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비트코인 시장의 무게중심이 다시 아래로 기울고 있다. 한때 가격 조정 때마다 하방을 받쳐주던 기관 수요가 눈에 띄게 약해지면서 현물 시장에서는 매도 공세가 우위를 점하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구조적 매수 기반이 약화된 가운데 수급 공백이 확대되고 있다며 중기적으로 5만달러대 하단 구간이 다시 시야에 들어왔다고 진단했다.

비트코인은 앞서 트루 마켓 평균 약 79000달러를 이탈한 이후 반등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채 방어적 박스권에 머물고 있다. 현재 시장이 의지할 수 있는 구조적 하단은 전체 유통 물량의 평균 매입단가를 의미하는 실현가격 약 5만4900달러다. 과거 사이클에서도 가격이 주요 온체인 평균 단가를 하회한 이후 실현가격 부근까지 수축 국면이 이어진 사례가 반복돼 왔다.
기관 수요 식자 ETF도 순유출 전환
이번 조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기관 자금의 후퇴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자금 흐름은 최근 7일 평균 기준 다시 순유출로 돌아섰다. 상승 국면에서 꾸준히 유입되며 공급을 흡수하던 구조적 매수세가 약화되자 시장은 외부 충격에 더욱 민감해진 모습이다.

글래스노드는 ETF가 더 이상 확실한 완충 장치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관 수요가 주춤한 사이 가격은 버티고 있지만, 하단을 단단히 받쳐줄 신규 자금의 유입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는 시장이 기술적 반등보다 수급 공백에 더 크게 노출돼 있음을 시사한다.
현물 CVD 음전…매도 공세가 주도
현물 시장의 체력도 약화됐다. 주요 거래소의 현물 누적거래량델타는 일제히 음의 영역으로 돌아섰다. 이는 시장가 매도 주문이 매수 주문보다 공격적으로 체결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글로벌 거래소뿐 아니라 미국 수요를 대변하는 코인베이스에서도 CVD가 둔화되며 매수 주체의 존재감이 옅어졌다.
가격이 급락하지는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매도 압력이 우세한 구조라는 해석이 나온다. 60000달러대 수요 구간이 완충 역할을 하고 있으나, 현물 흐름이 플러스로 전환되지 않는 한 추세 반전의 신호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유동성 위축 속 5만달러대 재시험 가능성
온체인 지표 역시 강한 매집 전환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누적 추세 점수는 강한 분배 국면에서 중립 구간으로 회복됐지만 대형 보유자의 확신에 찬 매수로 이어졌다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하다. 공격적 매도는 진정됐으나 주도적 매수 또한 부재한 상태다.
90일 기준 실현 손익비율이 1~2 구간에 머무는 점도 유동성 제약을 보여준다. 자본 회전이 활발하지 않고 이익 실현이 확산되지 않는 환경에서는 추세적 상승 동력이 형성되기 어렵다.
글래스노드는 79000달러와 54900달러 사이가 당분간 중기 구조를 규정하는 범위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기관 자금 재유입과 현물 CVD의 플러스 전환, 대형 주체의 본격적 매집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실현가격이 위치한 5만달러대 하단을 다시 시험하는 시나리오도 열려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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