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지승환 기자] 2025년 한 해 동안 전 세계 예측 시장(Prediction Markets) 규모가 4배 이상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600억달러(약 86조3700억원)를 돌파했다. 그러나 가파른 외형 성장 뒤에는 인센티브 중심의 허수 거래와 취약한 보안 인프라, 그리고 복잡한 규제 환경이라는 구조적 리스크가 도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 거래액 635억달러 달성… “허수 거래가 절반 이상”
블록체인 보안 전문 기업 서틱(CertiK)은 10일(현지시각) 발표한 ‘2026 스카이넷 예측 시장 리포트’를 따르면 2025년 예측 시장의 연간 거래량은 약 635억달러(약 91조410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158억달러(약 22조7400억원) 대비 약 400% 급증한 수치다. 시장은 △폴리마켓(Polymarket) △칼시(Kalshi) △오피니언(Opinion) 등 3대 플랫폼이 글로벌 거래량의 95% 이상을 장악하며 과점 체제를 굳혔다.
하지만 서틱은 이러한 성장이 유기적인 수요보다는 에어드랍 등 보상을 노린 ‘허수 거래(Wash Trading)’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에어드랍 캠페인이 정점에 달했을 때 일부 플랫폼의 허수 거래 비중이 전체 거래량의 최대 60%에 육박했다고 분석했다.
서틱 측은 “인센티브 프로그램이 종료된 후에도 사용자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시장 지속 가능성의 핵심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아직은 허수 거래가 가격 발견의 정확도를 크게 해치지 않고 있지만, 유동성이 낮은 시장에서는 언제든 가격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웹2.5’ 구조의 한계…보안 사고 잇따라
보안 인프라의 미성숙함도 도마 위에 올랐다. 많은 예측 시장 플랫폼이 편의성을 위해 채택하고 있는 ‘웹2.5’ 설계가 보안의 아킬레스건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폴리마켓의 제3자 인증 서비스인 매직 랩스(Magic Labs)에서 발생한 인증 우회 결함으로 인해 다수의 사용자 계정이 탈취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틱은 “스마트 컨트랙트가 아무리 안전해도 이메일 기반 로그인과 같은 중앙화된 지점이 뚫리면 사용자 자산은 위험에 처한다”며 “인증·키 관리·정산을 개별적으로 간주하지 말고 전체 스택을 하나의 보안 표면으로 다뤄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틱에 따르면 2026년 예측 시장은 제도권 안착과 규제 장벽 사이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미국에서는 칼시의 승소 이후 예측 시장이 합법적인 금융 상품으로 인정받는 추세지만,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무허가 도박’으로 간주해 폴리마켓 등의 접속을 차단하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도 연방 차원의 수용 분위기와 달리, 주(州) 단위의 규제가 엇갈리며 규제 파편화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서틱은 “올해 예측 시장은 제도권 금융의 투명성과 기술적 프라이버시를 동시에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며 “기관 투자자들의 본격적인 유입 여부도 인프라의 신뢰도 회복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