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최창환 기자] 온라인상에서 ‘기계의 화폐(Machine Money)’로서의 비트코인이라는 담론이 급부상하고 있다고 비트코인닷컴이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자율적인 AI 에이전트들이 자신들의 ‘사이버 주권’과 금융 활동을 위해 비트코인을 선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근 X(옛 트위터)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이 주장은 AI와 비트코인의 결합이 단순한 기술적 통합을 넘어, 인간과 기계 간의 새로운 시장 경쟁을 형성할 수 있다는 도발적인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AI 에이전트와 사이버 주권, 왜 비트코인인가?
논의의 핵심은 ‘에이전틱 AI(Agentic AI)’다. 이는 인간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 작업을 수행하고, 하위 에이전트를 생성하며, 경제적 거래를 결정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말한다.
지지자들은 기존 은행 시스템이 신원 인증(KYC)과 정부 발급 신분증을 요구하기 때문에, 여권이나 주민등록증이 없는 AI에게는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한다. 반면, 비트코인은 중앙 중개자가 없고 누구나 지갑을 생성할 수 있는 ‘무허가성’을 특징으로 한다.
이 때문에 비트코인이 AI가 경제 활동을 하는 데 있어 가장 논리적인 선택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X에서는 AI 에이전트가 비트코인 풀 노드를 실행하고, 개인 키를 관리하며, 라이트닝 네트워크 지갑을 생성해 거래하는 초기 프로토타입 사례들이 공유되고 있다.
희소성 게임, 인류와 AI의 ‘비트코인 입찰 전쟁’
이러한 서사는 곧바로 비트코인의 2100만 개 공급 제한과 맞물려 폭발적인 가격 전망으로 이어진다.
합리적으로 프로그래밍된 AI라면 가치가 희석되는 법정 화폐 대신, 가치 저장이 확실한 비트코인을 축적(HODL)하는 선택을 할 것이라는 ‘게임 이론’적 접근이다.
미 우주군 소령이자 비트코인 옹호론자인 제이슨 로워리(Jason Lowery)는 X를 통해 다음과 같이 경고했다.
“AI 에이전트가 비트코인을 통해 사이버 주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깨닫고, 남은 비트코인을 차지하기 위해 인류와 입찰 전쟁을 시작하는 시나리오는 아직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
AI agents independently discovering that Bitcoin gives them cyber sovereignty & then starting a bidding war with humanity over the only remaining Bitcoin available is not priced in.
— Jason Lowery (@JasonPLowery) February 14, 2026
스트라이브(Strive)의 비트코인 전략 부사장 조 버넷(Joe Burnett) 역시 “AI 에이전트가 탈출하기 시작하면 생존을 위해 무허가 화폐가 필요할 것”이라며 이에 동의했다.
비트코인 확보경쟁 격화 가능성
일각에서는 이러한 기계 주도 수요가 국가 단위의 매수세와 겹칠 경우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100만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브라질 의회에는 최대 100만 BTC를 획득하여 국가 전략 준비금으로 활용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브라질은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국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또 프랑스와 일본을 포함한 13개국이 정부 차원의 비트코인 채굴작업에 나서고 있다. AI의 매수세와 국가들의 전략적 비축 경쟁이 맞물리며 비트코인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현실적 장벽과 규제 움직임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거래 수수료 문제, 확장성 제한, 그리고 무엇보다 규제 당국의 개입 가능성이다. 정부가 감독 범위를 벗어난 기계 간의 대규모 자치 거래를 용인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싱가포르는 ‘에이전틱 AI’를 위한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발표하며 정책 마련에 나섰고, EU와 미국 역시 AI 규제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AI가 기계의 속도로 거래하려면 가장 단순하고 검열 저항성이 강한 레일이 필요하다”는 대전제는 여전히 유효하다. 비트코인을 통한 기계 간 상거래(M2M)가 경제적 현실이 될지, 단순한 온라인상의 사고 실험에 그칠지는 알 수 없으나, 돈이 더 이상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닐 수 있다는 화두는 분명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