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ETF와 비트코인 파생상품이 가격 '발견'
재담보의 마술…꼬리가 몸통을 흔들어
"월가가 재고를 가공, 2100만개 희소성 사라졌다"
[블록미디어 이정화 기자] “비트코인 2100만개 희소성이 현실 시장에서는 사실상 없어졌다.”
베테랑 분석가 밥 켄달(Bob Kendall)이 5일(현지시각) 비트코인 시장을 향해 뼈아픈 진단을 내놓았다. 그는 비트코인 가격이 더 이상 온체인상의 공급 부족(희소성)에 의해 결정되지 않으며, 월스트리트의 ETF와 파생상품 시스템에 의해 철저히 통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가격 발견’ 메커니즘을 보라
켄달은 자신의 분석이 단순히 시장의 상승이나 하락을 점치는 ‘불(Bull) vs 베어(Bear)’ 논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그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형성되는 방식, 즉 ‘가격 발견(Price Discovery)’의 본질적인 변화를 봐야한다고 강조했다.
Just to be clear: the earlier post was never a bull vs bear call. I wasn’t predicting up or down. I was explaining how price discovery is happening right now, period.
In Bitcoin, like gold, equities, Treasuries, or any market with derivatives, price is set by the marginal trade…
— Bob Kendall (The Kendall Report) (@PortfolioXpert) February 5, 2026
그는 비트코인을 금, 국채, 주식과 같은 전통 자산과 비교하며, 가격은 결코 ‘콜드 스토리지(오프라인 저장소)’에 묶여 있는 장기 보유자들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가격은 실제 유통되고 있는 물량인 ‘액티브 플로트(Active Float)’를 통해 흘러 들어오는 한계 거래(Marginal Trade)에 의해 설정된다는 것이다. 즉, 셀프 커스터디는 소유권을 보호할 뿐, 가격 결정권까지 가져다주지는 않는다는 분석이다.
묶여 있는 비트코인이 아니라 ETF와 파생상품과 연결된 실제 거래되는 물량이 가격을 만든다는 주장이다. 이른바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을 지적한 것.
ETF와 재담보… ‘가짜’ 가격은 없지만 ‘재담보’는 존재
많은 투자자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실제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지만, 켄달은 이것이 착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ETF가 비트코인을 수탁하더라도, 그 코인들이 가격을 결정하는 유통 물량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ETF의 지정 참가자(Authorized Participants·AP)와 마켓 메이커들은 ETF 재고를 담보로 선물, 옵션, 스왑 등 다양한 파생상품 헤지 전략을 구사한다. 이 과정에서 물리적으로 보관된 비트코인 하나를 기반으로 다수의 서류상 청구권(Paper Claims)이 발행된다.
비트코인을 ETF에 담으면, 그 ETF를 담보로 선물 등 파생상품을 추가로 거래하고, 이것이 비트코인의 실제 가격을 움직인다는 것.
켄달은 재담보(Rehypothecation)라고 정의했다. 금 ETF가 실물 금의 50~100배에 달하는 ‘종이 금’ 거래량을 만들어내며 가격을 통제하듯, 비트코인 역시 동일한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1개의 골드바가 ETF가 되는 순간 담보의 담보의 담보로 반복 제공되며 실제 유통량이 증가하는 것과 같다.
2100만 개라는 희소성의 종말
비트코인의 근본적인 가치는 ‘2100만개의 한정된 공급’과 ‘복제 불가능성’이었다. 그러나 켄달은 현금 결제형 선물, 무기한 스왑, 래핑된 비트코인(WBTC) 등이 레이어로 쌓이는 순간 이 전제가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합성적으로 공급을 ‘제조’ 할 수 있게 된 순간, 그 자산은 더 이상 희소하지 않다”고 말했다. 온체인 데이터상으로는 2100만 개가 유지될지 모르나, 가격이 발견되는 파생상품 시장 내에서 비트코인의 공급은 이론적으로 ‘무한대’가 되었다는 분석이다.
이제 비트코인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아니라 파생상품의 흐름에 따라 좌우되는 게임이 되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의 ‘가공된 재고’와 개미들의 착각
켄달은 “수십만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들이 가격 하락의 이유를 모르는 것은 이러한 ‘합성 유통 비율(Synthetic Float Ratio·SFR)’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월가 기관들은 이제 비트코인을 직접 베팅하는 것이 아니라, ‘재고를 가공’한다. 그들은 무제한의 종이 비트코인을 만들어 상승장에서 공매도를 치고, 강제 청산을 유도하며, 낮은 가격에서 수익을 확정 짓는 과정을 반복한다.
비트코인 하나가 ETF, 선물 계약, 브로커 대출 등 동시에 여섯 가지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는 ‘부분 지급 준비금 시스템’으로 변질되었다는 것이 켄달의 결론이다. 비트코인 1개를 최대 6번 재담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 이론적으로 2100만개 비트코인을 거의 무한대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비트코인은 전통적인 자산 시장의 문법을 그대로 따르게 되었다. 켄달은 비트코인이 특별한 예외가 아니며, 단지 다른 시장보다 더 얇고 빠르게 이 잔혹한 현실을 보여줄 뿐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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