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인공지능 중심의 사상 최대 투자 계획을 지원하기 위해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다. 전례 없는 설비투자 확대에 맞춰 차입 전략을 본격화하면서 투자자 자금이 대거 몰리는 모습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알파벳은 9일(현지시각) 미국 회사채 시장에서 총 200억달러 규모의 달러채를 발행했다. 당초 발행 규모는 150억달러로 계획됐으나 주문이 1000억달러를 웃돌면서 최종 발행액을 확대했다. 이는 알파벳의 역대 최대 달러채 발행이자 미 회사채 시장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주문 사례로 평가된다.
이번 채권 발행은 총 7개 트랜치로 구성됐다. 가장 만기가 긴 2066년 만기 채권의 가산금리는 미 국채 대비 95bp로 형성되며 당초 논의됐던 120bp 수준보다 크게 낮아졌다. 대규모 수요가 몰리며 알파벳의 장기 신용도와 성장 전략에 대한 시장 신뢰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파벳은 미국에 이어 스위스와 영국 채권 시장에도 처음 진출할 계획이다. 특히 100년 만기 채권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1990년대 말 닷컴 붐 이후 기술기업으로서는 사실상 전례 없는 시도다. 인공지능 인프라 투자를 장기 차입 구조로 고정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AI 투자 사상 최대…1850억달러 설비투자 집행
대규모 차입의 배경에는 공격적인 설비투자 계획이 있다. 알파벳은 올해 최대 1850억달러의 설비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3년간의 투자액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은 수준이다. 투자금 대부분은 인공지능 모델 학습과 서비스 확장을 위한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투입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이러한 투자가 이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 기능 강화로 검색 사용 빈도가 증가하면서 광고 매출이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대규모 지출이 동반되는 만큼 단기적인 수익성 압박에 대한 시장의 시선도 함께 커지고 있다.
하이퍼스케일러 차입 경쟁…크레딧 시장 부담 우려도
알파벳의 행보는 빅테크 전반의 흐름과 맞물려 있다.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들도 인공지능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지출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이들 4개사의 설비투자 규모는 2026년 기준 약 65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인공지능 클라우드와 데이터센터 관련 누적 투자 규모가 2029년까지 총 3조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자금 조달 역시 채권 시장에 집중되고 있다. 최근 오라클은 250억달러 규모 회사채를 발행했는데 한때 주문이 1290억달러까지 몰렸다. 모건스탠리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올해 차입 규모가 4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으며 이에 따라 올해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는 사상 최대인 2조2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대규모 발행이 이어지면서 크레딧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경계도 나온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공급 확대에 따라 회사채 스프레드가 점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앤드루 다소리 웨이브렝스 캐피털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는 기업들이 더 이상 현금을 축적하는 국면이 아니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본격적인 차입 단계로 진입했다며 이는 미 회사채 시장의 위험과 수익 구조를 재정의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알파벳 주가는 공격적인 투자 계획이 부각되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실적 발표 이후 주가는 306달러까지 하락했으나 이후 일부 회복돼 최근에는 324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대규모 AI 투자가 중장기적으로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향후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