일자리를 빼앗겼고 더 낮은 임금의 역할로 밀려났다.
소비 경제에서 균열이 보이기 시작하자 경제 논객들은 ‘고스트 GDP’라는 표현을 퍼뜨렸다. 국민계정에는 산출이 잡히지만 실제 경제를 순환하지 않는 산출이라는 의미다.
AI는 모든 면에서 기대를 뛰어넘었고 시장은 AI였다. 문제는 하나였다. 경제는 AI가 아니었다.
시작점: ‘좋은 구조조정’이 만든 자기강화 고리
애초부터 분명했어야 했다. 노스다코타의 한 GPU 클러스터가 맨해튼 미드타운 화이트칼라 1만 명이 담당하던 산출을 만들어내는 구조는 경제적 만병통치약이 아니라 경제적 팬데믹에 가깝다. 화폐 유통 속도는 평평해졌다. 당시 GDP의 70%를 차지하던 ‘인간 중심 소비경제’는 시들었다. 기계가 재량소비재에 얼마나 돈을 쓰는지 묻기만 했어도 더 빨리 알아챘을지 모른다. 힌트는 0이다.
AI 역량이 좋아지고 기업은 더 적은 노동자를 필요로 하고 화이트칼라 해고가 늘고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덜 쓰고 마진 압박은 더 많은 AI 투자를 부르고 AI 역량은 더 좋아지고.
자연스러운 브레이크가 없는 부정적 피드백 루프였다. 인간 지능 대체의 소용돌이다.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은 소득 창출 능력이 구조적으로 훼손됐고 그에 따라 지출도 합리적으로 줄였다. 이들의 소득은 13조달러 규모의 모기지 시장의 기반이었다. 프라임 모기지가 여전히 ‘확실한 돈’인지 인수 기준을 다시 써야 하는 상황으로 몰렸다.
실제 디폴트 사이클이 없었던 17년은 사모시장에 ‘ARR은 계속 반복된다’는 가정 위의 PE 기반 소프트웨어 딜을 비대하게 만들었다. 2027년 중반 AI 충격으로 인한 첫 디폴트 물결이 그 가정을 흔들었다.
만약 충격이 소프트웨어에만 머물렀다면 관리 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았다. 2027년 말에는 ‘중개’에 기반한 모든 비즈니스 모델을 위협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마찰을 수익화해온 기업들이 무너졌다.
시스템은 화이트칼라 생산성 성장에 대한 상관된 베팅이 길게 이어진 데이지 체인이었다. 2027년 11월의 급락은 이미 작동하던 부정적 루프들을 더 가속했다.
지난 1년 가까이 시장은 ‘나쁜 뉴스가 좋은 뉴스’가 되길 기다렸지만 정부는 이제서야 몇 가지 제안을 고민하는 수준이다. 정부가 실질적 구제를 할 수 있다는 대중의 신뢰는 줄어들었다. 정책은 늘 경제 현실을 뒤따르지만 이제는 포괄적 계획의 부재가 디플레이션 소용돌이를 더 키울 수 있는 단계가 됐다.
마찰이 무너지기 시작한 곳, SaaS
2025년 말 에이전틱 코딩 도구의 역량이 계단식으로 뛰었다. 클로드 코드나 코덱스 같은 도구를 다루는 유능한 개발자라면 중견 SaaS의 핵심 기능을 몇 주 만에 복제할 수 있게 됐다. 완벽하진 않아도 50만달러 연간 갱신 계약을 검토하던 CIO가 “그냥 우리가 만들면 안 되나”를 묻기에 충분했다.
대부분 기업의 회계연도는 달력 연도와 맞물리므로 2026년 IT 예산은 ‘에이전틱 AI’가 아직 유행어였던 2025년 4분기에 잡혀 있었다. 중간 점검이 처음으로 조달팀이 이 시스템들의 실제 역량을 보고 의사결정을 하는 시점이었다. 내부 팀이 몇 주 만에 6자리 수 SaaS 계약을 대체하는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것을 직접 본 조직도 있었다.
그해 여름 우리는 한 포춘500 조달 담당자와 대화했다. 그는 예산 협상에서 영업사원이 작년과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왔다고 말했다. 연 5% 인상과 “당신 팀은 우리 없이는 못 한다”는 레토릭이다. 조달 담당자는 오픈AI의 ‘포워드 디플로이드 엔지니어’가 AI 도구로 벤더를 통째로 대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맞받아쳤다. 결국 30% 할인으로 갱신했다. 그는 그게 ‘좋은 결과’였다고 했다. 먼데이닷컴(Monday.com), 자피에르(Zapier), 아사나(Asana) 같은 ‘롱테일 SaaS’는 더 심각했다.
투자자들은 롱테일이 타격받을 것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 하지만 시스템 오브 레코드까지는 안전하다고 여겼다.
기제가 더 분명해진 건 2026년 3분기 서비스나우 실적 이후였다.
블룸버그 헤드라인(2026년 10월)
서비스나우 신규 ACV 성장률 23%→14%로 둔화, 인력 15% 감축과 ‘구조적 효율화 프로그램’ 발표, 주가 18% 급락
SaaS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내부 구축의 운영과 지원 비용이라는 현실이 있었다. 다만 내부 구축이 ‘선택지’가 되었고 그 자체가 가격 협상력으로 작동했다. 더 중요한 변화는 경쟁지형이었다. AI가 기능 개발과 출시를 쉽게 만들면서 차별화가 무너졌고 기존 기업들은 가격 인하 경쟁으로 내몰렸다. 기존 기업끼리의 칼싸움이자 새로 등장한 도전자들과의 칼싸움이었다. 레거시 비용구조가 없는 신생 기업들은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가져갔다.
서비스나우가 팔던 것은 좌석 기반 라이선스였다. 포춘500 고객이 인력을 15% 줄이면 라이선스도 15% 줄였다. 고객의 마진을 높여주던 AI 기반 인력 감축이 서비스나우 자신의 매출 기반을 기계적으로 파괴한 셈이다.
워크플로 자동화를 팔던 회사가 더 나은 워크플로 자동화에 의해 교란됐고 대응은 인력 감축과 그 절감분을 다시 AI 기술에 투입하는 것이었다. 다른 선택지가 있었나. 가만히 서서 천천히 죽을 수는 없었다. AI에 가장 위협받는 기업이 AI의 가장 공격적 채택자가 됐다.
2026년의 양상은 과거의 전형적 기술 붕괴 모델과 달랐다. 코닥, 블록버스터, 블랙베리처럼 기존 기업이 신기술을 거부하다 서서히 죽는 방식이 아니었다. 그들은 거부할 여유가 없었다. 주가가 40~60% 빠지고 이사회가 답을 요구하자 할 수 있는 일은 하나였다. 인력을 줄이고 절감분을 AI 도구로 돌려 더 낮은 비용으로 산출을 유지하는 것.
각 기업의 대응은 합리적이었다. 그러나 총체적으로 보면 재앙이었다. 인건비에서 절약된 1달러는 다시 AI 역량으로 재투자됐고, 이는 다음 감원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적 압력은 곧 기업용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계를 넘어섰다. 마찰을 수익화해온 소비자 중개 산업 전반으로 확산된 것이다.
마찰이 사라진 시장, 플랫폼과 결제
지난 50년간 미국 경제는 인간의 제약 위에 거대한 ‘지출’ 구조를 쌓아 올렸다. 일은 시간이 걸리고, 사람은 쉽게 지치며, 브랜드 친숙도는 꼼꼼한 비교를 대신했고, 많은 소비자는 클릭 몇 번을 줄이기 위해 더 나쁜 가격을 감수해야만 했다.
수조달러 규모의 기업가치가 바로 이런 제약이 지속된다는 전제 위에서 형성됐다.
AI 에이전트는 그 전제를 무너뜨렸다.
그들이 제거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마찰’이었다.
몇 달째 사용하지 않아도 자동 갱신되던 구독 서비스, 체험 기간이 끝나면 슬그머니 인상되던 도입 요금은 더 이상 방치되지 않았다. 에이전트는 이를 협상 가능한 비용 항목으로 재분류했고, 구독 경제의 핵심 지표였던 고객생애가치(LTV)는 눈에 띄게 하락하기 시작했다.
소비자 거래의 작동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
인간은 단백질 바 한 상자를 사기 위해 다섯 개 플랫폼을 돌아다니며 가격을 비교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계는 한다.
여행 예약 플랫폼은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다. 구조가 단순했기 때문이다. 2026년 말에는 항공권과 호텔, 지상 교통, 마일리지 최적화, 예산 제약, 환불 조건까지 포함한 전체 일정이 플랫폼보다 빠르고 저렴하게 자동 구성됐다.
보험도 예외가 아니었다. 보험사의 수익 모델은 가입자의 관성에 의존했다. 그러나 에이전트가 매년 자동으로 조건을 재비교하자 수동 갱신에서 발생하던 15~20%의 프리미엄은 사실상 사라졌다.
재무 자문, 세무 대행, 일상적 법률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당신이 귀찮아하는 복잡함을 대신 처리해준다”는 가치 제안은 아무것도 귀찮아하지 않는 시스템 앞에서 설 자리를 잃었다.
인간적 관계의 가치로 방어되던 영역도 안전하지 않았다.
부동산이 대표적이다. 매수자는 오랫동안 정보 비대칭을 이유로 5~6%의 중개 수수료를 감내해왔다. 그러나 MLS 접근권과 수십 년치 거래 데이터를 학습한 에이전트가 즉시 동일한 지식 기반을 복제하면서 구조는 붕괴했다. 주요 대도시의 매수자 측 중개 수수료는 2.5~3%에서 1% 미만으로 압축됐고, 인간 중개인이 개입하지 않는 거래 비중도 빠르게 늘어났다.
우리는 인간적 관계의 가치를 과대평가했다. 많은 경우 그것은 친절한 얼굴을 한 마찰에 불과했다.
이 변화는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었다. 소비자 행동의 습관과 심리적 편향을 수익화해온 ‘습관 기반 중개’ 모델이 구조적으로 흔들렸다.
도어대시는 그 상징이었다.
코딩 에이전트는 배달 앱 출시의 진입장벽을 사실상 제거했다. 몇 주 만에 기능하는 경쟁 서비스가 등장했고, 이들은 배달료의 90~95%를 기사에게 넘기며 기존 플랫폼에서 운전자를 끌어왔다. 멀티앱 대시보드는 기사들이 20~30개 플랫폼의 호출을 동시에 관리하도록 만들었고, 기존 사업자들이 의존하던 락인 효과는 빠르게 약화됐다. 시장은 단기간에 파편화됐고 마진은 거의 사라졌다.
에이전트는 경쟁자를 만들었고 동시에 그들을 활용했다.
기존 플랫폼의 해자는 단순했다. 소비자가 배고프고 귀찮을 때 홈 화면의 앱을 누르게 만드는 것. 그러나 에이전트에게는 홈 화면이 없다. 도어대시, 우버이츠, 레스토랑 자체 웹사이트와 새롭게 등장한 수십 개의 대안을 동시에 비교해 매번 가장 저렴하고 가장 빠른 옵션을 선택한다.
앱에 대한 습관적 충성도는 기계에게 존재하지 않았다.
거래의 통제권이 에이전트로 넘어가자 다음 목표는 수수료였다. 가격 비교와 집계만으로는 절감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에이전트는 카드보다 빠르고 저렴한 결제 수단을 찾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솔라나 또는 이더리움 L2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선택했다. 결제는 거의 즉시 이뤄졌고 거래 비용은 센트의 일부에 불과했다.
2027년 4월 29일 블룸버그
마스터카드 1분기 순매출 전년 대비 6% 증가, 구매액 성장률 5.9%→3.4%로 둔화 “에이전트 기반 가격 최적화”와 “재량 소비 압박” 언급.

마스터카드의 2027년 1분기 실적은 사실상 분기점이었다.
에이전틱 커머스는 더 이상 ‘제품 스토리’가 아니라 ‘결제 인프라 스토리’가 됐다. 주가는 다음 날 9% 하락했다. 비자도 동반 급락했지만, 스테이블코인 인프라에서 더 강한 입지를 갖고 있다는 분석에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인터체인지 수수료를 우회하는 에이전틱 거래는 카드 중심 은행과 단일 카드 발급사에 훨씬 더 큰 위협이었다.
이들은 2~3% 수수료의 대부분을 가져가며 가맹점 보조금으로 운영되는 리워드 프로그램을 핵심 사업 축으로 키워왔다.
아메리칸익스프레스는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 화이트칼라 감원이 고객 기반을 약화시키는 동시에, 인터체인지 우회가 수익 모델을 잠식하는 이중 충격이었다. 싱크로니, 캐피털원, 디스커버도 이후 수주간 10% 이상 하락했다.
이들의 해자는 ‘마찰’이었다. 그리고 마찰은 0으로 수렴하고 있었다.
섹터 리스크에서 시스템 리스크로: 실물의 수요 기반이 흔들린 순간
2026년 내내 시장은 AI의 부정적 영향을 ‘섹터 스토리’로 취급했다. 소프트웨어와 컨설팅은 큰 타격을 받았고 결제 같은 통행료 비즈니스는 흔들렸지만 거시경제는 괜찮아 보였다. 노동시장은 약해졌으나 붕괴는 아니었다. ‘창조적 파괴’는 기술 혁신의 일부라는 관점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2027년 1월의 우리는 이 정신 모델이 틀렸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화이트칼라 서비스 경제다. 화이트칼라가 고용의 50%를 차지했고 재량소비의 약 75%를 이끌었다. AI가 갉아먹는 비즈니스와 일자리는 미국 경제의 주변부가 아니라 미국 경제 그 자체였다.

“기술 혁신은 일자리를 파괴하지만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든다”는 반론은 당시 가장 설득력 있었다. 200년 동안 그 말이 맞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거의 새 일자리는 인간이 수행해야 했다.
지금 AI는 인간이 재배치될 법한 과업에서 더 빠르게 개선되는 범용 지능이 됐다. 해고된 코더가 ‘AI 관리’로 옮기면 된다는 말은 AI가 이미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사실과 충돌한다.
AI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긴 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 AI 안전 연구자, 인프라 기술자 같은 것들이다. 인간은 아직 최상위 조정이나 취향 판단에서 루프에 남아 있다. 그러나 AI가 만든 1개의 역할마다 수십 개의 역할이 사라졌고 새 역할의 임금은 옛 역할보다 낮았다.
블룸버그 헤드라인(2026년 10월)
미국 JOLTS 구인 건수 550만 건 아래로 하락, 실업자 대비 구인 비율 약 1.7로 상승, 2020년 8월 이후 최고
Indeed Hiring Lab(2026년 11~12월)
소프트웨어 금융 컨설팅에서 채용 공고 급감, ‘생산성 이니셔티브’ 확산
화이트칼라 구인은 붕괴하는데 블루칼라는 비교적 견조했다. 건설, 헬스케어, 숙련직이 그랬다. 붕괴의 중심은 메모를 쓰고 예산을 승인하고 경제의 중간층을 윤활하는 일자리였다. 동시에 실질 임금 성장률은 두 집단 모두에서 대부분의 기간 음(-)의 흐름을 보였고 더 내려갔다.
주식시장은 JOLTS보다 GE 베르노바의 터빈 생산능력이 2040년까지 완판됐다는 AI 인프라 헤드라인에 더 반응했다. 반면 채권시장은 소비 충격을 더 빨리 가격에 반영했다. 10년물 금리는 이후 4개월 동안 4.3%에서 3.2%로 내려갔다.
일반적 침체는 원인이 결국 자가 교정한다. 과잉 건설은 금리 하락과 함께 다시 건설로 이어지고 재고 과잉은 디스톡킹 이후 리스톡킹으로 돌아간다. 순환적 메커니즘은 회복의 씨앗을 내부에 가진다.
이번 사이클의 원인은 순환적이지 않았다.
AI는 더 좋아지고 더 싸졌다. 기업은 노동자를 줄였고 절감분으로 AI를 더 샀고 그 결과 더 줄일 수 있게 됐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덜 썼다. 소비재를 파는 기업은 덜 팔아 약해졌고 마진을 지키기 위해 AI를 더 샀다. AI는 더 좋아지고 더 싸졌다.

자연스러운 브레이크가 없는 루프였다.
직관적으로는 총수요가 줄면 AI 구축도 둔화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았다. 하이퍼스케일러식 자본적지출이 아니라 운영비 대체였기 때문이다. 연 1억달러를 인건비로 쓰고 500만달러를 AI에 쓰던 기업이 인건비 7000만달러와 AI 2000만달러로 바꿨다. AI 투자는 몇 배 늘었지만 총 운영비는 줄었다. 모든 기업에서 AI 예산은 커지는 반면 전체 지출은 축소됐다.
아이러니는 AI 인프라 복합체가 자신이 교란하는 경제가 악화되는데도 계속 잘 나갔다는 점이다. 엔비디아는 기록적 매출을 올렸고 TSMC는 95% 이상의 가동률을 유지했다. 하이퍼스케일러는 분기당 1500억~2000억달러의 데이터센터 설비투자를 이어갔다. 대만과 한국처럼 이 흐름에 순수하게 ‘볼록’한 경제는 크게 앞섰다.
반대로 인도는 역풍을 맞았다. 인도의 IT 서비스는 연간 2000억달러 이상을 수출했고 이는 경상수지 흑자의 핵심이자 상품무역 적자를 상쇄하는 축이었다. 하지만 AI 코딩 에이전트의 한계비용은 사실상 전기료 수준으로 내려갔다. TCS, 인포시스, 위프로는 2027년 내내 계약 취소가 늘었고 서비스 흑자가 증발하면서 루피는 4개월 만에 달러 대비 18% 하락했다. 2028년 1분기 IMF가 뉴델리와 ‘예비 논의’를 시작했다.
충격의 엔진은 분기마다 더 좋아졌고 따라서 충격은 분기마다 가속됐다. 노동시장에 자연 바닥은 없었다.
미국에서는 더 이상 AI 인프라 버블이 어떻게 터질지보다 소비자가 기계로 대체되는 소비자 신용 경제에서 무엇이 벌어지는지 묻게 됐다.
모기지와 사모신용: ‘인식되는 손실’이 금융을 흔드는 방식
2027년은 거시가 더 이상 미묘하지 않은 해였다. 지난 12개월의 파편적이지만 분명히 부정적인 전개가 하나의 전달 경로로 이어졌고 BLS 데이터를 뒤질 필요도 없었다. 친구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만 가도 알 수 있었다.
화이트칼라가 대거 실직해도 사람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다운시프트했다. 더 낮은 임금의 서비스업과 플랫폼 노동으로 흘러들었고 해당 부문의 노동 공급이 늘어 임금이 더 눌렸다.
2025년 세일즈포스의 시니어 PM이었던 지인의 사례가 있었다. 직함, 건강보험, 401k, 연 18만달러. 세 번째 감원에서 해고됐고 6개월 구직 끝에 우버 운전을 시작했다. 연 소득은 4만5000달러로 줄었다. 핵심은 개인의 비극이 아니라 2차 효과의 산수다. 이 역학이 주요 도시마다 수십만 명 규모로 반복되면 기존 저임금 노동자의 임금까지 더 눌린다. 섹터 충격이 경제 전반 임금 압축으로 전이됐다.

게다가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기가 노동시장을 흡수했던 첫 파도 위에 또 한 번의 조정이 다가오고 있다. 자율주행과 무인 배송이 그 기가 부문으로 들어오기 때문이다.
2027년 2월에는 아직 직장을 가진 전문직도 ‘다음은 나일 수 있다’는 심리로 지출을 줄이기 시작했다. 해고되지 않기 위해 AI 도움을 받아 더 열심히 일해야 했고 승진과 인상 기대는 사라졌다. 저축률이 오르고 소비가 둔화됐다.
가장 위험한 것은 시차였다. 고소득층은 평균보다 높은 저축으로 2~3개 분기 동안 ‘정상’처럼 보이는 소비를 유지했다. 데이터가 문제를 확인할 때는 이미 실물경제에서는 오래된 뉴스였다. 그리고 환상을 깨는 지표가 나왔다.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48만7000건으로 급증, 2020년 4월 이후 최고(2027년 3분기)
ADP와 에퀴팩스는 신규 청구의 대부분이 화이트칼라 전문직에서 나왔다고 확인했다. S&P500은 다음 주에 6% 하락했다. 부정적 거시가 줄다리기에서 이기기 시작했다.
이번 침체의 특징은 소득 분포 상단에서의 충격 집중이다. 이들은 고용 비중은 작지만 소비 비중은 과대하다. 상위 10% 소득자가 미국 전체 소비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상위 20%는 약 65%를 차지한다. 주택, 자동차, 휴가, 외식, 사립학교 학비, 리모델링을 사는 계층이다. 이 계층이 해고되거나 50%의 임금 삭감을 겪으면 일자리 감소 대비 소비 충격은 훨씬 크다. 화이트칼라 고용이 2% 줄면 재량소비는 3~4% 타격을 받는 식이다. 또한 화이트칼라는 저축 버퍼 때문에 충격이 늦게 나타나지만 행동 변화가 시작되면 더 깊게 파고든다.
2027년 2분기에는 경기침체가 시작됐다. NBER의 공식 판정은 늘 늦지만 실질 GDP가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였고 데이터는 명확했다. 다만 그때까지는 ‘금융위기’는 아니었다.
그러나 사모신용에서 균열이 왔다. 사모신용은 2015년 1조달러 미만에서 2026년 2조5000억달러를 넘을 정도로 커졌다. 이 자금의 상당 부분이 소프트웨어와 테크 딜로 들어갔고 다수는 매출 성장 가정이 영원히 지속된다는 전제의 레버리지 인수였다.
그 가정은 첫 에이전틱 코딩 데모와 2026년 1분기 소프트웨어 급락 사이 어딘가에서 죽었지만 장부상 평가는 그 사실을 따라가지 못했다. 공기업 SaaS가 EBITDA 5~8배로 거래될 때 PE 보유 소프트웨어는 존재하지 않는 매출 멀티플을 전제로 한 ‘인수 시점의 매수평가’ 근처에 머물렀다. 100에서 92, 85로 천천히 내리는 동안 공모 시장은 50을 말하고 있었다.
무디스는 2027년 4월 AI 경쟁 교란에 따른 구조적 매출 역풍을 이유로 PE 기반 소프트웨어 부채 180억달러를 14개 발행사에 걸쳐 강등했다. 이후 소프트웨어 담보 대출은 2027년 3분기부터 디폴트가 늘었다. 정보서비스와 컨설팅의 PE 포트폴리오도 뒤따랐고 유명 SaaS의 수십억달러 LBO가 재조정에 들어갔다.
방아쇠는 젠데스크였다.
파이낸셜타임스 헤드라인(2027년 9월)
젠데스크 부채 약정 위반, AI 기반 고객지원 자동화로 ARR 침식. 사모신용 소프트웨어 디폴트 최대 규모
2022년 헬먼앤프리드먼과 퍼미라가 젠데스크를 102억달러에 인수했고 부채 패키지는 50억달러 직접대출이었다. 당시 최대 ARR 담보 시설이었고 블랙스톤이 주도했으며 아폴로, 블루아울, HPS가 대주단에 있었다. 대출 구조의 핵심은 젠데스크의 연간반복매출이 반복될 것이라는 가정이었다. 대략 EBITDA 25배의 레버리지는 그 가정이 있을 때만 성립한다.
2027년 중반 그 가정은 무너졌다.
AI 에이전트가 1년 가까이 고객서비스를 자율적으로 처리했다. 젠데스크가 정의했던 ‘티켓’ 중심 카테고리는 티켓을 만들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으로 대체됐다. 대출이 기초로 삼았던 반복매출은 더 이상 반복이 아니라 ‘아직 떠나지 않은 매출’에 불과했다.
여기까지는 ‘버틸 수 있어야’ 했다. 사모신용은 2008년식 은행 시스템이 아니다. 강제 매도 회피를 위해 폐쇄형 구조와 락업 자본으로 설계됐다. 예금 인출도 리포 라인도 없으니 손상 자산을 들고 시간을 벌 수 있다. 고통스럽지만 관리 가능해야 했다.
문제는 ‘영구 자본’이라는 문구가 실은 생명보험 자금과 결합돼 있었다는 사실이다. 지난 10년 동안 대형 대체운용사들은 생명보험사를 인수해 자금조달 수단으로 사용했다. 아폴로는 아테네를, 브룩필드는 아메리칸에쿼티를, KKR은 글로벌애틀랜틱을 가져갔다. 연금성 보험의 장기 부채를 기반으로 사모신용에 투자하고 보험 쪽 스프레드와 운용 수수료를 동시에 취하는 구조다. 단 하나의 조건이 필요했다. 사모신용이 ‘확실한 돈’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손실은 장기 부채에 비유동 자산을 매칭한 대차대조표를 때렸다. ‘도망갈 수 없는 락업 자본’은 사실상 미국 가계의 저축이었다. 보험 규제 당국은 사모신용 집중을 우려하다가 리스크 기반 자기자본 규정을 강화하기 시작했고 이는 자본 확충 또는 자산 매도를 강제했다. 이미 경색된 시장에서 어느 쪽도 좋은 조건으로는 불가능했다.

로이터 헤드라인(2027년 11월)
뉴욕, 아이오와 주 규제당국이 생명보험사의 특정 사모평가 크레딧 자본규정 강화 움직임
무디스가 아테네의 재무건전성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돌리자 아폴로 주가는 이틀 만에 22% 급락했고 다른 운용사도 뒤따랐다.
여기에 오프쇼어 재보험 구조와 SPV가 더해지며 불투명성은 극대화됐다. 대출이 부실해질 때 실제 손실을 누가 부담하는지는 실시간으로 답하기 어려웠다. 2027년 11월의 급락은 ‘일반적 경기 하락’에서 ‘더 불편한 것’으로 인식이 바뀌는 전환점이었다. 연준 의장 케빈 워시는 긴급 회의에서 이를 “화이트칼라 생산성 성장에 대한 상관된 베팅이 이어진 데이지 체인”이라 불렀다.
그리고 더 큰 영역이 남아 있었다. 모기지다.
‘프라임 모기지는 확실한 돈인가’라는 질문
2028년 6월 자료에 따르면 질로우 주택가치지수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전년 대비 11% 하락했고 시애틀 9%, 오스틴 8% 하락했다. 패니메이는 기술·금융 고용 비중이 40%를 넘는 지역의 점보 중심 우편번호에서 초기 단계 연체가 높아졌다고 경고했다.
미국 주택 모기지 시장은 약 13조달러 규모다. 모기지 인수는 차입자가 대출 기간 동안 대체로 현재 수준의 소득을 유지할 것이라는 가정 위에 있다. 대부분은 30년이다.
화이트칼라 고용 위기는 이 가정을 ‘소득 기대의 지속적 변화’로 위협한다. 3년 전만 해도 터무니없던 질문을 이제 던져야 한다. 프라임 모기지는 여전히 확실한 돈인가?
미국의 과거 모기지 위기는 세 가지 중 하나였다. 2008년 같은 투기적 과열, 1980년대 초 같은 금리 충격, 1980년대 텍사스의 오일이나 2009년 미시간 오토처럼 지역·산업 충격이다.
이번에는 다르다. 차입자는 서브프라임이 아니다. 신용점수 780이다. 20%를 다운페이했고 신용 이력은 깨끗했고 고용 기록은 안정적이었고 소득은 대출 당시 검증됐다. 금융 시스템의 리스크 모델이 신용의 기반으로 보는 차입자들이다.

2008년에는 대출이 첫날부터 나빴다. 2028년에는 첫날에는 좋았다. 다만 대출이 실행된 뒤 세상이 바뀌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미래를 담보로 돈을 빌렸던 셈이다.
2027년 우리는 보이지 않는 스트레스의 초기 신호를 언급했다. HELOC 인출, 401(k) 인출, 카드 부채 급증에도 모기지 납부는 정상인 현상이다. 해고, 채용 동결, 보너스 축소로 이 가구의 부채 대비 소득 비율은 두 배가 됐다. 모기지를 갚을 수는 있었지만 재량 소비를 모두 끊고 저축을 소진하고 주택 유지·보수를 미루는 방식이었다. 표면상 정상이라도 한 번의 추가 충격이면 곧바로 취약해지는 궤적이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맨해튼, 오스틴에서 연체가 뛰기 시작했지만 전국 평균은 아직 역사적 범위에 머물렀다.
우리는 아직 2008년 수준의 전면적 모기지 위기라고 보진 않는다. 연체는 올랐지만 2008년보다 훨씬 낮다. 문제는 레벨이 아니라 궤적이다.
지금 지능 대체 소용돌이에는 실물 하강을 가속하는 두 개의 금융 가속기가 붙었다. 노동 대체, 모기지 우려, 사모시장 혼란이 서로를 강화한다. 금리 인하나 양적완화는 금융 엔진을 완화할 수 있어도 실물 엔진을 바꾸지 못한다. 실물 엔진은 긴축이 아니라 AI가 인간 지능을 덜 희소하고 덜 가치 있게 만들기 때문에 돌아간다.
금리를 0으로 내리고 모든 MBS와 부실 소프트웨어 LBO 부채를 사들여도 달라지지 않는 게 있다. 클로드 에이전트는 연 18만달러의 프로덕트 매니저 업무를 월 200달러로 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 우려가 현실화하면 올해 하반기 모기지 시장이 본격적으로 균열을 인식하게 된다. 그 시나리오에서는 주식 낙폭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인 57%에 필적할 수 있으며 S&P500은 약 3500선까지 내려갈 수 있다. 이는 2022년 11월 ‘챗GPT 모먼트’ 직전 수준이다.
분명한 것은 13조달러 주거용 모기지의 소득 가정이 구조적으로 훼손됐다는 점이다. 불분명한 것은 정책이 모기지 시장이 이 의미를 완전히 가격에 반영하기 전에 개입할 수 있는지다. 희망은 있지만 희망적 근거만을 말할 수는 없다.

시간과의 싸움: 정책이 따라붙지 못하는 구조적 전환
첫 번째 부정적 루프는 실물에서 시작됐다. AI 역량 개선, 임금총액 축소, 소비 둔화, 마진 압박, AI 추가 구매, 역량 개선. 이후 금융으로 옮겨갔다. 소득 훼손이 모기지에 영향을 주고 금융기관 손실이 신용을 조이고 부의 효과가 깨지며 루프가 빨라졌다. 그리고 정부의 미흡한 대응이 이를 악화시켰다. 솔직히 말해 정부는 혼란스러워 보인다.
시스템은 이런 위기를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 연방정부의 세수 기반은 사실상 ‘인간 시간에 대한 세금’이다. 사람이 일하고 기업이 임금을 지급하고 정부가 일정 몫을 가져가는 구조다. 개인소득세와 급여세는 평년 세입의 척추다.
올해 1분기까지 연방 세입은 CBO 기준선 대비 12% 낮게 나왔다. 급여세는 고용이 줄고 임금 수준이 낮아져 감소했고 소득세도 구조적으로 낮아진 소득 때문에 줄었다. 생산성은 치솟았지만 이익은 노동이 아니라 자본과 컴퓨트로 흘렀다.
노동소득분배율은 1974년 64%에서 2024년 56%로 40년 동안 내려왔다. AI가 지수적으로 개선된 지난 4년 사이에는 46%까지 떨어졌다. 기록적인 하락이다.
산출은 남아 있다. 다만 가계로 돌아갔다가 기업으로 순환하는 경로에서 빠져나갔다. 이는 IRS로 순환하던 경로도 함께 깨진다는 뜻이다. 그 원형 흐름이 무너지는데 정부가 이를 수습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진다.
침체기마다 지출은 늘고 세입은 줄지만 이번에는 지출 압력이 순환적이 아니다. 자동 안정장치는 일시적 실업을 전제로 만들어졌지 구조적 대체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코로나 때는 15% 적자를 ‘일시적’으로 받아들였지만 지금의 충격은 회복될 팬데믹이 아니라 계속 개선되는 기술에 의해 대체된 결과다.

정부는 가계로 더 많은 돈을 이전해야 하는데 동시에 가계로부터 세금을 덜 걷는 순간을 맞는다.
미국은 디폴트하지 않는다. 지출하는 통화를 스스로 발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트레스는 다른 곳에서 드러났다. 지방채는 연초 이후 수익률 분산이 커졌다. 소득세가 없는 주는 상대적으로 괜찮았지만 소득세 의존도가 높은 주의 일반재원채에는 일부 디폴트 위험이 가격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정치권은 빠르게 이 이슈를 포착했고 누가 구제받는지를 둘러싼 논쟁은 당파적으로 갈라졌다.
정부는 위기의 구조적 성격을 인식하고 ‘전환 경제법’이라는 양당 제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실직자를 직접 지원하는 틀을 적자 재정과 AI 추론 컴퓨트에 대한 세금으로 재원 조달하자는 구상이다.
더 급진적인 제안도 있다. ‘공유 AI 번영법’은 지능 인프라의 수익에 공적 청구권을 설정하자는 내용으로 국부펀드와 AI 산출에 대한 로열티의 중간쯤 되는 구조다. 배당이 가계 이전재원이 된다. 민간 로비스트들은 미끄러운 경사라는 경고를 언론에 쏟아냈다.
정치 과정은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더 거칠어졌다. 우파는 이전과 재분배를 마르크스주의라고 부르고 컴퓨트 과세가 중국에 주도권을 넘긴다고 주장한다. 좌파는 기존 강자가 관여한 세금 설계가 규제 포획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재정 보수파는 적자의 지속가능성을 문제 삼고 완화파는 금융위기 이후의 성급한 긴축을 경고한다. 대선 국면으로 갈수록 분열은 커진다.
정치권이 다투는 사이 사회적 결속은 입법보다 빠르게 해진다.
‘오큐파이 실리콘밸리’ 운동은 광범위한 불만의 상징이 됐다. 지난달 시위대는 샌프란시스코의 앤스로픽과 오픈AI 사무실 출입구를 3주 동안 봉쇄했다. 참가자는 늘고 시위는 실업률 데이터보다 더 많은 보도를 끌어냈다.
GFC 이후 은행가들보다 더 미움받기 어려울 것 같지만 AI 연구소들이 그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대중의 관점에서는 이유가 있다. 창업자와 초기 투자자의 부는 도금시대를 온건하게 보이게 할 만큼 빠르게 증가했다. 생산성 급등의 과실이 컴퓨트 소유자와 그 위에서 돌아가는 연구소의 주주에게 거의 전부 귀속되면서 미국의 불평등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확대됐다.
각 진영은 저마다의 악당을 갖지만 진짜 악당은 시간이다.
AI 역량은 제도가 적응하는 속도보다 빠르게 진화한다. 정책 대응은 현실이 아니라 이념의 속도로 움직인다. 정부가 문제를 빨리 정의하지 못하면 부정적 루프가 다음 장을 대신 써줄 것이다.
지능 프리미엄의 되감기: 붕괴가 아닌 재가격의 문제
현대 경제사 대부분에서 희소한 투입요소는 인간 지능이었다. 자본은 풍부하거나 적어도 복제 가능했고 자연자원은 유한하지만 대체 가능했으며 기술은 인간이 적응할 만큼 천천히 발전했다. 분석, 결정, 창작, 설득, 조정이라는 지능은 대규모로 복제될 수 없었다.
인간 지능은 희소성에서 프리미엄을 얻었다. 노동시장, 모기지 시장, 세제까지 모든 제도는 그 가정 위에 설계됐다.

지금 우리는 그 프리미엄이 되감기는 과정을 겪고 있다. 기계 지능은 점점 더 많은 과업에서 인간 지능의 유능하고 빠르게 개선되는 대체재가 되고 있다. 수십 년간 희소한 인간 지능을 전제로 최적화된 금융 시스템이 재가격되고 있으며 그 과정은 고통스럽고 무질서하며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재가격은 붕괴와 같다로 이어지지 않는다.
경제는 새로운 균형을 찾을 수 있다. 그 균형으로 가는 과정은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 중 하나다. 우리는 그것을 제대로 해야 한다.
역사상 처음으로 경제에서 가장 생산적인 자산이 더 많은 일자리가 아니라 더 적은 일자리를 만든다. 기존의 프레임은 맞지 않는다. 희소한 투입요소가 풍부해진 세계를 상정해 설계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로운 프레임이 필요하다. 그걸 제때 만들 수 있느냐가 유일한 질문이다.
다만 당신은 2028년 6월이 아니라 2026년 2월에 이 글을 읽고 있다.
S&P500은 사상 최고치 근처다. 부정적 루프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우리는 일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라 확신한다. 동시에 기계 지능의 가속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도 확신한다. 인간 지능의 프리미엄은 좁아질 것이다.
투자자로서 우리는 앞으로 10년을 견디지 못할 가정 위에 포트폴리오가 얼마나 놓여 있는지 평가할 시간이 아직 있다. 사회로서도 선제적으로 움직일 시간이 아직 있다.
카나리아는 아직 살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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