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화 통화를 갖고 무역과 대만 문제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양측은 전반적으로 관계 관리 의지를 확인했지만, 대만을 둘러싼 인식 차이는 여전히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4일(현지시각) 전화 통화를 통해 무역 현안과 지정학적 이슈를 논의했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두 정상은 올해 안에 예정된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근 미중 관계 전반을 점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통화를 “길고 철저했으며 매우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국이 이번 시즌 미국산 대두 2000만톤 구매를 논의했으며, 다음 시즌에는 2500만톤 수입을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원유·천연가스 구매와 항공기 엔진 인도 문제도 대화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오는 4월 중국 방문 계획과 함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문제도 논의됐으며 “전반적으로 매우 긍정적인 대화였다”고 강조했다.
중국 측 발표는 다소 다른 톤을 보였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시 주석은 통화에서 대만 문제를 직접 언급하며 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극도의 신중함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의 일부로 간주하며, 어떠한 형태의 분리도 결코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시 주석은 양국이 소통을 강화하고, 이견을 관리하며,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은 선의도 소홀히 하지 말고, 사소한 잘못도 범하지 말아야 한다”며 단계적으로 신뢰를 쌓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통화에서 최근 중국과 일본 간 외교적 갈등이 언급되지 않은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11월 양국 정상의 마지막 통화에서는 대만을 둘러싼 중·일 긴장이 주요 의제로 떠올랐던 만큼, 이번 대화는 미중 관계가 최근 몇 달간 안정됐음을 시사한다는 평가다.
네오 왕(Neo Wang) 에버코어ISI 중국 매크로 수석 애널리스트는 “양측 발표 모두 긍정적 톤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이후 관계에도 비교적 우호적인 신호”라고 분석했다.
다만 대만 문제를 둘러싼 시각차는 여전하다. 미국은 지난해 최대 111억5000만달러 규모의 대만 무기 판매를 승인하며 방어력 강화를 지원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강하게 반발해 왔다. 가브리엘 와일도(Gabriel Wildau) 테네오(Teneo) 매니징디렉터는 “중국이 대만 문제를 강조한 것은 최근 미국의 대규모 무기 판매에 대한 불만을 반영하지만, 현재의 미중 휴전을 깨뜨릴 사안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이번 통화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올해 여러 차례 회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미중은 지난해 한국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1년간의 무역 휴전에 합의한 이후 관세 갈등을 완화해 왔다. 다만 이란·베네수엘라 제재, 희토류 공급망, 동맹국과의 관계 재편 등은 여전히 잠재적 변수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