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문예윤 기자] 미국 현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투자자들이 자금을 해외 주식형 ETF로 이동시키면서 디지털자산 ETF는 2026년 들어 단 두 차례만 순유입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각)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의 총 운용자산(AUM)은 최근 약 1150억달러(약 166조원) 수준에서 830억달러(약 119조8500억원) 안팎으로 감소했다. 이더리움 ETF 역시 180억달러(약 26조원)에서 110억달러(약 15조88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며 더 가파른 축소세를 보였다. 단순한 가격 조정을 넘어 실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같은 기간 글로벌(미국 제외) 주식형 ETF에는 수년 만에 가장 강한 자금 유입이 나타났다. 1월 한 달 동안 기록적인 자금이 유입되며 전체 ETF 순유입 자금의 약 3분의 1을 차지했다. 자산 비중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규모다.
이 같은 흐름은 위험자산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거나 저평가된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과 견조한 고용 지표, 그리고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주식형 펀드로의 대규모 자금 유입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기관 투자자들은 과열 우려가 제기된 미국 성장주와 디지털자산 노출을 줄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해외 시장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고용시장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국채 수익률이 상승한 점도 부담 요인이다. 수익률 상승은 채권의 매력을 높이는 동시에 금융 여건을 긴축시키는 효과를 낳는다. 이는 유동성에 민감한 고베타 자산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대표적인 유동성 민감 자산으로 자금이 안전자산이나 이자 수익 자산으로 이동할 경우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최근 자금 로테이션 흐름과 맞물려 두 자산의 가격 역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2024년에는 꾸준한 자금 유입을 바탕으로 가격 상승을 견인했던 디지털자산 ETF가 최근에는 오히려 매도 물량을 흡수하는 통로로 전환된 셈이다.
다만 이러한 흐름이 디지털자산의 장기 투자 논리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업계에서는 자금 로테이션이 둔화되고 거시 환경이 완화될 경우 ETF를 통한 자금 유입이 다시 재개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