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함지현 기자] 전통 금융 시장의 주요 사업자들이 상호운용성에 특화된 블록체인 기술을 적극 활용하며 대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로빈후드가 자체 레이어2(L2) 테스트넷을 공개한 데 이어 시타델 증권과 캐시우드가 이끄는 아크 인베스트는 레이어제로(LayerZero)의 신규 블록체인 ‘제로’에 투자했다.
로빈후드, 아비트럼 기반 자체 체인 테스트넷 가동
10일(현지시각) 더블록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증권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는 이날 이더리움 레이어 2 프로젝트 아비트럼(Arbitrum)을 기반으로 한 자체 블록체인 ‘로빈후드 체인(Robinhood Chain)’의 테스트넷을 가동했다.
이번 테스트넷은 메인넷 정식 출시 전 기술적 결함을 식별하고 네트워크 안정성을 개선하는 실험의 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테스트넷에 오라클 제공하는 협력사로는 체인링크가 참여한다.
로빈후드는 향후 몇 달 내로 로빈후드 체인을 이용하는 개발자들에게 통합 테스트를 위한 ‘테스트넷 전용 주식 토큰’을 제공하고 로빈후드 월렛과의 직접 연동 테스트 기능도 선보일 예정이다.
요한 커브랏 로빈후드 디지털자산 부문 총괄은 “이번 테스트넷은 미래의 실물자산(RWA) 토큰화 생태계를 정의하고, 개발자들이 이더리움 생태계 내 디파이(DeFi) 유동성을 활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라며 “인프라 파트너들과 협력해 금융 서비스의 온체인화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행보는 디지털자산 거래를 지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실물자산(RWA)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로빈후드는 주식 토큰을 중심으로 하는 24시간 거래와 실시간 결제 시스템을 구축해 기존 금융 시스템의 제약을 블록체인으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디지털자산 거래 수익이 감소하는 추세 속에서 블록체인 인프라를 직접 구축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시타델·아크인베스트, 레이어제로 신규 체인에 투자
같은 날 시타델 증권과 아크 인베스트는 크로스체인 레이어제로의 자체 블록체인 ‘제로(Zero)’의 자산 ZRO를 직접 매입했다. 아크 인베스트는 토큰 매입과 더불어 지분 투자자로도 참여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테더 역시 상호운용성 인프라 지원의 일환으로 레이어제로 랩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제로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대상으로 한 고성능 블록체인으로, 거래·청산·결제 등 전통 금융 인프라의 온체인화를 목표로 한다.
이날 레이어제로는 구글 클라우드 및 미국 예탁결제원(DTCC)와의 협업 사실도 공개했다. 리차드 위드만 구글 클라우드의 웹3 전략 총괄은 “AI 에이전트가 경제 주체로 등장하면서 블록체인 인프라 역시 클라우드만큼의 신뢰성이 필요해졌다”며 협력 배경을 설명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모회사인 ICE 또한 제로 체인을 활용한 24시간 거래 지원 가능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들의 협력은 블록체인을 단순한 투자 대상이 아닌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타델 증권은 레이어제로와 협력해 시장 구조 전문성을 제공하고, 고성능 블록체인을 거래, 청산, 결제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을지 가늠할 계획이다. 여기에 DTCC와 구글 클라우드까지 합세하면서 기존 금융 시스템이 블록체인의 확장성과 상호운용성을 수용하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전통 금융권이 블록체인에 직접 뛰어드는 이유는 시공간에 제약받지 않는 거래를 빠르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아비트럼은 이더리움 레이어2로서 이더리움의 보안성을 계승하면서 동시에 거래 처리 속도는 높인다. 레이어제로가 공개한 ‘제로’ 체인은 초당 200만건(TPS)의 트랜잭션을 처리할 수 있어 이더리움보다 10만배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블록체인 도입의 장애물이었던 속도와 확장성 문제가 레이어 2 및 고성능 레이어 1 기술로 해결되기 시작했다”며 “로빈후드와 시타델 같은 거대 자본이 인프라를 직접 소유하거나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금융 서비스의 온체인화(On-chain)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