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비트코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장기적으로 의미 있는 가치를 축적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다시 제기됐다. 매크로 투자 전략가로 알려진 린 알덴(Lyn Alden) 린 알덴 린알덴인베스트먼트전략 CEO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암호화폐 산업의 내러티브는 반복돼 왔지만 토큰 보유자에게 지속적으로 귀속된 가치는 제한적이었다”고 진단했다.
2020년 4월 6900달러였던 비트코인은 2025년 12월 한때 12만6000달러까지 상승한 뒤 현재 8만500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같은 기간 수백만 개의 토큰이 시장에 등장했지만 자금은 오히려 비트코인으로 집중됐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 집계 기준 비트코인은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의 약 60%를 차지하며, 스테이블코인을 제외하면 비중은 70%에 육박한다. 시장이 팽창할수록 선택은 분산이 아니라 집중으로 귀결되는 구조다.
‘플랫폼의 꿈’은 왜 꺾였나
린 알덴은 2021년 강세장에서 스마트컨트랙트 플랫폼의 대표주자로 꼽힌 이더리움(Ethereum)에 대해 구조적 한계를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논쟁을 불러일으켰지만, 결과적으로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대비 가격 비율 기준으로 2017년 고점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시장 점유율 경쟁은 심화됐고 레이어1과 레이어2는 빠르게 늘어났다.
2022년 붕괴한 테라(Terra)·루나 사태는 디파이 생태계의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으로 꼽힌다. NFT, 탈중앙화 거래소, 레버리지 프로토콜 등 다양한 실험이 이어졌지만, 강세장이 종료된 뒤 상당수 프로젝트는 가격과 사용자 수 모두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근에는 밈코인이 투기 수요를 흡수하며 시장의 냉소를 상징하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나온다.
린 알덴은 이를 두고 “초기 토큰 투기 수요가 사라지면 실질적 사용 수요가 얼마나 남는지가 드러난다”며 “많은 경우 토큰 가격이 이를 정당화할 만큼의 현금흐름이나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13조달러 ETF의 교훈…“인프라는 크지만 수익은 얇다”
그는 블록체인을 ‘기술 레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도 전통 금융 인프라와의 비교를 제시했다. 미국 ETF 시장은 2025년 기준 11조5000억~13조달러 규모로 성장했지만, 블랙록, 뱅가드, 스테이트스트릿, 인베스코 등 주요 운용사의 평균 보수율은 0.12% 수준에 그친다. 경쟁이 심화될수록 수익성은 한계비용에 수렴하는 구조다.
주식거래소 역시 미국 증시 60조달러 이상의 거래를 처리하지만 뉴욕증권거래소(New York Stock Exchange)와 나스닥(Nasdaq) 모회사의 기업가치를 합쳐도 1500억달러 안팎이다. 인프라의 사회적 가치는 막대하지만, 그 자체가 무한한 기업가치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와 비교하면 3500억달러를 웃도는 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이미 상당한 미래 가치를 선반영한 수준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경쟁 레이어1과 레이어2가 다수 존재하는 환경을 감안하면 네트워크 수익이 한계비용으로 수렴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서사의 소진도 지적된다. 프라이버시 강화 코인, 고확장성 레이어1, ICO 붐, 탈중앙화 거래소와 레버리지 프로토콜, NFT와 디지털 수집품, 최근의 밈코인까지 순환적 유행이 반복됐지만 지속 가능한 현금흐름이나 장기적 사용자 기반을 확보한 사례는 제한적이었다. 특히 밈코인은 가치 창출보다는 투기 수요에 의존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변동성 확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비트코인은 왜 다른가
린 알덴은 다만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예외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비트코인은 어떤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토큰이라기보다 그 자체로 보유되는 자산”이라며 “희소성과 보안성, 네트워크 효과에 기반한 화폐 네트워크”라고 평가했다.
약 2조달러 규모의 시가총액은 이미 대형 자산군에 속하지만, 수백조달러에 달하는 글로벌 유동자산 시장과 비교하면 여전히 초기 단계라는 판단이다. 물론 높은 변동성과 기술적·규제 리스크는 전제 조건으로 제시했다.
한편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2021년 초 320억달러에서 현재 2900억달러를 넘어섰다. 실물 수요를 기반으로 한 달러 토큰화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이는 토큰 가격 상승이 아닌 결제·저장 수단의 확장이라는 점에서 투자 수익과는 구별된다.
결국 린 알덴의 메시지는 명확하다. 암호화폐 시장의 다음 국면은 ‘기술이 남고 토큰은 사라질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요구하고 있다. 인프라로서의 블록체인이 일정한 역할을 수행하더라도, 그 가치가 토큰 보유자에게 얼마나 귀속될지는 또 다른 문제다. 지금까지의 흐름은 한 가지 사실을 시사한다. 수많은 실험 끝에 자금이 선택한 곳은 여전히 비트코인이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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