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명정선 기자] 국제 유가가 미국과 이란 간 외교 협상 불확실성이 재부각되며 급등했다. 5일(한국시각) 글로벌 선물시장에서 미국산 원유(WTI)와 브렌트유가 나란히 3%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가격에 반영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이날 3.05% 상승한 배럴당 65.14달러에 마감했고, 브렌트유 역시 3.2% 오른 69.46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WTI가 65.30달러를 웃돌며 단기 고점을 형성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 간 예정됐던 고위급 회담이 장소와 의제 문제를 둘러싼 이견으로 무산될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유가 급등을 공급 차질 우려보다는 ‘외교 리스크 프리미엄의 재부상’으로 해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요일로 예정됐던 미·이란 회담이 열리지 않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이 지정학적 리스크를 다시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회담 형식과 논의 범위를 둘러싼 이견이다. 미국과 이란은 당초 터키 이스탄불에서 중동 국가들이 참관하는 다자 형식의 회담을 논의했지만, 이후 이란 측이 오만에서의 양자 회담으로 형식을 변경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미국은 장소뿐 아니라 논의 의제 역시 핵 프로그램에 국한하지 않고,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역내 무장 단체 지원 문제까지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회담 장소는 여전히 조율 중”이라며 “이란이 원한다면 미국은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동시에 “논의 범위는 핵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란은 이에 대해 핵 프로그램 이외의 사안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시사하는 사건도 유가를 자극했다. 미군은 최근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 인근으로 접근하던 이란 무인기를 격추했다고 밝혔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 관련 합의에 응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조치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경고를 내놓았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발언과 군사적 움직임이 단기적으로 유가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유가 상승은 실물 수급 변화보다는 외교 협상 지연 → 군사적 긴장 고조 → 리스크 프리미엄 재반영이라는 전형적인 지정학적 경로를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원유 재고나 생산 관련 지표에는 뚜렷한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가격이 단기간에 3% 이상 급등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시장에서는 향후 유가 흐름이 미·이란 회담 성사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담이 재개될 경우 단기적으로 붙은 리스크 프리미엄이 일부 되돌려질 가능성이 있는 반면, 협상 결렬이나 군사적 긴장이 추가로 부각될 경우 70달러 선을 향한 추가 상승 압력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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