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미디어 양원모 기자] 비트코인 시장에서 오랫동안 통용돼 온 ‘4년 주기설’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감기 이후 상승을 이끌던 구조가 현물 ETF를 매개로 한 차익거래 확산으로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진단이다.
디지털자산 분석가 샤나카 안슬럼 페레라는 3일(현지시각)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비트코인의 4년 주기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현물 ETF를 중심으로 형성된 차익거래 구조가 기존 가격 사이클을 약화시켰다는 것이다.
페레라가 공개한 가격 흐름 그래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초 10만달러를 웃돌던 비트코인은 이후 고점과 저점을 낮추는 하락 추세로 전환됐다. 과거 반감기 이후 강한 상승장이 나타났던 것과 달리 올해는 반등 시도마다 매도 압력이 커지며 가격 회복에 실패하고 있다. 9만5000달러 선을 넘지 못한 채 하락세가 재개되면서 반감기 효과에 대한 시장 신뢰도도 빠르게 약화됐다. 페레라는 “2024년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상승률은 약 31%에 그쳤다”며 “과거 반감기 이후 평균 300%에 달했던 상승률과 비교하면 가격 결정 메커니즘 자체가 달라졌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페레라는 그 배경으로 비트코인 현물 ETF를 활용한 차익거래 자금의 유입을 꼽았다. 현물 ETF로 유입된 자금 상당수는 장기 투자 목적이 아니라 ‘베이시스 트레이드’에 기반한 거래 자금이라는 설명이다. 베이시스 트레이드는 현물이나 현물 ETF를 매수하는 동시에 선물 시장에서 동일 규모의 매도 포지션을 구축해 현물과 선물 간 가격 차이에서 수익을 얻는 전략으로, 비트코인 가격 방향성과는 무관하다.
가격 구조가 바뀌면서 비트코인은 반감기 대신 ‘금리’와 ‘유동성 환경 변화’에 민감해졌다. 페레라는 미국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데이터를 인용해 “레버리지 펀드의 포지션이 롱보다 숏에 크게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연 25% 수준까지 형성됐던 비트코인 선물 베이시스는 최근 0.37%까지 급락했으며, 이에 따라 차익거래 자금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ETF 자금 유출과 베이시스 축소 간 상관계수가 0.878에 달한다며 “비트코인 시장의 하방을 지탱하던 이른바 ‘기관 바닥’은 장기 투자 수요가 아니라 파생상품 수익 구조에 의존한 자금이었다”고 평가했다.
페레라는 “비트코인은 더 이상 반감기 같은 공급 이벤트에 반응하는 자산이 아니다”라며 “현재는 금리와 유동성 환경에 따라 움직이는 자산으로 전환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유동성 변화 없이도 비트코인이 15만달러를 돌파한다면 4년 주기설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자신의 분석이 검증 가능하다는 점을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