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안드레아 윤 에디터] 한국 정부가 미국에 조선업 협력을 제안하며 ‘제조업 부활 모델’로 내세웠지만, 현장에서는 높은 산업재해율과 저임금 이주노동 의존 구조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조선업의 경쟁력이 위험한 노동 환경에 기반하고 있다는 비판적 논조다.
이재명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한미 통상 협력의 핵심 축으로 조선업을 제시했다. 한국은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무역 합의의 일환으로 조선업 역량을 강조하며, 미국 제조업 재건에 기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한국 조선소 모델에 관심을 보여왔다.
블룸버그는 그러나 조선업 현장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제노동기구와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산업재해 사망률은 노동자 10만명당 약 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약 3명보다 높다. 특히 조선업 사망률은 2024년 기준 전국 평균의 4배를 넘는다.
위험성과 고강도 노동 환경 탓에 숙련 한국인 노동자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조선업체들은 외국인 노동자 채용을 확대해왔다. 2025년 4월 기준 조선소에서 주요 취업비자를 보유한 이주노동자는 2만3000명 이상이다. 일부 숙련 직종에서는 외국인 비중이 최대 30%까지 허용된다.
블룸버그는 하청 구조도 문제도 지적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조선업 종사자 중 하청·파견 등 비정규·비소속 인력 비중은 약 63%로, 전체 산업 평균 약 16%보다 크게 높다. 위험도가 높은 작업이 하청 노동자에게 집중된다는 증언도 나온다는 것.
스리랑카 출신 용접공 마노지 위제세카라는 비자를 얻기 위해 약 2000만원을 브로커에게 지급했다고 밝혔다. 그는 임금이 기대보다 낮자 사직했지만, 비자 구조상 특정 기업에 묶여 있어 체류 자격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해당 분쟁은 현재 한국 노동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구조가 해외로 그대로 수출되기 어렵다는 국내 NGO 대표의 목소리도 전했다. 김현주 울산이주민센터 대표는 “국내에서도 지속 가능성이 불확실한 모델을 미국에 적용하는 것은 규제와 인권 기준 차이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선업은 최근 수주 호황을 맞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주요 3사는 지난해 약 360억달러 규모의 신규 수주를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신규 선박 발주의 약 20%에 해당한다.
조선업은 한국의 안보 전략과도 연결돼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핵추진 잠수함 추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통상 이행 지연과 관세 문제 등으로 양국 간 긴장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동권과 안전 기준을 무시한 채 생산성만 강조할 경우 장기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노동 인권 리스크는 수출 경쟁력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