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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미디어 황효준 에디터]요즘 자산 시장의 온도 차는 뚜렷하다. 금과 은 같은 전통 안전자산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도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은 최근 한 달 동안 각각 약 18%, 13% 상승했다.
문제는 디지털자산(가상자산) 시장이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BTC) 가격은 약 44% 하락했다. 전통 자산과 주식 시장이 동시에 반등하는 국면에서 디지털자산 시장만 뒤처진 모습이다.
이 간극은 알트코인 시장에서 더 선명하다. 최근 약 3개월 동안 전체 알트코인 시가총액은 약 33% 줄어들었다. 더 아이러니한 점은 이 기간에도 다수의 프로젝트가 신규 토큰 발행(Token Generation Event·TGE)을 이어갔다는 사실이다. 공급은 늘었지만 시장 전체 규모는 오히려 축소됐다. 이는 단순한 가격 조정보다 디지털자산 시장으로 유입되는 자금 자체가 위축됐다는 신호에 가깝다.

‘비전’은 넘쳤고, 자본은 몰렸다
디지털자산 시장은 탈중앙화라는 강력한 서사를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중앙화된 신뢰 구조를 코드로 대체하고 금융·결제·데이터 관리 등 기존 시스템의 비효율을 기술로 해결하겠다는 이야기였다. 이 서사는 충분히 매력적이었고 자본은 빠르게 반응했다.
벤처캐피털과 사모펀드, 개인 투자자들은 비교적 이른 시점부터 블록체인 산업에 자금을 투입했다. 그 결과 2021년과 2022년 각각 300억달러가 넘는 자금이 블록체인 산업으로 유입됐다. 지난 5년간 누적 투자금은 약 950억달러(약 140조원)에 달한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등장했다. 이들은 탈중앙화 금융(DeFi·디파이), 대체불가능토큰(Non-Fungible Token·NFT), 플레이투언(Play to Earn·P2E), 분산형 물리 인프라(DePIN·디핀) 등을 내세우며 산업 구조 변화를 제시했다.
실체가 있었던 프로젝트는 소수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도 상당수 프로젝트는 약속했던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확장성과 탈중앙화 사이에서 기술적 타협점을 찾지 못한 채 성능 문제를 반복했고, 웹2(Web2) 환경에 익숙한 대중을 웹3(Web3) 서비스로 유입시키는 데에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토큰 발행과 인센티브 구조에 의존한 다수의 웹3 프로젝트는 지속 가능성을 상실했다. 서비스 완성도와 사용자 수는 제한적인 반면 토큰 공급은 계속 늘어났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루트데이터(Rootdata)에 따르면 사업 종료, 파산, 장기간 업데이트 중단 상태에 놓인 프로젝트 수는 2023년 231개, 2024년 174개, 2025년 92개로 집계됐다.
실제 사례는 이를 뒷받침한다. 소셜파이(Social Fi) 플랫폼 랠리(Rally)는 앤드리슨호로위츠(a16z)와 코인베이스로부터 약 7200만달러(약 1055억원)를 투자받았으나 2023년 초 사업 중단을 발표했다. 사물인터넷과 5세대 이동통신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했던 니트로 네트워크(Nitro Network) 역시 약 4000만달러(약 586억원)를 유치했지만 뚜렷한 성과 없이 사업을 종료했다.
디지털자산 데이터 분석 플랫폼 토큰터미널(Token Terminal)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최근 30일 동안 0.1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한 블록체인 프로젝트는 전 세계적으로 203개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월 매출 10만달러 이상을 기록한 프로젝트는 87개다. 수만 개로 추정되는 전체 프로젝트 수를 고려하면 실질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사례는 극히 제한적이다. 다수의 프로젝트가 제품 시장 적합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살아남은 것들은 다르다
현재 디지털자산 시장은 분기점에 서 있다. 과거처럼 거대한 비전과 내러티브만으로 자본을 끌어들이는 국면은 사실상 끝났다. 시장은 점점 더 냉정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탈중앙화라는 이념 자체가 부정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를 실제 서비스와 수익 구조로 연결하지 못한 프로젝트는 투자자 선택지에서 빠르게 제외되고 있다. 알트코인 시장이 특히 큰 타격을 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규 토큰 공급은 이어지지만 이를 흡수할 실질적 수요와 현금 유입이 부족하다.
다만 일부 프로젝트는 실제 사용성을 확보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스테이블코인 분야다. 테더(USDT) 발행사 테더(Tether)는 최근 30일 동안 약 4억2400만달러(약 6214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USDT 인프라로 활용되는 블록체인 트론(Tron) 역시 같은 기간 약 2억1500만달러(약 315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 밖에도 퍼프덱스(Perpetual DEX)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밈코인 플랫폼 펌프펀(Pump.fun), 달러 합성자산 발행사 에테나(Ethena) 등이 PMF를 인정받고 있다. 인공지능 에이전트 인프라, 자산 토큰화, 결제 분야 역시 향후 주목할 섹터로 거론된다.
이제는 믿음이 아니라 검증의 시간이다
이 글은 알트코인 투자를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블록체인 산업에서 더 이상 혁신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하려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의미 있는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이다.
다만 혁신을 판단하는 방식은 달라졌다. 이제는 ‘탈중앙화’나 ‘웹3’라는 단어, 화려한 로드맵과 투자 이력만으로 미래를 선반영하기 어렵다. 시장은 이미 많은 비용을 치렀다.
지금 필요한 것은 낙관이 아니라 검증이다. 비전보다 실행을, 토큰 가격보다 실제 수요를, 내러티브보다 현금흐름을 더 오래 지켜보는 태도다. 알트코인 시장이 다시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투자자 역시 이전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
혁신은 언제나 소수에서 시작된다. 중요한 것은 그 소수를 가려낼 수 있는 인내와 판단 기준을 갖추고 있는지다. 지금 시장이 요구하는 것은 더 빠른 베팅이 아니라 늦더라도 틀리지 않는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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