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지승환 기자] 글로벌 실물자산(RWA) 토큰화 프로젝트 시큐리타이즈(Securitize)가 규제 준수와 디파이(DeFi)의 효율성을 결합한 새로운 인프라 ‘볼트 레지스트라(Vault Registrar)’를 출시했다고 10일(현지시각) 공개했다. 이번 발표로 그간 규제상의 이유로 어려웠던 RWA의 디파이 담보 활용이 한층 원활해질 전망이다.
“풀(Pool) 대신 볼트(Vault)”…실질적 소유권 보존이 핵심
기존 디파이 프로토콜은 여러 사용자의 자산을 하나의 대형 ‘풀(Pool)’에 모아 관리한다. 이는 유동성 공급에는 유리하지만, 증권형 토큰과 같은 규제 자산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된다. 디지털 이전대리인(Transfer Agent)이 배당이나 의결권 행사를 위해 ‘누가 얼마나 소유하고 있는지’를 실시간으로 정확히 추적해야 하는데, 풀에 섞이는 순간 이 기록이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시큐리타이즈가 선보인 ‘볼트 레지스트라’는 이를 ‘투자자 전용 볼트(개별 스마트 지갑)’ 방식으로 해결했다. 자산을 공유 풀에 넣는 대신, 특정 투자자에게 귀속된 독립적인 볼트에 보관하고 이를 디파이 프로토콜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자산은 담보로 활용되면서도, 실질적 소유권은 투자자 개인에게 명확히 귀속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원클릭 루핑’과 ‘스마트 에스크로’로 RWA 활용도 극대화
볼트 레지스트라의 도입으로 RWA 투자자들은 더욱 역동적인 자산 운용이 가능해졌다. 대표적인 것이 ‘원클릭 루핑(One-Click Looping)’이다. 이는 보유한 RWA를 담보로 자산을 빌리고, 그 자산으로 다시 RWA를 구매해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전략이다. 기존 풀 기반 모델에서는 개별 투자자의 매수 기록을 추적하기 어려워 구현이 불가능했으나, 볼트 모델에서는 각 단계의 소유권이 명확히 기록돼 원활한 수행이 가능하다.
또한 조건부 결제 기능인 ‘스마트 에스크로(Smart Escrow)’도 강화된다. 자산의 소유권을 명확히 유지하면서도 특정 조건이 충족될 때만 자산이 이동하도록 프로그래밍할 수 있어, 기관 간 복잡한 장외거래(OTC)나 구조화 금융 상품 설계가 쉬워진다.
시큐리타이즈는 이 모델을 자사 서비스에만 국한하지 않고 업계 표준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더리움 매지션즈(Ethereum Magicians) 포럼에 ‘허가형 ERC-20 볼트를 위한 볼트 화이트리스터 인터페이스’라는 명칭의 이더리움 개선 제안(EIP)을 제출했다.
이 표준이 채택되면 서로 다른 발행사가 만든 RWA 토큰들도 동일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다양한 디파이 프로토콜에서 상호 운용될 수 있다. 프로토콜 입장에서는 토큰별로 개별적인 로직을 구현할 필요 없이, 표준화된 레지스트라를 통해 규제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볼트를 배포할 수 있게 된다.
시큐리타이즈 측은 “다음 세대의 하이브리드 파이낸스(HyFi·하이파이)는 단순히 유동성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얼마나 정교한 금융 행위를 구현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볼트 레지스트라는 파트너들이 규제의 희생 없이 디파이의 모든 이점을 누릴 수 있게 하는 핵심 도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