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심영재 특파원] 3일(현지시각) 금 선물 가격이 급등하며 역대 하루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최근 이틀간 사상 최악의 낙폭을 겪은 직후 반등에 나선 것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금도 더 이상 안전자산이 아닌가”라는 회의적인 시선도 나온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가장 활발히 거래된 4월물 금 선물은 전일 대비 282.40달러(6.1%) 상승한 온스당 4935달러에 거래됐다. 이는 하루 상승폭으로는 사상 최대치이며, 2009년 3월 금융위기 당시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률이다. 실시간 현물 금 가격도 5.97% 오른 4937.5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급등은 지난주 금값이 온스당 5600달러를 돌파한 이후 2거래일간 604.50달러가 빠지며 13% 넘게 급락했던 흐름에 대한 기술적 반발로 해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투자자 일부가 조정 흐름을 매수 기회로 보고 다시 금 시장에 진입했다”며 “차익 실현 매물이 정리된 이후 금의 회복력이 단기적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같은 날 은 선물도 8.2% 급등하며 온스당 83.30달러에 거래됐다. 이 역시 최근 33% 가까운 하락세 이후 나타난 급격한 반등이다.
이번 금값 상승의 배경에는 미국 달러화의 일시적인 약세도 영향을 미쳤다. 달러지수는 이날 0.2% 하락한 97.42를 기록하며 최근 반등세를 멈췄고, 이는 금과 같은 달러표시 자산의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반등이 구조적인 흐름이 아닌, 일시적인 심리적 요인에 불과하다고 경고한다.
라니아 굴레 XS닷컴 수석시장분석가는 “이번 반등은 근본적인 통화정책 변화나 글로벌 위험 회피 심리에 기반한 것이 아닌, 달러 강세 일시 중단에 따른 단기적 현상”이라며 “지속성을 담보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금값의 최근 변동성은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서의 역할에 대한 의문을 낳고 있다. 이페크 오즈카르데스카야 스위스쿼트 선임 애널리스트는 “전통적으로 금은 시장 위험에 대한 방어 수단이지만, 최근엔 마치 위험자산처럼 행동하고 있다”며 “변동성 자체가 모든 투자자 성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레버리지 기반의 투기적 포지셔닝이 이번 급등락의 핵심 원인”이라며 “이런 ‘밈 주식’ 같은 금의 움직임이 진정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단기적으로는 온스당 5000달러 회복 여부가 금 시장의 심리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이날 반등으로 기술적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은 분명하지만, 최근의 과도한 변동성과 실물 수요와의 괴리는 여전히 시장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ADM 인베스터서비스는 보고서에서 “지난주 급락으로 이탈한 투자자들이 다시 금 시장에 유입되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반등은 여전히 불안정하며, 이후에도 급격한 조정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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