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구글·메타 등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대규모 데이터센터 확장 움직임에 제동이 걸렸다. 전력 사용 급증으로 소비자 전기요금이 오르자, 미 의회와 주정부들이 데이터센터 건설 일시 중단과 비용 전가 금지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의회와 주정부가 AI 데이터센터의 급격한 확장을 억제하기 위한 규제에 본격 나서고 있다.
12일(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조시 홀리(Josh Hawley) 공화당 상원의원과 리처드 블루멘털(Richard Blumenthal) 민주당 상원의원은 지난 11일 양당 합의안을 공동 발의해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이 소비자 전기요금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하는 첫 연방 법안을 제출했다.
앞서 지난 6일 뉴욕주 의회는 데이터센터 신규 건설을 일시 중단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뉴욕은 향후 데이터센터 입지 경쟁에서 사실상 제외된다.
디디 콜드웰(Didi Caldwell) 글로벌 로케이션 스트래티지스 CEO는 “전력 수요가 AI 데이터센터 중심으로 급등하고 있지만, 현재 규제 체계는 이를 감당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며 “정책 입안자들이 급변하는 부하 예측에 실시간으로 대응하려 한다”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로렌스버클리국립연구소에 따르면 2018~2024년 사이 미국 데이터센터의 전력 수요는 두 배로 늘었으며, 2028년까지 세 배로 증가할 수 있다. 미국 최대 전력망 운영사 PJM 관할 지역의 전력용량 단가도 2024~2025년 28.92달러에서 2026~2027년 329.17달러로 폭등했다.
물 소비 문제도 심각하다. 초대형 데이터센터(하이퍼스케일러)의 냉각용수 사용량은 2023~2025년 사이 1500억갤런(미국 가구 460만 세대 연간 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마이크로소프트는 “데이터센터 운영비를 전액 부담하고, 사용한 물보다 더 많은 양을 재생산하겠다”고 밝혔으며, 아마존은 “단위 연산당 물 사용량을 2021년 대비 40% 줄였다”고 주장했다. AI 기업 앤트로픽(Anthropic)은 “전력망 연결 비용 100%를 자체 부담하겠다”고 밝혔고, 오픈AI도 비슷한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러한 자율 조치에도 불구하고 각 주에서는 규제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조지아주는 내년 2월까지 데이터센터 건설을 중단하는 법안을, 버지니아주는 오는 2028년 7월까지 일부 승인 제한을 추진 중이다. 뉴욕·버몬트·오클라호마·메릴랜드 등도 비슷한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리즈 크뤼거(Liz Krueger) 뉴욕주 상원의원은 “이들 에너지 다소비 시설은 전기요금 상승과 환경 훼손을 초래하면서도 지역 경제에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부 주에서는 세금 감면이 오히려 재정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조지아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유치 과정에서 발생한 경제효과는 약 10억달러였지만, 세수 감면으로 5억달러 이상을 잃었다. 버지니아는 2020~2025년 사이 약 45억달러 세수 손실이 발생했고, 올해는 20억달러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
브렌던 피어폰트(Brendan Pierpont) 에너지이노베이션연구소 전력정책 이사는 “AI 칩, 전력 인프라, 전문 인력 등 모든 측면에서 공급 제약이 심하다”며 “현재 계획된 데이터센터 수는 실제로 감당 가능한 수준을 훨씬 초과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법안은 ‘요금 전가 방지’ 조항을 포함해 개발사가 전력망 증설비용을 전액 부담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콜드웰 CEO는 “입법자들은 건설 속도를 늦출 뿐 아니라 비용과 위험을 데이터센터 개발사에게 전가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메타는 켄터키·인디애나 등 전력 여력이 있는 2·3차 지역으로 신규 데이터센터 입지를 이전하며 규제 리스크를 회피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