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블록미디어 김해원 기자] 한국의 디지털자산업은 규제 정비와 시장 확장이라는 두 흐름이 맞물리며 ‘변화의 기로’에 놓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현지시각) 홍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컨센서스 홍콩(Consensus HK)’에서는 ‘기로에 선 한국: 디지털자산 진화의 다음 단계 로드맵’을 주제로 세션이 진행됐다. 세션에 참여한 앤드류 박 팩트블록(FactBlock) 대표는 “한국은 지난 5년간 여러 차례 규제 변화를 겪어왔다”며 “시장은 리테일 중심으로 성장했고, 대중이 스스로 생태계를 키워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규제가 성장 속도를 따라잡으며 기관 시장을 열 준비를 하고 있다”며 “한국은 향후 디지털자산 산업에서 더 흥미롭고 가치 있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샘 킴 고차파(GoChapaa) 대표도 과거 한국 시장의 규제 공백이 산업에 미친 영향을 짚었다. 그는 “규제 이전에 출시된 프로젝트들은 사실상 회색지대에 있었고, 규제가 바뀔 때마다 이슈가 반복됐다”며 “그 결과 많은 프로젝트와 기업이 싱가포르, 홍콩, 미국 등으로 옮겨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들어 한국으로 복귀하는 프로젝트들이 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샘 킴 창업자는 “그동안 인재와 자본이 해외에서 번성하며 국내에 공백이 있었지만, 현재는 다시 돌아오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 한국 이용자들은 디지털자산 분야에서 가장 진보된 사용자”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투자은행에서 약 10년간 근무한 경력을 바탕으로 현재 거래소 및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사용자들이 익숙한 디지털뱅킹·온라인뱅킹 앱 경험을 디지털자산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고, 신원 인증이나 지갑 사용의 번거로움 없이 매끄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대표는 글로벌 기업과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을 바라볼 때 오해하는 점을 언급했다. 김 대표는 빌더(개발자·창업자) 관점에서 “한국에는 유능한 개발자가 많고, 외국인이 들어와 빌드하기에도 인프라가 비교적 좋다”며 “혁신 기업과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장하고 있는 만큼 빌더라면 한국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투자자 관점에서는 규제 및 자본 이동 관련 리스크가 변수로 꼽혔다. 박 대표는 “한국은 여전히 자본시장 규제가 엄격하다”며 “싱가포르나 홍콩과 달리 거래 모니터링 체계가 촘촘하고, 대규모 투자나 기관 투자라면 컨설턴트·법률 자문이 사실상 필수”라고 설명했다.
다만 “스타트업 밸류에이션 측면에서는 아직 프리미엄이 크지 않아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보일 수 있고, 인구는 5000만명이지만 시장 침투율이 높다는 점은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왜 한국의 규제 정비는 시간이 오래 걸리느냐’는 질문에 대해 박 대표는”한국 경제 구조와 1997년 IMF 이후 규제당국의 변화, 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해야 한다”며 “한국 규제의 기본 정서는 사전 예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IMF와 같은 큰 금융사고가 미치는 영향을 경험했기에, 규제당국은 리스크를 회피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형 금융사고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경험한 만큼 규제당국은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경향이 강하고, 혁신을 위해 감수하는 위험보다 사고 발생 시 비용을 더 크게 본다”고 말했다.
최근 빗썸의 비트코인 오입금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이 나왔다. 박 대표는 “최근 한국 2위 거래소(빗썸)에서 비트코인이 대규모로 잘못 처리된 사고가 있었고, 규제당국은 이를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경고 신호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정권이 친(親)크립토 기조를 표방했지만, 실제로는 과잉 규제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규제와 혁신의 균형이 흔들릴 경우 혁신이 둔화되고 인재가 다시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디지털자산 산업에 은행 수준의 강한 규제를 적용하려는 흐름이 나타날 경우 거래·사업 제약이 커질 수 있다는 취지다.
또한 패널들은 금융당국이 디지털자산 거래소를 ‘공공재’에 준하는 인프라로 바라보는 시각도 짚었다. 박 대표는 “현재 거래소는 민간이 소유하고 있지만, 정부는 공공서비스를 위한 인프라를 특정 개인이나 기업이 전적으로 통제하는 것을 적절치 않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해외 투자자들을 향해 “규제가 엄격하더라도 그 틀 안에서 움직여야 하며, 한국 시장에서는 ‘퍼스트 무버’로 접근하고 현지에서 신뢰할 파트너를 찾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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